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만필] 코로나 블루를 이겨내는 우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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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만필] 코로나 블루를 이겨내는 우리들

대전노은중 표란영 교사

  • 승인 2021-08-26 10:12
  • 신문게재 2021-08-27 18면
  • 조훈희 기자조훈희 기자
노은중표란영선생님
대전노은중 표란영 교사
신년에 '승리호' 영화를 우리집 아이들과 둘러서 함께 보았다. 헐~ 우리나라도 이렇게 멋진 SF영화를 만든다니…. 이런 생각에 한껏 고무되어 가슴이 두근거렸다. 아이들도 재밌다고 난리다. 스토리, 연출, 촬영, 그리고 배우 등 손색 없는 멋진 영화란 생각이 들었고 이 영화를 보고 자라는 아이들을 생각하게 되었다. 언젠가 교장 선생님께서 하신 말씀 중 지금 학생들은 선진국에서 자라나는 학생이란 사실을 반드시 기억하시라는 이야기가 생각났고 밀레니엄 세대들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할지 고민을 하게 되었다. 물론 교과서와 수업방식도 예전과 많이 바뀌었지만 학생들의 환경은 교육과정이 따라갈 수 없을 만큼 너무도 빠르게 변하고 있어서 교육과정을 무엇으로 재구성하는가에 생각에 잠겼다. 마침 소속된 미술교과연구회에서 수업 주제를 정하는데 원래 과학과 융합을 중심으로 해왔던 수업연구를 이번에는 코로나 블루에 대한 주제로 즉 고립된 사회 속의 우울감을 벗어내기 위한 감성수업을 주제로 정하게 되었다. 이러한 시기에 감사의 마음을 갖지 않으면 불안과 불만이 고조될 수 있지만, 일상생활에서 감사한 마음을 갖고 살면 긍정적이고 창조적인 에너지가 솟을 수 있다고 모두 생각하였고 유치원부터 고등학교에서 근무하는 연구회 선생님들은 각기 수업의 주제에 맞게 교육과정을 재구성하여 준비하였다.

텅빈 거리, 텅빈 카페, 일찍 문닫은 가게 등 낯선 거리풍경에 이제는 꽤 익숙해져 있다. 학생들에게 좀 더 면역력 있는 생활을 도모하고자 프로젝트 수업을 구상하였다. 불안과 막막함에서 잠시 벗어나 좀 더 활기차게 생활할 수 있는 재밌는 실기 수업을 계획하였고 작년에 못다한 실기 수업을 만회하기 위해 네 가지 영역의 작품 제작을 하기로 하였다. 3월부터 6월까지 한 주제로 네 가지 영역 배우는데 인공지능 앱을 통한 평면표현, 과거부터 미래의 자신에 모습을 담은 입체표현, 그리고 현재 사람들의 모습을 표현한 가면 만들기, 세 가지 표현작품을 활용한 동영상 제작하기를 하였다. 스마트기기를 검색 도구로 사용하고 자신의 핸드폰 카메라를 통해 사진과 동영상 편집을 부지런히 배워 함께 제작하였다. 개별작품과 공동작품이 함께 나왔다. 정말 재밌었다. 마스크를 벗고 자유롭게 생활하며 여행도 가고 싶어 하는 내용의 자화상, 자신의 과거, 현재, 미래의 모습을 생각하며 만든 자소상(피규어)들 그리고 현재 코로나 상황들을 색, 그림, 다른 재료들로 사람들의 표정을 가면에 담았다. 정말 다양한 내용의 동영상들이 쏟아져 나왔다. 우리끼리만 보기에 아까운 동영상이지만 학생들과 함께 보며 즐거워했다. 남학생들은 가면을 쓰고 하는 몸 연기를 슬로우 모션으로 제작하였고, 여학생들은 평면, 입체표현작품을 이용하여 스톱모션기법의 애니메이션을 많이 만들었다. 핸드폰의 앱으로 뚝딱 편집해내는 요즘 학생들의 기량이 감탄스럽다.

학생의 표현의도를 소개하자면 이렇다. "코로나로 혼란스러운 세상을 표현하려고 하였고 그로 인한 예전과 달라진 지금을 보여주면서 우리가 이 혼란스러운 세상을 극복하길 바라는 소망을 영화 예고편처럼 표현하였다", "뉴스에서 두꺼운 방호복을 입고 일하시는 의료진분들을 보고 인상적이어서 이번 가면작품에 표현하게 되었는데 처음에는 어떻게 만들까 고민하다가 옆에 케이크를 포장한 플라스틱 뚜껑을 보고 이걸로 고글을 만들자고 마음 먹었다. 다 만들고 나니 생각보다 잘한 것 같아서 내 자신에게 칭찬을 했다. 코로나 시대의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분들의 힘듦을 모두 알기를 바라며"

이러한 소감 속에서 사회 속의 나를 경험한다. 학생들의 변화 된 모습, 감사한 마음을 새기는 모습을 보며 행복했다. 학생들의 작품이 전시된 공간엔 학생 350명의 과거, 현재, 미래가 모두 있다. 서로 다름을 인정해주고 서로를 채워가며 따뜻한 사회의 시민으로 커가길 바라며, 아이들의 손때 묻은 작품을 한컷 한컷 사진으로 남겨둔다. 기말고사가 끝났다. 학생들은 자신들의 작품이 전시된 미술실에서 영화를 감상하고 교실 한켠에 마련된 레고 놀이터에서 마음 편하게 친구들과 16살의 사춘기 시절의 추억을 만들며 방학을 맞았다. 이제 그 더웠던 여름도 지나고 가을장마에 개학을 준비하고 있을 학생들을 생각한다. 2학기에는 미술사로 학생들과 또 좋은 추억을 쌓아야 할 텐데… 다시 고민 속에 있다.



표란영 대전노은중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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