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만필] 당연한 것들을 기다립니다

  • 오피니언
  • 교단만필

[교단만필] 당연한 것들을 기다립니다

대전봉명초 권대웅 교사

  • 승인 2021-10-07 14:05
  • 신문게재 2021-10-08 18면
  • 조훈희 기자조훈희 기자
권대웅 봉명초 교사
권대웅 봉명초 교사
당연한 것들을 기다립니다.

그때는 알지 못했죠 우리가 무얼 누리는지

거릴 걷고 친굴 만나고

손을 잡고 껴안아 주던 것



우리에게 너무 당연한 것들

처음엔 쉽게 여겼죠 금세 또 지나갈 거라고

봄이 오고 하늘 빛나고

꽃이 피고 바람 살랑이면은

우린 다시 돌아갈 수 있다고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가을 하늘 날, 요즘 유독 귀에 들어오는 노래를 흥얼거려봅니다.

코로나19는 우리의 삶을 송두리째 바뀌어 놓았습니다. 만남을 통해 따뜻한 정(情)과 소통을 중요시하는 우리나라의 정서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대표되는 방역정책은 명절에도 가족·친지와의 만남까지 자제하도록 만들었습니다.

'비대면'은 일상이 되었고, 몸이 멀어짐과 동시에 점점 마음조차 멀어지는 것을 우리는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사실 이러한 변화에 발맞추어 수시로 바뀌는 교육정책의 최일선에서 가장 바쁘게 변화하고 있는 곳은 학교가 아닐까 싶습니다. 소중한 꿈나무들인 우리 학생들의 안전 확보를 위해서 작년 초에는 개학이 수차례 연기되었고, 이후 온라인개학 및 원격수업과 등교수업의 병행으로 인해' 수업은 매일 학교에 와서 교실에서 선생님을 마주 보며 친구들과 함께 하는 것'이라는 지금까지의 상식도 깨지게 되었습니다.

감염병 상황에서의 고육지책으로 교육계에서도 받아들여야만 했지만, 이에 따라 여러 가지 갈등과 문제 상황이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일선 교육현장에서 생겨난 다양한 문제들은 대부분 '만남과 소통'의 부재로 인해 생겨난 것이라 아쉬움이 큽니다. 만나서 서로 얼굴을 마주 보며 솔직하게 이야기를 했더라면 쉽게 풀릴 일인데 말입니다.

특히 올해 6학년 학생들을 지도하며 학부모님과 아이들에게 더 많은 만남과 소통의 기회를 만들었어야 했었다는 후회가 듭니다. 다행스럽게도 2학기에는 전면등교를 실시함에 따라 학생들과는 교실에서 매일 만나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체험 위주의 수업을 진행하며, 학부모님과는 기회가 될 때마다 유선상으로 솔직한 마음으로 소통하고 있습니다.

특히 오늘은 철저한 방역 수칙 아래 학생들 스스로 놀이마당을 계획하여 교실에서 실시하였습니다. 예전과 같이 학부모님들과 함께하는 대규모 행사는 아니지만 '하하 호호', '왁자지껄' 마스크 사이사이로 나오는 웃음소리와 눈가의 미소, 생기발랄해진 아이들의 표정 속에서 하루빨리 일상의 회복을 바라봅니다. /대전봉명초 권대웅 교사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갑천 야경즐기며 워킹' 대전달빛걷기대회 5월 10일 개막
  2. 수도 서울의 높은 벽...'세종시=행정수도' 골든타임 놓치나
  3. 충남 미래신산업 국가산단 윤곽… "환황해권 수소에너지 메카로"
  4. 이상철 항우연 원장 "한화에어로 지재권 갈등 원만하게 협의"
  5. [근로자의 날] 작업복에 묻은 노동자 하루…"고된 흔적 싹 없애드려요"
  1. 충청권 학생 10명 중 3명이 '비만'… 세종 비만도 전국서 가장 낮아
  2. 대학 10곳중 7곳 올해 등록금 올려... 평균 710만원·의학계열 1016만원 ↑
  3. 함께 새마을, 미래로! 세계로!
  4. [춘하추동]삶이 힘든 사람들을 위하여
  5. 2025 세종 한우축제 개최...맛과 가격, 영양 모두 잡는다

헤드라인 뉴스


[근로자의 날] 작업복에 묻은 노동자 하루…"고된 흔적 싹 없애드려요"

[근로자의 날] 작업복에 묻은 노동자 하루…"고된 흔적 싹 없애드려요"

"이제는 작업복만 봐도 이 사람의 삶을 알 수 있어요." 28일 오전 9시께 매일 고된 노동의 흔적을 깨끗이 없애주는 세탁소. 커다란 세탁기 3대가 쉴 틈 없이 돌아가고 노동자 작업복 100여 벌이 세탁기 안에서 시원하게 묵은 때를 씻어낼 때, 세탁소 근로자 고모(53)씨는 이같이 말했다. 이곳은 대전 대덕구 대화동에서 4년째 운영 중인 노동자 작업복 전문 세탁소 '덕구클리닝'. 대덕산업단지 공장 근로자 등 생산·기술직 노동자들이 이용하는 곳으로 일반 세탁으로는 지우기 힘든 기름, 분진 등으로 때가 탄 작업복을 대상으로 세탁한다...

`운명의 9연전`…한화이글스 선두권 경쟁 돌입
'운명의 9연전'…한화이글스 선두권 경쟁 돌입

올 시즌 절정의 기량을 선보이는 프로야구 한화이글스가 9연전을 통해 리그 선두권 경쟁에 돌입한다. 한국프로야구 10개 구단은 29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휴식 없는 9연전'을 펼친다. KBO리그는 통상적으로 잔여 경기 편성 기간 전에는 월요일에 경기를 치르지 않지만, 5월 5일 어린이날에는 프로야구 5경기가 편성했다. 휴식일로 예정된 건 사흘 후인 8일이다. 9연전에서 가장 주목하는 경기는 29일부터 5월 1일까지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리는 LG 트윈스와 승부다. 리그 1위와 3위의 맞대결인 만큼, 순위표 상단이 한순간에 뒤바..

학교서 흉기 난동 "학생·학부모 불안"…교원단체 "재발방지 대책"
학교서 흉기 난동 "학생·학부모 불안"…교원단체 "재발방지 대책"

학생이 교직원과 시민을 상대로 흉기 난동을 부리고, 교사가 어린 학생을 살해하는 끔찍한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학생·학부모는 물론 교사들까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경찰과 충북교육청에 따르면 28일 오전 8시 33분쯤 청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특수교육대상 2학년 A(18) 군이 교장을 비롯한 교직원 4명과 행인 2명에게 흉기를 휘둘러 A 군을 포함한 모두 7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경계성 지능을 가진 이 학생은 특수교육 대상이지만, 학부모 요구로 일반학급에서 공부해 왔다. 가해 학생은 사건 당일 평소보다 일찍 학교에 도착해 특..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2025 유성온천 문화축제 5월 2일 개막 2025 유성온천 문화축제 5월 2일 개막

  • 오색 연등에 비는 소원 오색 연등에 비는 소원

  • ‘꼭 일하고 싶습니다’ ‘꼭 일하고 싶습니다’

  • 함께 새마을, 미래로! 세계로! 함께 새마을, 미래로! 세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