[실버라이프] '김할배를 찾아'... 비가림길 쉼터의 숨은 공로자

  • 사람들

[실버라이프] '김할배를 찾아'... 비가림길 쉼터의 숨은 공로자

  • 승인 2020-08-27 08:13
  • 윤희진 기자윤희진 기자
KakaoTalk_20200824_172658378
김할배(김복동 씨)
노령자에게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노령연금으로 8년 동안 유등천변을 관리해 온 숨은 봉사자가 있다.

바로 ‘김할배’(본명은 김복동)가 그 주인공이다.



태평교를 변동 쪽으로 건너서 유등천변으로 내려가면 산책로와 자전거 도로가 남북으로 길게 뻗어 있다. 태평교 아래서 북쪽으로 수침교까지 1.8km쯤 되는 고가도로 밑은 누구나 잠깐 쉬어 갈 수 있는 공간이다.

고가도로가 자연스럽게 천장 역할을 해줘 강한 햇빛을 가려주는 차양이 되며 비나 눈, 강풍까지도 피할 수 있다. 특히 우천 시 건강걷기 하기에 안성맞춤이어서 '비가림길'이라 불리는 곳이다.



장기·바둑을 두는 쉼터가 있고, 김할배가 직접 썼거나 제작한 작품, 시민들이 기증한 서예·고화 액자가 있어 그늘을 거니는 이들의 눈길을 끈다.

특히 외롭고 쓸쓸한 이들의 마음에 위로를 줄 수 있는 여러 가지 문예 작품이, 김할배의 노력과 봉사의 힘으로 가지런히 진열돼 있다.

KakaoTalk_20200824_172624643
기념촬영
지난 7월 말 ‘유등기체조’ 모임의 전징자, 정영순 두 회원과 함께 쉼터를 찾아 김할배와 대화를 나눴다.

▲이곳에 관람 공간을 꾸미게 된 동기는?

-유등천변 고가도로 공사와 하천정리사업이 끝나고 나니 널찍한 공간이 생겼어요. 이곳을 잠깐 쉬어갈 수 있는 관람장으로 꾸미자는 욕심이 생겨 일을 시작했지요.

▲올해 7월말 입은 수해 현황은?

그간 수집·제작해 전시 중인 3천 여점 가운데 이번 장마에 액자 4백 여 개가 유실됐어요. 여기서 물러서지 않고 '다시 정리 정돈해 관람 코너를 마련해 보겠다'라는 결의로 닷새째 밤 8시까지 주변 조경과 청소를 하다가 어지러움을 느껴 입원했어요. 다행히 링거만 맞고 다음 날 퇴원했지요.

▲그간 독지가나 기관의 지원을 받은 일은?

시청에 두어 번 지원 요청을 해 봤지만, 아직 실현되지 못했어요.

도움보다는 웃어넘긴 에피소드가 있지요. '세상에 이런 일이' 촬영계획을 담당자와 같이 짠 일이 있었는데, 집사람 치료 때문에 전시장을 한동안 못 나갔지요. 그때 촬영진이 도착하니 어떤 사람이 “자기가 관리자”라며, 암 말기 환자인데 죽기 전 봉사한다는 사람과 촬영을 마쳤다는 거예요. 사실대로 설명해줬더니 없던 일로 끝났지요.

/황영일 명예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천안법원, 정차 차량 들이받고 도주한 40대 여성 '징역 1년 6월'
  2. 천안시의회 박종갑 의원, 경로당 안마기기 구매 과정 점검 필요성 제기
  3. 행복청, 2026년 4월 중앙동 전진 배치...행정수도청 시동
  4. 국립한밭대 교수 연구팀, 데이터센터 설비인프라 연구 성과 입증
  5. 천안시의회 노종관 의원 대표발의, '천안시 지역생산품 구매촉진 및 판로지원 조례 일부개정조례안' 본회의 통과
  1. 충남콘텐츠진흥원 지원기업, 데이터 창업대회 대통령상 쾌거
  2. 대전·충남 행정통합 탄력받나… 李대통령 "모범적 통합" 언급
  3. 백석대 상담대학원, 서울보호관찰소와 교류협력을 위한 업무협약 체결
  4. 연암대 연합팀 '7DO', 충청·강원권 공유·협업 창업 아이디어 경진대회 대상
  5. 한밭새마을금고, 취약계층 위한 성금 1000만 원 기탁

헤드라인 뉴스


대전·충남 행정통합 탄력받나… 李대통령 "모범적 통합" 언급

대전·충남 행정통합 탄력받나… 李대통령 "모범적 통합" 언급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대전·충남 행정통합에 대해 긍정적으로 언급하면서다. 김태흠 충남지사와 이장우 대전시장은 이 대통령의 긍정적 반응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히며 행정통합 법안 처리에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5일 충남 천안 한국기술교육대학교에서 '첨단산업의 심장, 충남의 미래를 설계하다'라는 주제로 열린 타운홀미팅에서 '5극 3특' 체제를 거론하며 "지역 연합이 나름대로 조금씩 진척되는 것 같다"면서도 "협의하고 협조하는 수준이 아니라 대규모로 통합하는 게 좋다고 생..

충남도, 당진에 2조 원 규모 `AI데이터센터` 유치
충남도, 당진에 2조 원 규모 'AI데이터센터' 유치

충남도가 2조 원 규모 AI데이터센터를 유치했다. 김태흠 지사는 4일 도청 대회의실에서 오성환 당진시장, 안병철 지엔씨에너지 대표이사, 정영훈 디씨코리아 대표이사와 당진 AI데이터센터 건립을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르면, 지엔씨에너지는 당진 석문국가산업단지 내 3만 3673㎡(1만 평) 부지에 건축연면적 7만 2885㎡ 규모로 AI데이터센터를 건립한다. 이를 위해 지엔씨에너지는 디씨코리아 등과 특수목적법인(SPC)을 구성하고, 2031년까지 2조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지엔씨에너지는 이와 함께 200여 명의 신규 고용..

11월 전국 민간아파트 평당 분양가 2797만 원 달해
11월 전국 민간아파트 평당 분양가 2797만 원 달해

전국 민간아파트 ㎡당 평균 분양가가 사상 처음으로 800만원을 넘어섰다. 평당(3.3㎡) 분양가로 환산하면 2797만 원에 달했다. 5일 리얼하우스가 청약홈 자료를 분석한 결과, 11월 전국 민간아파트 ㎡당 평균 분양가격은 827만 원이다.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최고치로 1년 새 6.85% 올랐다. 전국 ㎡ 당 분양가는 지난 2021년 530만 원에서 2023년 660만 원으로 오른 데 이어 2024년에는 750만 원까지 치솟았다. 올해 들어 상승 흐름은 더 빨라져 9월 778만 원, 10월 798만 원, 11월 827만 원으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충남의 마음을 듣다’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충남의 마음을 듣다’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 2026학년도 수능 성적표 배부…지원 가능한 대학은? 2026학년도 수능 성적표 배부…지원 가능한 대학은?

  • ‘추울 땐 족욕이 딱’ ‘추울 땐 족욕이 딱’

  • 12·3 비상계엄 1년…‘내란세력들을 외환죄로 처벌하라’ 12·3 비상계엄 1년…‘내란세력들을 외환죄로 처벌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