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더하기: ①대동하늘공원] 잊었던 낭만을 찾아서

[대전 더하기: ①대동하늘공원] 잊었던 낭만을 찾아서

  • 승인 2021-07-31 00:00
  • 이재운 기자이재운 기자
컷-대전더하기




다양한 주제의 벽화 등 볼거리
빨간풍차, 자물쇠로 추억 쌓기
시내 한눈에 볼 수 있는 카페도

 

 

끝이 보이지 않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에 코로나 블루는 이제 낯선 단어가 아니다. 봄여름가을겨울 사계절 맞춰 떠나선 국내 여행도, 설레는 마음으로 비행기에 몸을 실어 나간 해외여행도, 삶의 고단함 속에 즐겼던 취미 생활도 희망사항이 된 지 오래다. 그래도 우리는 살아내야 한다. 일상의 기쁨과 행복을 포기할 순 없다. 모두를 응원하는 간절한 마음으로 3명의 기자가 일상 속 대전의 즐길거리, 볼거리를 찾아 더해본다. <편집자 주> 

 

대동하늘공원 야경
대동하늘공원에서 바라본 야경.
이야기가 있는 벽화골목=대동 하늘공원은 한국전쟁 때 피난민이 모여 만들어진 곳으로 대전의 유일한 달동네다. 성냥갑처럼 붙어있는 낮은 주택들과 굽이굽이 올라가야 하는 골목길은 이색적인 관광명소가 됐다. 지하철을 타고 하늘공원 인근의 대동역에서 내렸다. 역사를 나와 한 골목만 들어가니 아기자기한 주택가가 눈앞에 펼쳐졌다. 더위를 조금이라도 피해 보겠단 요량으로 늦은 오후에 찾아갔음에도 쨍쨍한 햇살이 목덜미를 덥혔다. 그늘 한 점 없는 골목길을 따라 걸음을 옮겼지만 벽화는 쉽게 보이지 않았다.

벽화마을 벽화.
대동 하늘공원 올라가는길에 있는 마을의 벽화 모습.
15분쯤 걸었을까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힐 때쯤 벽화가 하나둘 보였다. 생각보다 멋진 그림에 놀랐다. 다른 지역의 유명한 벽화마을을 방문했을 때 페인트가 벗겨져 있거나 조악한 그림에 실망한 경험이 있다. 대동 벽화마을은 그림의 주제부터 마음에 들었다. 추억의 애니메이션 주인공부터 마을지도, 명화, 시화, 호국보훈까지 다양한 그림에 찾아보는 즐거움이 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벽에 균열이 심해 붕괴가 되지 않을까 하는 곳이 있다는 거다. 벽에 가까이 서거나 기대어 사진을 찍을 수도 있는 장소인 만큼 안전사고 우려가 없도록 관리됐으면 한다.

5% 내부 모습.
파이브퍼센트 카페의 통창으로 바라본 대전 모습.
더위에 찾은 카페, 그리고 임시휴업=벽화를 구경하다 보면 개성 있는 카페가 많다. 별빛이 흐르는 카페, 하늘공원카페, 파이브퍼센트, 대동단결, 포구 등이 눈에 들어온다. 이미 SNS 속에서 유명한 카페들이라 평균 이상일 것이라는 기대로 파이브퍼센트와 포구를 방문했다. 먼저 파이브퍼센트는 내부에서 통창으로 보는 전경에 감탄이 나온다. 한 층 더 올라가면 액자 같은 포토존도 있다. 계단형식의 자리에 불편하지 않을까 했는데 방석과 등받이 쿠션이 푹신해 편안했다. 다음에 방문한 포구는 서까래가 있는 곳으로 한옥이 떠올랐다. 지문 하나 없는 깨끗한 창이 포인트며, 미니멀한 인테리어가 돋보인다.



두 곳 모두 내부가 깔끔하고 멋진 풍경을 볼 수 있다. 카메라를 들어 대충 찍어도 '감성' 사진이 나왔다. 유명 방송에 나온 곳도 있어 찾았지만 '코로나 거리두기로 인하여 월요일부터 쉬어 갑니다'라는 작은 메모가 커다란 대문에 붙어있었다. 대전의 유명 관광지도 코로나를 피할 순 없었다. 카페에 1시간가량 머물렀지만, 문을 열고 들어오는 손님은 한 팀에 불과했다.

대동하늘공원 풍차
대동하늘공원에 있는 빨간 풍차 모습.
하늘공원의 감성=올라오며 흘렸던 땀을 카페에서 식히고 나와 조금 걸으니 '하늘공원을 가는 길'이라는 계단이 보였다. 좁은 길 끝, 멀리 반가운 빨간 풍차가 보였다. 한눈에 담지 못할 대전 시내가 펼쳐졌고 노을 지는 하늘은 감성을 자극했다. 이 공원이 왜 하늘공원인지 실감했다. 빨간풍차 내부는 비어있었지만, 추억은 가득했다. 많은 방문객이 방명록처럼 이름을 남겼다. 풍차 옆엔 펜스를 대충 구부려 만들어 놓은 것 같은 하트 조형물과 자물쇠가 빽빽하게 채워져 있다.

어스름이 내려앉고 하늘공원에서 내려왔다. 팔과 다리는 모기들이 포식한 흔적이 가득했지만 오랜만에 느끼는 충만함에 흔적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래도 모기 기피제를 뿌리고 가는 것을 권한다. 많은 볼거리에 비해 동네는 조용했고, 코로나 시국에 맞는 여행지가 아닐까 싶다. 숨 가쁜 일상 속 기분전환이 필요하다면 대동하늘 공원을 추천한다. 방문하고 싶은 카페가 있다면 미리 영업을 확인해야 한다. 하루빨리 모든 상점이 문을 열고 북적이는 관광객들의 이야기로 하늘공원이 채워질 날을 기다린다.

이재운 기자 ljwo_o3832@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갑천 야경즐기며 워킹' 대전달빛걷기대회 5월 10일 개막
  2. 수도 서울의 높은 벽...'세종시=행정수도' 골든타임 놓치나
  3. 이상철 항우연 원장 "한화에어로 지재권 갈등 원만하게 협의"
  4. 충남 미래신산업 국가산단 윤곽… "환황해권 수소에너지 메카로"
  5. [근로자의 날] 작업복에 묻은 노동자 하루…"고된 흔적 싹 없애드려요"
  1. 충청권 학생 10명 중 3명이 '비만'… 세종 비만도 전국서 가장 낮아
  2. 대학 10곳중 7곳 올해 등록금 올려... 평균 710만원·의학계열 1016만원 ↑
  3. 함께 새마을, 미래로! 세계로!
  4. [춘하추동]삶이 힘든 사람들을 위하여
  5. 2025 세종 한우축제 개최...맛과 가격, 영양 모두 잡는다

헤드라인 뉴스


[근로자의 날] 작업복에 묻은 노동자 하루…"고된 흔적 싹 없애드려요"

[근로자의 날] 작업복에 묻은 노동자 하루…"고된 흔적 싹 없애드려요"

"이제는 작업복만 봐도 이 사람의 삶을 알 수 있어요." 28일 오전 9시께 매일 고된 노동의 흔적을 깨끗이 없애주는 세탁소. 커다란 세탁기 3대가 쉴 틈 없이 돌아가고 노동자 작업복 100여 벌이 세탁기 안에서 시원하게 묵은 때를 씻어낼 때, 세탁소 근로자 고모(53)씨는 이같이 말했다. 이곳은 대전 대덕구 대화동에서 4년째 운영 중인 노동자 작업복 전문 세탁소 '덕구클리닝'. 대덕산업단지 공장 근로자 등 생산·기술직 노동자들이 이용하는 곳으로 일반 세탁으로는 지우기 힘든 기름, 분진 등으로 때가 탄 작업복을 대상으로 세탁한다...

`운명의 9연전`…한화이글스 선두권 경쟁 돌입
'운명의 9연전'…한화이글스 선두권 경쟁 돌입

올 시즌 절정의 기량을 선보이는 프로야구 한화이글스가 9연전을 통해 리그 선두권 경쟁에 돌입한다. 한국프로야구 10개 구단은 29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휴식 없는 9연전'을 펼친다. KBO리그는 통상적으로 잔여 경기 편성 기간 전에는 월요일에 경기를 치르지 않지만, 5월 5일 어린이날에는 프로야구 5경기가 편성했다. 휴식일로 예정된 건 사흘 후인 8일이다. 9연전에서 가장 주목하는 경기는 29일부터 5월 1일까지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리는 LG 트윈스와 승부다. 리그 1위와 3위의 맞대결인 만큼, 순위표 상단이 한순간에 뒤바..

학교서 흉기 난동 "학생·학부모 불안"…교원단체 "재발방지 대책"
학교서 흉기 난동 "학생·학부모 불안"…교원단체 "재발방지 대책"

학생이 교직원과 시민을 상대로 흉기 난동을 부리고, 교사가 어린 학생을 살해하는 끔찍한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학생·학부모는 물론 교사들까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경찰과 충북교육청에 따르면 28일 오전 8시 33분쯤 청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특수교육대상 2학년 A(18) 군이 교장을 비롯한 교직원 4명과 행인 2명에게 흉기를 휘둘러 A 군을 포함한 모두 7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경계성 지능을 가진 이 학생은 특수교육 대상이지만, 학부모 요구로 일반학급에서 공부해 왔다. 가해 학생은 사건 당일 평소보다 일찍 학교에 도착해 특..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2025 유성온천 문화축제 5월 2일 개막 2025 유성온천 문화축제 5월 2일 개막

  • 오색 연등에 비는 소원 오색 연등에 비는 소원

  • ‘꼭 일하고 싶습니다’ ‘꼭 일하고 싶습니다’

  • 함께 새마을, 미래로! 세계로! 함께 새마을, 미래로! 세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