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의 기억속으로⑨] 충남 서천 카센터 방화 살해사건

  • 정치/행정
  • 충남/내포

[그날의 기억속으로⑨] 충남 서천 카센터 방화 살해사건

2004년 5월 2일 카센터서 화재로 8살 쌍둥이, 여성 숨져
카센터 사장 아내는 며칠 뒤 인근서 살해당한 채로 발견

  • 승인 2021-10-11 21:33
  • 수정 2021-11-04 17:26
  • 신문게재 2021-10-12 5면
  • 방원기 기자방원기 기자
그날의기억속으로

 

충남에서 가장 잘 알려진 미제사건인 서천 카센터 방화 살해 사건은 2004년 5월 2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오전 1시 50분께 서천의 한 카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다섯채의 점포가 일렬로 붙어 있는 조립식 건물은 순식간에 전소됐다. 부부 중 남편인 카센터 사장은 밤낚시를 떠나 화를 면했으나 당시 8세인 쌍둥이와 40대 여성이 숨진채로 발견됐다. 국과수 감식 결과 숨진 여성은 카센터 사장의 아내가 아닌 옆 농기계 점포 사장의 아내였다. 농기계 점포 사장의 아들은 경찰 진술에서 "어머니가 화재 발생 1시간 전 카센터 아주머니로부터 전화를 받고 나갔다"고 했다. 카센터 사장 아내가 남편이 교통사고를 당했다는 전화를 받고 농기계 점포 사장 아내에게 쌍둥이를 부탁했다는 것이다. 농기계 점포 사장 아내는 쌍둥이를 돌봐주러 갔다가 화재로 사망한 줄 알았으나 부검 결과 화재 발생 전 살해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국과수는 방화 가능성을 높게봤다. 현장에서 발견된 시신 모두 대피하려던 흔적이 없었다. 화재가 발생하면 탈출하기 위해 몸을 움직여야 함에도 흔적이 없던 것이다. 쌍둥이 시신의 옷에서 등유 성분이 확인됐다. 누군가 의식을 잃게 만든 뒤 불을 질렀을 가능성이 높았다.

그렇다면 카센터 사장 아내는 어디로 갔을까.

화재 발생 당일 오후 1시 40분께. 카센터에서 10여km 떨어진 마산면의 한 저수지 주변에서 피 묻은 옷이 발견됐다. 옷의 일부분은 흉기로 찢겨있었고 피도 묻어있었다. 카센터 사장 아내의 것으로 확인됐다. 그로부터 8일 뒤인 10일 오전 8시 35분께. 카센터 사장 아내는 옷이 발견된 지점으로부터 수 km가량 떨어진 서초면의 한 대형 수로에서 발견됐다. 부검 결과 목에 예리한 흉기로 찔려 숨진 것으로 추정됐다. 범인이 살인과 방화까지 저지르며 잔혹한 범행을 저지른 것이다.

경찰은 화재 발생 전 카센터 앞 3~4명의 낯선 사람이 모여있다는 목격자 진술에 주목했다. 또 사건 당일 카센터를 찾아온 낯선 방문객들도 용의선상에 올렸다. 농기계수리점 사장 아들도 카센터를 간다는 어머니를 배웅할 때 앞에 낯선 사람들을 봤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당시 수사에서 이들의 행적이 확인되지 않았다. 2000년대 초반 카센터 주변 CCTV가 없어 이들을 확인할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몽타주를 이용해서 서천 일대를 일일이 탐문했으나 용의자와 같은 사람은 발견하지 못했다. 경찰은 범인이 지역 일대를 잘 아는 사람으로 보고 수사했다. 카센터 사장 아내의 옷이 발견된 장소 등이 서천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은 찾기 어려운 장소이기 때문이다.

카센터 사장 아내의 시신이 발견된 당일 우체통에서 편지를 수거하던 집배원은 우표가 붙여지지 않은 편지를 발견했다. 서천경찰서와 지역언론사 앞으로 쓰인 편지였다. 편지엔 카센터 사장 아내의 시신이 개천에 있다는 내용과 자신이 불을 낸 것은 아니고 카센터 사장 아내의 시신을 날라준 죄밖에 없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그러나 작성된 편지는 현재까지 누가 작성한지는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충남경찰청 미제수사전담팀은 수사 기록을 분석하고 현재까지도 범인의 행적을 쫓고 있다. 17년 전의 사건이지만 사건을 재검토하면서 놓친 부분이 없는지 확인 중이다. 적극적인 제보와 관심이 필요하다. <제보 전화 041-336-2672>


내포=방원기 기자 bang@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늑대 탈출에 통제된 대전오월드
  2. [종합] 대전오월드 탈출 늑대 초등학교 인근까지 왔었다… 학교·주민 긴장
  3. 대전동물원 탈출 늑대, 오월드네거리까지 내려왔다 사라져
  4. [춘하추동]상식인 듯 아닌 얘기들
  5. 유가족에게 쫓겨나는 안전공업 대표
  1. 8일부터 공공기관 2부제·공영주차장 5부제 시행
  2. 안전공업 참사, 화재경보기 누가 껐나 '스위치 4개 OFF'
  3. 학령인구 감소 속 이공계 대학원생 늘었다… 전문가 "일자리 점검 필요"
  4. 세이브더칠드런 중부지역본부, 대전 지역 아동 지원 위한 Localisation 본격 추진
  5. 구조물철거 후 화재감식, 그런데 철거계획은 다시 안전공업에 '꼬리무는 원인조사'

헤드라인 뉴스


퓨마에 이어 늑대까지…탈출 재현된 오월드 `관리부실`

퓨마에 이어 늑대까지…탈출 재현된 오월드 '관리부실'

연간 75만 명이 찾는 대전오월드에서 늑대가 탈출해 아이들이 수업하는 학교 주변의 거리를 배회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2018년 퓨마 탈출 사건으로 시민들이 불안감을 느꼈던 사건 이후 동물원 관리대책을 수립했음에도 또다시 발생하면서 관리부실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8일 오전 9시 18분께 대전 중구 사정동에 있는 대전오월드에서 수컷 늑대 1마리가 사육공간을 벗어나 탈출했다. 2024년 1월생에 몸무게 30㎏ 성체로 사육사들에게 '늑구'라는 애칭으로 불렸다. 관람객이 입장하기 전에 늑대의 탈출 사실을 파악하고 동물원 입장을 전면 통제했..

[르포] 차량 5부제 첫날 대전 ‘큰 혼란 없다’…출퇴근 불편은 지속
[르포] 차량 5부제 첫날 대전 ‘큰 혼란 없다’…출퇴근 불편은 지속

자원 안보 위기 경보가 3단계로 격상되며 전격 시행된 차량 부제 제도 첫날. 우려와 달리 대전 도심은 비교적 차분하게 하루를 시작했다. 혼란을 걱정했던 시선과 달리, 현장은 '긴장 속 질서'에 가까웠다. 8일 오전, 대전 5개 구청 출입구 앞. 평소라면 끊임없이 이어지던 차량 행렬이 이날은 일정한 간격을 두고 멈춰 섰다. 출입구마다 배치된 안내 요원들이 차량을 일일이 확인하며 진입 여부를 안내했다. 수요일인 이날은 짝수 차량을 소지한 임직원만 운행이 가능했고, 민원인은 5부제에 따라 끝번호 3·8 차량이 제한 대상이었다. 운전자들은..

대전 계란 한 판 7626원으로 한 달 새 14% 급등... 장 보러 가는 주부들 부담
대전 계란 한 판 7626원으로 한 달 새 14% 급등... 장 보러 가는 주부들 부담

계란 특란 한 판 가격이 7000원을 넘어서면서 대전 밥상 물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6개월간 이어져 계란 생산이 감소했기 때문인데, 가격이 급격하게 오르자 장을 보러 가는 주부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8일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7일 기준 대전 계란 특란 한 판(30개) 평균 소비자 가격은 7626원으로, 한 달 전(6676원)보다 14.2% 급등했다. 당초 6000원 중반대를 유지하던 가격은 3월 22일 6866원으로 상승하기 시작해 3월 24일 7309원으로 7000원대를 돌파했다. 이어 4월 3..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오월드 늑대 탈출…생포에 집중하는 소방과 경찰 대전오월드 늑대 탈출…생포에 집중하는 소방과 경찰

  • 공공기관 2부제 첫 날…자전거 출근 늘고 자동차 출근은 줄고 공공기관 2부제 첫 날…자전거 출근 늘고 자동차 출근은 줄고

  • 늑대 탈출에 통제된 대전오월드 늑대 탈출에 통제된 대전오월드

  • 8일부터 공공기관 2부제·공영주차장 5부제 시행 8일부터 공공기관 2부제·공영주차장 5부제 시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