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시민 안전 통합상황실을 아시나요

  • 오피니언
  • 사외칼럼

[기고]시민 안전 통합상황실을 아시나요

김정환 전 세종경찰서장·한국영상대 교수

  • 승인 2023-12-11 14:50
  • 신문게재 2023-12-12 18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2023041401001129000044821
김정환 한국영상대 교수, 전 세종경찰서장
오늘 저는 재직하고 있는 한국영상대학교 출근길인 너비뜰 교차로와 성금 교차로 및 세종시청 앞 전광판 등 시내 곳곳에 있는 대형 전광판에 '금일 시민안전통합상황실장은 총경 000입니다(서기관 000입니다·소방정 000입니다)'라는 안내문구를 보면서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사실 그동안 세종경찰청 건물 신축은 큰 어려움 없이 진행하였으나 청사 2층에 위치한 '112시민안전통합상황실(약칭 시통실)' 설치 문제로 경찰, 소방, 시청 등 관련 기관 간 갈등도 있었습니다. 경찰의 112와 소방의 119 및 시청 재난상황실과 시가 관리하는 CCTV관제센터의 4개 기능은 현장 안전 조치를 위한 불가분의 관계이며 이 넷이 조화를 이루어 시너지 효과를 거두어야 함에도 현실은 이 기능들이 공간적인 문제와 각기 다른 지휘체계, 협업시스템 한계 등으로 역할이 종합되지 않아 비효율적인 요소가 많아 그로 인해 시민의 안전에 소홀한 감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비효율적인 시스템을 개선코자 세종시의회 중심으로 '자치경찰제도 발전방안을 위한 연구모임'에서 촘촘한 사회안전망 구축을 위한 다양한 시책 중 '시민안전통합상황실' 설치를 한 목소리로 주장한 것이 융합행정의 최우수 성과물로 채택되게 되었습니다.

즉 전국 최초로 세종경찰청 2층에 '시민안전통합상황실'(약칭 시통실)을 구축하고 이곳에 세종경찰청 112상황요원 16명, 세종소방청 119상황요원 16명, 세종시청 재난과 상황요원 16명, 그리고 세종시 나성동에 위치해 있던 도시통합관제센터 모니터 요원 24명 등 70여 명이 한 개 과(課)를 이루어 완벽한 화학적 결합 속에 한 공간에서 24시간 세종시의 만점 치안을 조명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시내 곳곳에 설치되어 있는 대형 전광판에는 당일 시민안전통합상황실장의 계급과 이름이 게시되는 이른바 '치안 실명제'를 실시하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현장에 상황이 발생하면 한 공간에 있는 시통실장의 지휘하에 관제센터 모니터 요원이 현장을 조명하고 경찰과 소방이 동시에 출동하여 상황을 처리하는 일사불란한 유기적 협조체제가 구축된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2012년 4월, 수원에서 발생한 '오원춘 사건'처럼 현장을 찾지 못해 우왕좌왕하다가 피해자가 살해되는 끔찍한 사례나 2015년 9월, 비슷한 가정폭력 신고를 오인해서 엉뚱한 곳에서 시간을 보내다 결국 살인사건을 막지 못한 '한남동 예비며느리 살해 사건'등과 같은 안타까운 사건을 미연에 막을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제가 2년간 용산경찰서 생활안전과장 근무 시 수도 없이 현장에 가서 챙겼던 이태원 골목, 그 좁은 골목에서 발생한 어처구니 없는 참사나 오송 지하차도 같은 참사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시민안전통합상황실' 역할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입니다.

오전에 세종경찰청 후배 과장으로부터 "타 경찰청과 지자체 등에서 우리 '시통실'을 견학하러 오겠다는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면서 "이제는 우리 세종시가 치안의 메카가 되었다"며 자랑스러워하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이렇게 몇 년 후 새롭게 확 달라질 세종시 치안 환경을 기대하면서 시원한 김칫국물을 맛있게 들이켰습니다. 최근에는 자치경찰 이원화 방안 권고안을 기다리면서 시민 눈높이에 꼭 맞는 치안 서비스 제공을 위해 '세종자치경찰연구모임'을 추진하고 있는 경찰 후배들을 만난 적 있습니다.

이 자리에서 조선 시대 만기친람(萬機親覽)했던 정조 사후, 백성들이 도탄에 빠져 힘들게 살았던 이유 중 하나가 위정자들이 제대로 만들지 못한 '시스템 불비'였습니다.

시민의 생명과 신체의 안전을 숭고한 목표로 삼고 있는 경찰, 소방, 지자체 공무원들은 10. 29 이태원 참사의 교훈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사람의 얼굴을 조각하는 데 있어 처음에 코를 작게 만들면 나중에 크게 하기 어렵고 눈을 크게 만들면 나중에 줄이기가 어렵다는 '각삭지도(刻削之道) 비막여대(鼻莫如大) 목막여소(目莫如小)'라는 현자의 충고를 새겨들어야 할 것입니다 .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시, '영화·드라마' 촬영 명소로 간다
  2. 충청권 7월 본격 장마 예상…올해 평년보다 강수량 많아 '주의'
  3. 두 자녀 태우고 만취운전 30대 사고까지…여름철 엄격 단속 필요
  4. [대전 전통산업 특화거리의 새로운 미래를 그리다] ①대전 전통산업과 특화거리의 탄생과 번영…그리고 존폐의 기로
  5. K리그 휴식기, 대전 서포터즈는 '청소' 중?… "승리의 기운을 줍습니다"
  1. 폐현수막의 변신은 ‘무죄’
  2. 창업기업 74곳에 최대 4억원 '대전 창업기업 들썩'
  3. 우송대 응급구조학과 학생들, ‘실무능력 UP’
  4. 대전 보건소 인력부족에 '허덕'…전국 광역시 중 가장 적어 보건의료 '빨간불'
  5. 천문연구원, 희귀 왜소신성 발견…공전주기 짧아 중요 연구대상

헤드라인 뉴스


대형 참사 잇따른 대전서 `119 정밀위치추적` 전국최초 실증 나선다

대형 참사 잇따른 대전서 '119 정밀위치추적' 전국최초 실증 나선다

대전에서 대형 참사가 잇따르며 구조 골든타임의 중요성이 커진 가운데, 구조대상자가 있는 층수와 함께 15m 오차로 위치를 파악하는 기술이 대전 소방 현장에서 전국 최초로 시작된다. 대전 안전공업 화재 당시 국가소방동원령 발령 이후에도 일부 요구조자가 유가족과 통화를 이어간 사실이 알려지면서, 재난 현장에서 요구조자의 위치를 보다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기술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번 정밀위치측정 기술의 구조 현장 적용 여부에 관심이 더 쏠리는 이유다. 2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소방청, 대전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긴급구조..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개통 2030년 하반기로 늦어진다"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개통 2030년 하반기로 늦어진다"

대전도시철도 2호선 트램 개통이 2030년 하반기로 지연된다고 대전시가 공식 인정했다. 당초 2028년 개통보다 2년여가 더 늦어지는 것으로, 주요 공정 리스크와 차량 시운전 계획 반영 등을 이유로 꼽았다. 유득원 대전시 행정부시장은 23일 대전시청 기자회견장에서 도시철도 2호선 트램 관련 브리핑을 갖고 "향후 통합공정 계획 수립을 통해 개통 일정 등을 최종 확정할 것"이라면서 개통 지연을 공식화 했다. 도시철도 2호선 트램은 총연장 38.8㎞, 정거장 45곳, 차량기지 1곳 규모로, 2024년 12월 착공해 현재 본선 14개 전..

[대전 전통산업 특화거리의 새로운 미래를 그리다] ② ‘생산성을 넘어 브랜딩을 창출하라’
[대전 전통산업 특화거리의 새로운 미래를 그리다] ② ‘생산성을 넘어 브랜딩을 창출하라’

대전 중구 중촌동 맞춤패션거리와 정동 인쇄거리, 원동 한복거리 등 과거 대전을 상징하던 유서 깊은 산업 자산들이 중대한 변곡점을 맞이하고 있다. 자구책 마련을 위해 붙여진 특화거리라는 이름이 무색하게도, 급격한 산업 구조 변화와 유통 시스템 현대화 속에서 경쟁력을 잃어간 채 존폐의 기로에 서면서다. '생산의 효율화'란 거대한 산업 발전 흐름이 오늘날 현대 사회의 모든 가치를 장악하고 있지만, 지역의 고유한 숨결과 정체성이 담긴 전통산업의 흔적이 미래세대에 적절히 계승돼야 마땅하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낡은 산업의 미래를 새..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문창동 화재피해 복구 돕는 손길 문창동 화재피해 복구 돕는 손길

  • ‘대한민국을 응원합니다’…월드컵 응원 고조 ‘대한민국을 응원합니다’…월드컵 응원 고조

  • 폐현수막의 변신은 ‘무죄’ 폐현수막의 변신은 ‘무죄’

  • 우송대 응급구조학과 학생들, ‘실무능력 UP’ 우송대 응급구조학과 학생들, ‘실무능력 U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