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경기도체육진흥센터' 남의 일이 아니다

  • 오피니언
  • 월요논단

[월요논단] '경기도체육진흥센터' 남의 일이 아니다

정문현 충남대 스포츠과학과 교수

  • 승인 2021-04-04 08:42
  • 수정 2021-04-04 11:06
  • 신문게재 2021-04-05 18면
  • 이해미 기자이해미 기자
정문현 충남대 스포츠과학과 교수
정문현 교수
경기도체육회가 절단이 났다. 경기도의회는 지난해 도청의 특정감사 결과, 이원성 경기도체육회장의 관용차 사적 사용과 규정에 없는 대외협력비(최근 5년간 4억 2900여 만 원)를 편성해 흥청망청 사용한 점 등을 거론하며 도체육회를 신뢰할 수 없기 때문에 경기도체육회를 대신해 체육행정업무를 수행할 체육진흥센터 설립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경기도의회는 이번 기회에 도체육회의 위법·부당행위를 조사한다며 '경기도체육회 행정사무조사특별위원회'를 구성해 경기도체육회 비리 뿌리 뽑기에 나선 상황이다. 제대로 빌미를 제공했다.

경기도의회는 지난 26일 ▲전문체육의 진흥 및 선수 등의 육성 ▲생활체육의 진흥 및 지원 ▲체육대회의 개최 및 참가지원 ▲스포츠클럽 육성 및 지원 ▲체육계 인권침해 방지대책 ▲경기도청 직장운동 경기부 관리 및 운영 등에 관한 사항 등의 업무를 수행할 '체육진흥센터'를 설치·운영할 수 있다는 규정을 담은 경기도 체육진흥 조례 전부개정안 을 입법 예고했다. 개정 조례안이 도의회를 통과하면 그동안 경기도체육회가 맡았던 각종 체육정책 상당수가 체육진흥센터로 이관되게 된다.

이에 경기도체육회는 물론이고, 전국 17개 시·도체육회도 강력히 반발하고 있으나 칼자루를 쥔 경기도의회는 요지부동인 모양새다. 지난 3월 28일 전국 17개 시·도체육회사무처장협의회(회장 신재득 대구시체육회 사무처장)는 입장문을 통해, "경기도체육진흥재단 설립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특히 "도와 도의회가 제시한 '경기도형 지방체육 개혁 모델' 방안은 70여 년 엘리트 선수 육성과 생활체육 활성화 등 지방체육 발전에 이바지해온 17개 시·도와 228개 시·군·구체육회의 근간을 흔드는 행위"라며 "체육인들은 이를 수용할 수 없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대한민국의 체육은 지방선거가 시작된 이후 행정을 장악한 정치인들에 의해 유린돼 온 흑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것의 폐해가 너무나 극심했고, 편 가르기와 낙하산인사, 채용 비리가 끊이질 않아 왔고 어쩌면 지금도 여전히 마찬가지일지도 모른다.

급기야 지난 2019년 1월 15일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을 통해 지자체장이나 지방의회 의원이 체육단체장을 겸직할 수 없도록 개정했고, 경기도체육회는 이를 토대로 지난해 1월 이원성 초대 민선체육회장을 선출했으나 경기도의회의 바람은 아니었나 보다.

당선과 당선무효, 당선무효 소송을 거치면서 현 이원성 회장이 취임하자, 경기도의회는 곧바로 행정감사를 했고, 결국 심각한 비리를 발견해 이 지경에 이르고 있다.

경기도의회는 70여 년 역사의 경기도체육회를 공중분해시킬 모양이다. 통상적으로 잘못을 발견하면 해당자에게 책임을 묻고 행정처리로 마무리하는 게 일반적인데, 경기도의회 의원님들은 '체육진흥센터'라는 제2의 체육회를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경기도체육회 분회는 "도의회는 법과 달리 지방체육회를 순수 민간단체로 규정하고, 예산의 공공성을 강화한다는 명목으로 체육진흥재단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며 "법 취지에 역행하는 과거로의 회귀"라고 비판하면서 정치적 행위를 중단하도록 요청했으나 답변은 돌아오지 않았다.

다른 시·도체육회라고 자유로울 수 있겠나? 다른 시·도도 언제라도 이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이 작금의 지방체육회의 현실이다. 어떻게 체육 재정이 정치인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겠는지 뇌가 있다면 생각을 해 보라.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방체육이 더 이상 정치에 휘둘리지 않도록 국민체육진흥기금과 지방재정의 일정 비율이 지방체육회에 지급하도록 하는 법률제정을 추진해야 한다. 자주 느끼지만, 문체부가 대한민국 체육을 대표하는 행정단체인지 의심스러울 때가 있다. /정문현 충남대 스포츠과학과 교수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오월드 탈출 늑대 밤사이 무수동 치유의숲서 목격…"여전히 숲에 머물러"
  2. 늑대 탈출에 통제된 대전오월드
  3. [종합] 대전오월드 탈출 늑대 초등학교 인근까지 왔었다… 학교·주민 긴장
  4. 대전동물원 탈출 늑대, 야간수색 전환… 암컷 등 활용 귀소본능 기대
  5. 늑대 포획 골든타임에 갑작스런 비…"탈진에 빠지기 전 발견이르길"
  1. 대전오월드 늑대 탈출…생포에 집중하는 소방과 경찰
  2. 탈출한 늑대 목격된 보문산 일대 ‘출입금지’
  3. 대전동물원 늑대 탈출 이틀째, 의문 투성… 전책·철조망 모두 뚫고 나갔나
  4. 퓨마탈출 이후 표준매뉴얼 수립했는데… 오월드 이번에도 안 지켰다
  5. 대전동물원 탈출 늑대, 오월드네거리까지 내려왔다 사라져

헤드라인 뉴스


악천후에 밤사이 수색중단 후 아침에 재개…포위 대신 출현 시 출동으로

악천후에 밤사이 수색중단 후 아침에 재개…포위 대신 출현 시 출동으로

대전 오월드에서 탈출한 늑대를 수색한 지 사흘째를 맞아 10일 오전부터 드론을 활용한 산악 검색이 다시 시작됐다. 전날 낮부터 비가 내리고 오후에는 안개까지 끼면서 더는 야간수색에 의미가 없다고 판단하고 9일 오후 10시께 수색을 중단하고 날이 밝기를 기다렸다. 간밤에 늑대의 행적을 찾지 못한 상태로 오늘부터는 오월드 주변 야산의 포위망을 풀고 어디에선가 출현했을 때 즉시 출동해 그 주변을 포위하는 방식을 사용하기로 했다. 열화상감지기를 활용한 수색에서 보문산 주변의 야산에서 늑대의 움직임이 더 이상 포착되지 않아 이곳을 벗어났을..

도난당한 `이글스TV` 실버 버튼…당근 마켓에 `12만 원?`
도난당한 '이글스TV' 실버 버튼…당근 마켓에 '12만 원?'

도난당한 것으로 추정되는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유튜브 채널 '이글스TV' 실버버튼이 중고거래 플랫폼에 올라온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9일 한화에 따르면 구단은 이날 중고 거래 앱 당근 마켓에 구단 유튜브 채널 명인 'Eagles TV(이글스 티비)'라고 적힌 유튜브 실버버튼 판매 글이 올라온 것을 확인 후 경찰에 고소했다. 해당 게시물을 작성한 게시자 A씨는 유튜브 실버 버튼을 12만 원에 판매한다고 올린 뒤, 'Eagles TV 채널 10만 구독자 달성 기념으로 받은 제품이다'라며 "벽걸이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뒷면에..

`거래절벽·대출규제`에… 충청권 아파트 10가구 중 4곳 이상 입주 못해
'거래절벽·대출규제'에… 충청권 아파트 10가구 중 4곳 이상 입주 못해

충청권에서 기존 주택이 팔리지 않아 신축 아파트 입주가 지연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강력한 대출 규제와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고(高)' 현상까지 겹치면서, 분양 잔금을 마련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 확산되고 있다. 더불어 다주택자 규제로 '똘똘한 한 채' 선호가 가속하면서 지방 주택 처분 압력이 커져, 그 여파가 서민 경제 전반으로 번지는 분위기다. 9일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충청권 3월 입주율은 57.5%로 전월(63.4%)보다 5.9%포인트 줄었다. 즉 10가구 중 4곳 이상은 입주를 하지 못했..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오월드 늑대 탈출…생포에 집중하는 소방과 경찰 대전오월드 늑대 탈출…생포에 집중하는 소방과 경찰

  • 공공기관 2부제 첫 날…자전거 출근 늘고 자동차 출근은 줄고 공공기관 2부제 첫 날…자전거 출근 늘고 자동차 출근은 줄고

  • 늑대 탈출에 통제된 대전오월드 늑대 탈출에 통제된 대전오월드

  • 8일부터 공공기관 2부제·공영주차장 5부제 시행 8일부터 공공기관 2부제·공영주차장 5부제 시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