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시장을 걷다] 대전의 '만물박사' 원동 공구거리

  • 경제/과학
  • 유통/쇼핑

[골목시장을 걷다] 대전의 '만물박사' 원동 공구거리

  • 승인 2021-10-28 16:45
  • 수정 2021-11-05 09:30
  • 신문게재 2021-10-29 10면
  • 이유나 기자이유나 기자

컷-골목시장





가마솥, 재래식 난로 '이색'

대덕 상권 개발 이후 '쇠퇴'

 

KakaoTalk_20211026_164300415
대전 동구 원동 공구거리.

100년 넘은 근대건축물들이 늘어선 대전역 앞 원동은 마치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다른 세상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들게 한다. 시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을 조사하러 이 곳에 오기도 한다. 6.25 때 이북에서 온 피난민들이 터를 잡아 정착한 이 곳은 지금도 그들의 2세, 3세가 이 지역을 지키고 있다. 서울로 가는 고속도로가 놓이기 전 대전역을 중심으로 전국 각지의 상인들이 모여 중앙시장, 역전시장 등 전통상권이 형성됐다.

 


 

KakaoTalk_20211028_095745752
대전 동구 원동 공구거리.
공구거리도 그 중 하나이다. 1980년 대 형성된 공구거리는, 그 당시엔 대전에서 유일하게 공구가게가 밀집된 곳이었다. 그 시절에는 농기구나 부품, 철제를 이 근방에서 팔았다. 현재는 쇠퇴해 20여 가게 밖에 남지 않았다. 주차공간도 없고 오정시장이 생기면서 철제상들도 대화동·오정동으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이곳을 지키는 상인들은 최소 30년 이상의 '장인'이다. 오래된 역사만큼 사양이 지난 재고나 옛날 물건도 찾을 수 있다. 그래서 철공소나 기업체 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 손님들도 이 거리를 찾는다.

제목 없음
대전 원동 공구거리의 박노영씨가 직접 만든 참나무 톱밥을 넣는 펠릿 난로를 소개하고 있다.
이 거리의 박노영씨는 일반 공구 뿐만 아니라 화로, 기름칠 한 가마솥, 재래식 난로 등을 판다. 시중에 나온 가마솥은 알루미늄이라 빠르게 뜨거워지고 화학성분 코팅을 해 몸에도 안 좋고 오래 쓰지도 못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난로 위에 고구마도 구워 먹을 수 있는 재래식 동그란 난로를 보니 애니메이션 '검정 고무신'의 세계로 들어온 기분이었다.



그는 자신의 전문성을 활용해 전기 밥솥과 최신 보일러의 단점을 보안하는 참나무 톱밥을 넣는 펠릿 전용 난로, 자연석 돌판, 시간 조절이 가능한 자동 가마솥 등도 개발했다. 그가 만든 물건들은 화학성분이 안 나오고 환경 친화적이다. 그는 "나이가 많이 들어 가게를 그만하고 싶다가도 명맥을 지키기 위해 가게 문을 열고 있다"라며 "수익성만 추구하고 편리함만 쫓는 세상이라도 그는 평생 개발을 해야한다"고설명했다.

요즘엔 기름값이 비싸 오히려 재래식 난로를 오히려 선호하기도 한다. 전원주택에 살거나 식당·카페를 하는 손님이 꾸준히 찾는다. 가마솥에 짓는 밥은 맛이 다르다는 것이 그 이유다. 이날 가마솥을 보러온 옥천에서 방문한 마금란씨(54)는 "귀농을 해서 시골에 사는데 꽃찻집에 놓을 가마솥을 보러 왔다"고 했다. /이유나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양주시, 옥정물류창고 2부지 사업 취소·용도변경 양해각서 체결
  2. [월요논단] 서울대 10개 만들기의 허와 실
  3. "2026년 달라지는 대전생활 찾아보세요"
  4. 코레일, 환경·동반성장·책임 강조한 새 ESG 비전 발표
  5. 국가철도공단 전 임원 억대 뇌물사건에 검찰·피고인 쌍방항소
  1. 성착취 피해 호소 대전 아동청소년 크게 늘어…"기관간 협력체계 절실"
  2. 29일부터 대입 정시 모집…응시생 늘고 불수능에 경쟁 치열 예상
  3. '티라노사우루스 발견 120주년' 지질자원연 지질박물관 특별전
  4. KAIST 비싼 데이터센터 GPU 대신 내 PC·모바일 GPU로 AI 서비스 '스펙엣지' 기술 개발
  5. 세밑 주말 만끽하는 시민들

헤드라인 뉴스


이장우 대전시장 "형식적 특별시는 시민동의 얻기 어려워"

이장우 대전시장 "형식적 특별시는 시민동의 얻기 어려워"

이장우 대전시장은 29일 대전·충남 행정통합과 관련 '형식이 아닌 실질적 특별시 완성'을 강조했다. 이 시장은 이날 주재한 대전시 주간업무회의에서 대전·충남 행정통합(특별시) 관련 핵심 특례 확보에 행정 역량을 집중할 것을 지시했다. 조직권·예산권·세수권 등 실질적 특례가 반드시 법안에 반영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 시장은 "대전·충남 행정통합은 법안이 가장 중요하다"며"형식적 특별시로는 시민 동의를 얻기 어렵다"면서 충청권이 수도권과 경쟁할 수 있는 획기적인 지방정부 모델이 돼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를 위해 각..

대전·충남 행정통합, 세종시엔?… "기회이자 호재"
대전·충남 행정통합, 세종시엔?… "기회이자 호재"

대전·충남 행정 통합 흐름은 세종특별자치시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 지역 정치권과 공직사회도 이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대응안 마련을 준비 중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선 강준현 세종시당위원장(을구 국회의원)이 29일 포문을 열었다. 그는 이날 "대전·충남 행정통합은 세종이 충청 메가시티의 중심축으로 도약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이자 호재"라고 말했다. 최근 대전·충남 행정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타며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통합시장 배출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가운데, 일각서 제기되고 있는 '행정수도 상징성 약화' 우려와는 상반된 입장이다...

대전 중소기업 16.3% "새해 경영환경 악화될 것"… 비관론 > 낙관론 `2배 격차`
대전 중소기업 16.3% "새해 경영환경 악화될 것"… 비관론 > 낙관론 '2배 격차'

새해 경영환경에 대한 대전지역 중소기업들의 비관론이 낙관론보다 두 배가량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중소기업중앙회 대전세종지역본부(본부장 박상언)는 29일 이 같은 내용의 '2026년 대전지역 중소기업 경영환경 전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대전지역 중소기업 306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조사에서 응답 기업의 75.2%가 내년 경영환경이 '올해와 비슷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더 악화될 것'이라는 응답은 16.3%로, '나아질 것'이라고 답한 기업(8.5%)보다 두 배가량 많아 내년 경영 여건에 대한 불안 심리가 확산되고 있는..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 서북부의 새로운 관문 ‘유성복합터미널 준공’ 대전 서북부의 새로운 관문 ‘유성복합터미널 준공’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세밑 주말 만끽하는 시민들 세밑 주말 만끽하는 시민들

  • 유류세 인하 2개월 연장…기름값은 하락세 유류세 인하 2개월 연장…기름값은 하락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