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운전자의 전방주시태만이 부른 대형 참사

  • 오피니언
  • 사외칼럼

[기고] 운전자의 전방주시태만이 부른 대형 참사

한국교통안전공단 대전·충남본부 김영철 부장(공학박사)

  • 승인 2020-11-04 08:19
  • 조훈희 기자조훈희 기자
한국교통안전공단 대전충남본부 김영철 부장
김영철 박사
지난 8월 18일 밤 11시 49분께 천안∼논산고속도로에서 화물차가 승용차를 1차 추돌해 운전자들이 10여분 실랑이하는 사이에 다른 화물차가 현장을 덮쳐 2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2018년 3월 30일에는 충남 아산시 국도에서 화물차 운전자가 라디오를 조작하다가 유기견을 구조하는 119차량을 추돌하는 사고로 소방관 3명이 사망했다.

매년 이와 유사한 대형 사고가 반복되고 있다. 전방주시 태만에 의한 사고는 운전 중 딴짓이나 졸음운전 등으로 운전자가 의도적인 위반행위가 아닌 상태에서 발생한 사고로 안전불감증의 결과다. 도로교통법에서는 법규위반 항목이 신호위반과 과속, 앞지르기 위반 등이 뚜렷하게 분류돼 있지만, 분류되지 않은 그 외 모든 사고는 ‘안전운전의무 불이행’으로 구분해 전체 사고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그만큼 전방주시 태만 등의 사고가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운전자는 운전석에 앉아 운전을 시작하면 기본 중의 기본이 전방주시다. 운전자가 도로의 교통정보와 사물을 인지하는 것은 대부분 눈을 통해 이뤄진다. 운전자가 조금만 다른 곳으로 시선을 빼앗겨도 전방 상황을 정확하게 인지하기 어려워 사고로 이어진다. 따라서 운전자는 잠깐의 순간에도 교통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항상 인지하며 안전거리 유지, 운전 중 시야 확보 등 바른 운전습관을 가지는 것이 사고를 예방하는 첫걸음이다.

특히, 최근 몇 년 사이에는 스마트 폰, IT 기기 등이 많이 보급되면서 운전 중 주의력을 방해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몇 가지 예로는 운전 중 전화를 받거나 거는 행위, 운전 중 영상물을 시청하는 행위, 차량에 설치된 전자기기를 조작하는 행위, 그 외에도 운전 중에 음식을 먹고 흡연하는 행위, 옷의 주머니에서 물건을 찾는 행위 등의 잘못한 습관이 교통사고 발생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운전자의 전방주시 태만의 행동이 얼마나 위험한지 '미국 고속도로교통안전국' 실험을 살펴보면, 운전 중 휴대전화나 영상물 시청이 음주 운전으로 규정하고 있는 혈중알코올농도 허용치 0.03%보다 훨씬 높은 0.08% 수준으로 중상 가능성이 4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또한, 운전자가 2초 동안 전방주시를 태만한 채 시속 100km/h로 주행할 경우, 이동 거리가 55m 이상으로 눈을 가만히 감고 운전하는 것과 같다. 이후 얼마나 위험한 상황이 연출될 수 있는지 머릿속으로 스스로 그려 볼 수 있기를 바란다.

그렇다면 전방주시 태만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떤 올바른 습관이 필요할까.

첫째, 운전 중 스마트 폰 등 전자기기 사용은 원칙적으로 금물이다. 급하게 사용해야 할 경우엔 블루투스 기능을 활용해야 하고, 장시간 사용할 경우에는 안전한 장소에 정차 후 이용해야 한다.

둘째, 장시간 운전에는 장사가 없다. 피로가 쌓이면 운전 집중도가 떨어진다. 따라서 2시간 이상 계속 운전을 하지 말아야 하고, 피로가 쌓이기 전에 휴게소와 졸음 쉼터 등을 충분히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셋째, 운전석 주변에는 운전자 시선을 빼앗을 수 있는 불필요한 물건을 없애 운전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넷째, 운전자의 운전 상태를 전자적으로 체크할 수 있는 시스템 도입이 시급하다. 즉, 졸음운전과 바르지 못한 시선 처리 등이 발생한 경우에 '경고음'이 울리는 장치를 말한다.

마지막으로 안전운전은 누구도 대신 할 수 없는 실천 행위다. 운전자 스스로 자신의 운전습관을 되돌아보고 운전 중 불필요한 작은 습관부터 바꿔 나간다면 올바른 운전습관이 몸에 체화돼 교통사고는 발생하지 않을 것을 확신한다.

교통사고는 짧은 찰나지만, 그 고통은 나와 가족이 평생 짊어져야 하는 사실을 명심하고 운전자 스스로 안전운전을 실천하는 올바른 습관을 가져야 할 것이다.

/한국교통안전공단 대전·충남본부 김영철 부장(공학박사)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김진명 작가 '세종의 나라'에 시민 목소리 담는다
  2. 세종 '행복누림터 방과후교육' 순항… 학부모 97% "좋아요"
  3. [내방] 구연희 세종시교육청 부교육감
  4.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2026년 장애예술 활성화 지원사업 공모 접수 시작
  5. 대한전문건설협회 대전시회, 한국건축시공학회와 업무협약 체결
  1. 대전 향토기업 '울엄마 해장국'...러닝 붐에 한 몫
  2. ‘사랑 가득한 김장 나눠요’
  3. 따르릉~ 작고 가벼운 '꼬마 어울링' 타세요!
  4. 세종시 빛축제, 시민 힘으로 다시 밝힌다
  5. 재난위기가정 새출발… 희망브리지 전남 고흥에 첫 '세이프티하우스' 완공

헤드라인 뉴스


"일본 전쟁유적에서 평화 찾아야죠" 대전 취재 나선 마이니치 기자

"일본 전쟁유적에서 평화 찾아야죠" 대전 취재 나선 마이니치 기자

"일본에서도 태평양전쟁을 겪은 세대가 저물고 있습니다. 80년이 지났고, 전쟁의 참상과 평화를 교육할 수 있는 수단은 이제 전쟁유적뿐이죠. 그래서 보문산 지하호가 일본군 총사령부의 것이었는지 규명하는 게 중요합니다."일본 마이니치 신문의 후쿠오카 시즈야(48) 서울지국장은 5일 대전 중구 보문산에 있는 동굴형 수족관 대전아쿠아리움을 찾아왔다. 그가 이곳을 방문한 것은 올해만 벌써 두 번째로 일제강점기 태평양전쟁의 종결을 앞두고 용산에 있던 일본군 총사령부를 대전에 있는 공원으로 옮길 수 있도록 지하호를 만들었다는 기록이 있는데, 그..

학생·학부모 10명 중 8명 "고교학점제 폐지 또는 축소해야"… 만족도 25% 미만
학생·학부모 10명 중 8명 "고교학점제 폐지 또는 축소해야"… 만족도 25% 미만

올해 고1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고교학점제에 대한 만족도가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도 시행 첫 학기를 경험한 응답자 중 10명 중 8명 이상이 '제도를 폐지하거나 축소해야 한다'고 답했으며, 학생들은 진로 탐색보다 대학입시 유불리를 기준으로 과목을 선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종로학원은 10월 21일부터 23일까지 고1 학생과 학부모 47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75.5%가 '만족하지 않는다'고 답했다고 6일 밝혔다. 반면 '만족한다'는 응답은 4.3%, '매우 만족한다'는..

대전 갑천생태호수공원, 개장 한달만에 관광명소 급부상
대전 갑천생태호수공원, 개장 한달만에 관광명소 급부상

대전 갑천생태호수공원이 개장 한 달여 만에 누적 방문객 22만 명을 돌파하며 지역 관광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6일 대전시에 따르면 갑천생태호수공원은 9월 말 임시 개장 이후 하루 평균 7000명, 주말에는 최대 2만 명까지 방문하는 추세다. 전체 방문객 중 약 70%가 가족·연인 단위 방문객으로, 주말 나들이, 산책과 사진 촬영, 야간경관 감상의 목적으로 공원을 찾았다. 특히 추석 연휴 기간에는 10일간 12만 명이 방문해 주차장 만차와 진입로 혼잡이 이어졌으며, 연휴 마지막 날에는 1km 이상 차량 정체가 발생할 정도로 시민들의..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과학기술인 만남 이재명 대통령 과학기술인 만남 이재명 대통령

  • ‘사랑 가득한 김장 나눠요’ ‘사랑 가득한 김장 나눠요’

  • 수능 앞 간절한 기도 수능 앞 간절한 기도

  • 국민의힘 충청권 지역민생 예산정책협의회 국민의힘 충청권 지역민생 예산정책협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