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석] 윤제필 원장 "한의학 세계화, 정부지원 뒷받침 돼야"

  • 문화
  • 건강/의료

[초대석] 윤제필 원장 "한의학 세계화, 정부지원 뒷받침 돼야"

필한방병원 한의학 '과학·대중·세계화' 추진
한의학 세계화 위한 한·양방협진병원 만들어
"한의학 세계화는 숙명… 꾸준히 나아갈 것"

  • 승인 2022-07-11 17:36
  • 수정 2022-07-20 08:42
  • 신문게재 2022-07-12 9면
  • 김성현 기자김성현 기자
20220709-윤제필 원장1
윤제필 필한방병원장.
"한의학의 세계화가 이뤄지려면 정부의 적극적 지원이 우선돼야 합니다."

한의학의 세계화를 위해 노력해 온 윤제필 필한방병원장은 세계화의 우선 조건으로 정부의 지원을 꼽았다. 8년간의 해외 활동 당시 중의학이 정부 지원을 받아 해외에 널리 알려지고 발전한 사례를 경험했기 때문이다.



윤 원장은 "처음부터 해외로 진출해서 한의학을 알리는 것이 아닌, 한국에서 한의학의 세계화의 성공적인 모델을 갖고 해외로 진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한방이 양방을 돕는 수준에서 벗어나 주도적으로 양방과 협력하는 우리나라만의 고유모델을 만들었고 이를 활용해 한의학의 세계화에 기여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 원장이 그리는 한의학의 청사진과 병원 운영 철학, 그리고 한의학의 세계화 방안 등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필한방병원이 추구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필한방병원은 전통의학의 우수성을 체계화하고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한·양방진료시스템을 갖춰 한류의 중심에 서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목표로 '한의학의 과학화', '한의학의 대중화' 그리고 '한의학의 세계화'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한의학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서는 표준화되고 검증된 치료가 필요하다. 즉 한의학의 과학화가 필요하다. 현재 '추나요법 수행이 가능한 견인 치료기', '다기능 물리치료용 베드를 이용한 물리치료시스템' 등 총 3개의 의료기술 특허를 취득했는데, 경희대 한의과대학 본초학교실과 연계해 한의학을 과학적으로 입증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한의학의 대중 접근성을 높이는 일도 요구된다. 2020년에 있었던 '한방의료이용 및 한약소비실태조사'에 따르면 일반 국민 10명 중 7명 정도가 대부분 질환치료를 목적으로 한방의료를 경험해봤으며 그중 78.3%가 재이용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한방의료에 대해서 불만을 표시한 경우는 비용적인 부분으로 외래 이용환자의 51.6%와 입원환자의 67.1%가 보험급여 적용 확대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현재 대한한의사협회에서도 일반 시민들의 한방치료 대중화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마지막으로 자생한방병원에서 근무할 당시 미주본부장/대표원장으로 임명돼 미국에서 5년, 그리고 KOICA 국제협력의사를 역임해 에티오피아에서 3년 동안 봉사를 하면서 한의학의 세계화에 대한 필요성을 느꼈고 10년 전부터 대한한의사협회 국제이사로 활동하며 노력하고 있다. 한 예로 한의학이 한국의 전통의학이라는 점을 세계적으로 부각시키기 위해 한의학의 영문명칭을 '오리엔탈 메디슨'에서 '코리안 메디슨'으로 바꾸는데 성공했다. 조금은 더딜지라도 한의학의 세계화는 제 숙명이라 생각하고 꾸준하게 나아갈 예정이다.

20220709-윤제필 원장2
윤제필 필한방병원장.
-지역을 위해 다양한 봉사활동을 추진하고 있는데 대표적으로 하고 있는 활동은 무엇인가?

▲우선 필한방병원은 개원 이래 김장봉사, 건강강좌, 의료봉사 등과 같이 지역사회 취약계층을 지원하고 의료복리를 증진시키기 위한 활동을 꾸준하게 하고 있다. 또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의료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는 시민들의 건강한 삶을 지원하기 위해 한의사협회와 함께 코로나 비대면 진료 및 치료한약 무상배포 사업을 진행했고, 이에 대해 많은 시민들께서 긍정적인 응원의 말씀을 전해주셨다.

필한방병원은 현재의 가치뿐만 아니라 미래세대를 위해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한 '기업의 사회적책임'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즉 CSR(기업의 사회적책임), ESG 경영 등을 통해 현재 세대의 발전을 위해 미래 세대에게 부담을 지우지 않으려는 지속가능경영의 가치를 실천하고 널리 알리는 일도 꼭 해야 하는 일이라 생각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필한방병원이 시민들의 곁으로 가기 위해 선택한 것이 바로 '환경' 분야다. 이른바 친환경을 넘어 '필환경'의 시대로 가고 있음을 인지하고, 지난해부터 환경 파괴에 대한 경각심과 환경 보호의 필요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필(必)환경 캠페인'을 진행해오고 있다. 작년에는 전국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필환경 랩-노래 공모전을 실시했고 또한 환경의날에 맞춰 필환경 그림 공모전을 진행했다. 올해 역시 9월에 제2회 필환경 캠페인을 실시할 예정이다.



-현재 대전시한의사협회 이사직을 맡고 있다. 지역 한의학계 발전을 위해 어떠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나

▲현재 대한한의사협회 국제이사, 대전시한의사협회 국제이사, 서구한의사협회 수석 부회장을 맡고 있다. 대전한의사협회 회장님을 도와 대전시와 서구청에서 한의사와 함께하는 난임사업을 지속적 추진 중이다.

2019년도에는 베트남에 추나 및 침치료와 기초 의약품들과 생필품 등을 전달하는 의료봉사에 직접적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현재 대전시와 함께 베트남과 좋은 관계로 교류 중인데, 코로나가 완전히 풀리게 되면 한번 더 대전시와 연계해 베트남쪽에 의료봉사를 추진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대전 지역 한의사들의 해외 의료봉사가 더욱 활발히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올해 3월부터 코로나 장기화와 오미크론 변이 감염환자 발생으로, 대전한의사협회와 함께 코로나 확진 후 재택 치료자를 대상으로 비대면 진료 및 코로나 치료 한약을 무상으로 제공했던 부분도 지역사회 공헌이라는 가치와 함께 한의학의 위상을 높이는데 기여한 부분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



-향후 대전지역에 공공의료원이 설립될 예정인데, 한의과 설치를 두고 논란이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현재 공공의료원을 이용하는 의료취약계층의 한방 진료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으며 시민들의 의료선택권을 위해서라도 한의과 설치는 선택의 문제가 아닌 필수적 요소라고 생각한다. 공공의료원에 한의진료가 있게 된다면 한·양방 협진 모델을 제시할 수 있다. 다시 말해 한의학에 대한 시민의 요구도가 높은 상황에서 시작 자체는 내과, 외과와 같이 하나의 진료과를 개설하는 것이라 어렵지 않은 문제이고, 그 만족도와 효과는 결코 가볍지 않을 것이기에 반드시 관철돼야 한다.

또 WHO(세계보전기구)에서는 코로나 치료접근에 있어서 전통의학을 강조했는데, 앞으로 또 다른 코로나와 같은 감염병이 왔을 때 치료 가능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라도 이제 한·양방 협진시스템은 미래 세대를 위해서라도 계속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생각이다.



-침술 등 한의학이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한의학의 세계화를 위해 노력해야 하는 부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 아프리카에서 3년, 미국에서 5년을 지내면서 느낀 바로는 해외에서는 중의학이 정부 지원을 받아 매우 발전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한의학적인 지원이 미약한 실정이다. 무엇보다 정부가 분명한 의지와 함께 적극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고 본다.

한의학의 세계화에 있어 해외 진출을 통해 한의학을 알리는 것보다는 국내 우수한 인재를 바탕으로 한·양방협진 시스템을 확립해 세계에서 우리나라로 배우러 올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한의학의 세계화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시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아직도 많은 분이 한의학은 비과학적이고 보약이나 비급여치료 같은 문턱이 높다고 알고 계신다. 하지만 추나치료도 2019년 4월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있고, 한약도 보험적용이 되도록 시범사업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한방 비급여치료(약침 등)도 실손보험이 될 수 있도록 한의사협회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진료실에서 있다 보면 많은 분이 병원에서 수술을 권유해 척추관절 질환 수술을 받는 경우도 종종 보게 된다. 그러나 척추 질환의 경우, 실제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5%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수술보다는 최소 3개월 이상 한의학적 치료를 포함한 보존 치료를 진행하고, 그 후에도 차도가 없으면 그때 수술을 고려해도 충분하다. 척추관절 질환은 진행되는 감각저하 및 근력저하가 없다면 디스크 탈출 정도가 심하더라도 한방치료와 같은 비수술적 치료만으로도 충분히 회복할 수 있다.

우리 몸의 자연치유능력을 끌어올리는 것만으로도 많은 질병을 이겨낼 수 있다. 앞으로 시민들에게 좀 더 편하게 다가갈 수 있는 대중화된 한의학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대담=고미선 부장·정리= 김성현 기자·사진=이성희 기자



-윤제필 병원장은 누구?

▲한방재활의학과 전문의 ▲경희대 한의학 박사 ▲남대전고 졸업 ▲KOICA 국제협력한의사 역임(에티오피아) ▲메이저리그, PGA, LPGA 한국인 선수 주치의 ▲前 자생한방병원 미주본부장/대표원장 ▲대한한의사협회 국제이사 ▲LA 상공회의소 이사 역임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시, 6대 전략 산업으로 미래 산업지도 그린다
  2. 강성삼 하남시의원, '미사강변도시 5성급 호텔 유치' 직격탄
  3. [특집]대전역세권개발로 새로운 미래 도약
  4. 대전시와 5개구, 대덕세무서 추가 신설 등 주민 밀접행정 협력
  5. 대전 출입국·외국인사무소, 사회통합 자원봉사위원 위촉식 개최
  1. 백소회 회원 김중식 서양화가 아트코리아방송 문화예술대상 올해의 작가 대상 수상자 선정
  2. 대전시 '제60회 전국기능경기대회 선수단 해단'
  3. 충남대·한밭대, 교육부 양성평등 평가 '최하위'
  4. 9개 국립대병원 "복지부 이관 전 토론과 협의부터" 공개 요구
  5. 대전경찰, 고령운전자에게 '면허 자진반납·가속페달 안전장치' 홍보 나선다

헤드라인 뉴스


대전의 자연·휴양 인프라 확장, 일상의 지도를 바꾼다

대전의 자연·휴양 인프라 확장, 일상의 지도를 바꾼다

대전 곳곳에서 진행 중인 환경·휴양 인프라 사업은 단순히 시설 하나가 늘어나는 변화가 아니라, 시민이 도시를 사용하는 방식 전체를 바꿔놓기 시작했다. 조성이 완료된 곳은 이미 동선과 생활 패턴을 바꿔놓고 있고, 앞으로 조성이 진행될 곳은 어떻게 달라질지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을 변화시키는 단계에 있다. 도시 전체가 여러 지점에서 동시에 재편되고 있는 셈이다. 갑천호수공원 개장은 그 변화를 가장 먼저 체감할 수 있는 사례다. 기존에는 갑천을 따라 걷는 단순한 산책이 대부분이었다면, 공원 개장 이후에는 시민들이 한 번쯤 들어가 보고 머무..

대전의 자연·휴양 인프라 확장, 일상의 지도를 바꾼다
대전의 자연·휴양 인프라 확장, 일상의 지도를 바꾼다

대전 곳곳에서 진행 중인 환경·휴양 인프라 사업은 단순히 시설 하나가 늘어나는 변화가 아니라, 시민이 도시를 사용하는 방식 전체를 바꿔놓기 시작했다. 조성이 완료된 곳은 이미 동선과 생활 패턴을 바꿔놓고 있고, 앞으로 조성이 진행될 곳은 어떻게 달라질지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을 변화시키는 단계에 있다. 도시 전체가 여러 지점에서 동시에 재편되고 있는 셈이다. 갑천호수공원 개장은 그 변화를 가장 먼저 체감할 수 있는 사례다. 기존에는 갑천을 따라 걷는 단순한 산책이 대부분이었다면, 공원 개장 이후에는 시민들이 한 번쯤 들어가 보고 머무..

‘줄어드는 적십자회비’… 시도지사협의회 모금 동참 호소
‘줄어드는 적십자회비’… 시도지사협의회 모금 동참 호소

연말연시 어려운 이웃에게 온정을 나누기 위한 적십자회비가 매년 감소하자,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회장 유정복 인천시장)가 27일 2026년 대국민 모금 동참 공동담화문을 발표했다. 국내외 재난 구호와 취약계층 지원, 긴급 지원 등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 대한 인도주의적 활동에 사용하는 적십자회비는 최근 2022년 427억원에서 2023년 418억원, 2024년 406억원으로 줄었다. 올해도 현재까지 406억원 모금에 그쳤다. 협의회는 공동담화문을 통해 “최근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적십자회비 모금 참여가 감소하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 제과 상점가 방문한 김민석 국무총리 대전 제과 상점가 방문한 김민석 국무총리

  • 구세군 자선냄비 모금 채비 ‘완료’ 구세군 자선냄비 모금 채비 ‘완료’

  • 가을비와 바람에 떨어진 낙엽 가을비와 바람에 떨어진 낙엽

  •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행복한 시간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행복한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