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소리] 도루묵 같은 감사 말고!

  • 오피니언
  • 풍경소리

[풍경소리] 도루묵 같은 감사 말고!

심영선 비래영광교회 담임목사

  • 승인 2024-02-12 11:28
  • 신문게재 2024-02-13 19면
  • 조훈희 기자조훈희 기자
심영선 비래영광교회 담임목사
심영선 비래영광교회 담임목사
도루묵이라는 생선이 있습니다. 이 생선의 이름에 대한 유래는 조선 시대 이의봉이 편찬한 '고금석림'과 조재삼이 지은 '송남잡지'에 의해 전해집니다.

조선의 14대 임금 선조가 임진왜란 피난길에 '묵'이라는 물고기를 참 맛있게 먹었습니다. 임금이 이 맛있는 생선의 이름이 무엇이냐고 물었습니다.



그래서 '묵'이라고 알려 주었습니다. 그러자 왕은 이 맛있는 생선이 '묵'이라는 투박한 이름과 어울리지 않는다며 이름을 '은어'라는 아름다운 이름으로 바꾸었습니다.

전쟁이 끝나고 궁에서 예전에 맛있게 먹은 생선을 다시 먹었을 때 맛이 예전과는 다르게 맛없었습니다.



그래서 선조 왕이 "에이, 도로(다시) 묵이라 불러라"라고 한 것입니다. 이때부터 '묵'은 '도루묵'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다고 합니다.

왜 맛있던 도루묵이 맛이 없어졌을까요? 전쟁 중에는 고생 중이었고 다른 맛있는 음식도 없었기에 맛이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왕궁에는 다른 산해진미의 맛있는 음식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예전에 맛있던 도루묵이 맛이 없어진 것입니다.

사람은 이와 같이 상황에 따라 변하고 또 잘 잊어버리는 성향을 지녔습니다. 감사의 마음도 그렇습니다. 어려운 일이 해결되는 당시에는 은혜이며 감사라고 생각했던 일들도 그 일이 해결되고 상황이 좋아지면 잊어버립니다.

나를 도와주셨던 하나님의 은혜도 잊고 사람의 은혜도 잊습니다. 하나님의 도움으로 어려움을 이길 수 있었던 것이 아니라 그냥 그렇게 운이 좋았던 것 같고 또 내가 잘해서 어려움을 이겨낸 것이라고 생각하며 감사를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원수는 물에 새기고 은혜는 돌에 새기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을 바꿉니다.

"원수는 하나님께 맡기고 은혜와 감사는 일상에 새기자!"

성경 시편 136편은 감사를 중요하게 생각하며 하나님께 감사하라고 명령하고 있습니다.

시편 136편에서 많은 감사할 이유가 나오지만 가장 중요한 것 하나는 하나님의 존재에 대한 감사입니다. 하나님 성정에 대한 감사입니다.

당시 이스라엘 주변 국가들은 많은 신을 섬겼습니다. 지금 우리의 상황도 그렇습니다. 우리 주변에는 수많은 신을 섬깁니다. 심지어는 "신이 어디에 있어?"라면서 신들을 거부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과적으로는 다른 것을 의지하지 않고 자신만을 믿고 사는 자'신'도 있습니다.

시편 136편 2절에서는 우리에게 감사할 것은 우리가 믿는 하나님이 신 중에서 신이기 때문이라고 2절에서 말씀하십니다. 이것은 문학적으로 최상급을 가리키는 표현으로 오직 하나님만이 유일하신 신이라는 표현입니다.

세상에 많은 신들로 여겨지는 것들이 많지만 그것들은 아무것도 아니고 오직 하나님만이 세상을 다스리시는 신들이라는 말씀입니다.

그리고 이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고 인자를 베푸시며 우리를 돌보아 주시니 감사하라고 말씀합니다.

아무리 신이라고 해도 나랑 상관없으면 감사의 이유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를 인자하게 대해 주십니다. 도와주시고 이끌어 주십니다.

우리가 하나님께 감사해야 하는 이유는 하나님만이 참된 신이시고 그 하나님이 우리를 인자하게 대하시기에 우리는 감사해야 합니다.

지난 세월을 돌아보면 감사할 일이 참 많습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인자하게 대해 주셔서 많은 어려움을 이기게 하셨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감사한 마음을 가졌습니다. 그런데 그 감사한 일이 시간이 지나면 퇴색됩니다. 우리의 기억에서 멀어집니다.

마치 맛있던 도루묵이 맛이 없어진 것처럼 과거의 감사를 잊어버리고 변하는 것이 우리 사람들입니다.

하나님뿐만 아닙니다. 사람에게 품었던 감사도 잃어버립니다. 쉽게 변하는 것이 사람이고 감사를 잃어버리는 것이 사람의 성정이라지만 그것을 당연히 여겨서는 안 됩니다. 감사를 기억해야 하나님과의 관계를 바르게 할 수 있고 감사의 마음을 지니고 있어야 사람과의 관계가 좋아집니다.

개인의 능력을 최우선 하여 다른 사람과의 관계가 소홀해진 이 시대에 우리를 도와주고 우리가 우리 될 수 있도록 만들어 주신 하나님과 우리 주변의 고마운 분들에게 감사의 표현을 할 수 있는 아름다운 일들이 일어나길 축복합니다. /심영선 비래영광교회 담임목사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김해시, '김해맛집' 82곳 지정 확대...지역 외식산업 경쟁력 강화
  2. 인천 남동구 장승백이 전통시장 새단장 본격화
  3. 파주시, 운정신도시 교통혼잡 교차로 신호체계 개선
  4. 고등학생 70% "고교학점제 선택에 학원·컨설팅 필요"… 미이수학생 낙인 인식도
  5. 대전 횡단보도 건너던 50대 승합차 치여 숨져
  1. 대전·충남 우수 법관 13명 공통점은? '경청·존중·공정' 키워드 3개
  2. [홍석환의 3분 경영] 가을 비
  3. 충남도의회, 인재개발원·충남도립대 행정사무감사 "시대 변화 따른 공무원 교육·대학 운영 정상화" 촉구
  4. 대전 환경단체, 열병합발전 발전용량 증설 승인 전기위 규탄
  5. '제5회 SDGs 소셜벤처 챔피언십'서 목원대 학생 2팀 수상

헤드라인 뉴스


1천만원 이상 고액‧상습체납 대전 247명, 94.6억원 달해

1천만원 이상 고액‧상습체납 대전 247명, 94.6억원 달해

대전지역에 1000만원 이상 고액·상습 체납자 247명의 명단이 공개됐다. 대전시는 19일 지방세 및 지방행정제제·부과금 체납액이 각 1000만 원 이상인 고액·상습체납자의 명단을 시 누리집 및 위택스를 통해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고액·상습체납자는 올해 1월 1일 기준 체납 발생일부터 1년이 지난 1000만 원 이상 체납자이며 지난 10월까지 자진 납부 및 소명 기회를 부여한 후 지방세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최종 확정됐다. 공개된 정보는 체납자의 성명·상호(법인명), 나이, 직업, 주소, 체납세목, 납부기한 및 체납요지 등이며..

섬비엔날레 조직위, 기본계획 마련… 성공 개최 시동
섬비엔날레 조직위, 기본계획 마련… 성공 개최 시동

'섬비엔날레' 개막이 500일 앞으로 다가왔다. 섬비엔날레 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는 예술감독과 사무총장, 민간조직위원장 등을 잇따라 선임하며 추진 체계를 재정비하고, 전시 기본계획을 마련하며 성공 개최를 위한 시동을 켰다. 19일 조직위에 따르면, 도와 보령시가 주최하는 제1회 섬비엔날레가 2027년 4월 3일부터 5월 30일까지 2개월 간 열린다. '움직이는 섬 : 사건의 수평선을 넘어'를 주제로 한 이번 비엔날레는 원산도와 고대도 일원에서 펼쳐진다. 2027년 두 개 섬에서의 행사 이후에는 2029년 3개 섬에서, 2031년에..

정부, 공공기관 지자체 발주 공사 지역제한경쟁입찰 대상 확대
정부, 공공기관 지자체 발주 공사 지역제한경쟁입찰 대상 확대

정부가 공공기관과 지자체가 발주하는 공사 '지역제한경쟁입찰' 대상을 확대하는 등 지역 건설업체 살리기에 나선다. 정부는 1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러한 내용이 담긴 '지방공사 지역 업체 참여 확대방안'을 발표했다. 최근 지역 건설사의 경영난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지방공사는 지역 업체가 최대한 수주할 수 있도록 개선 방안을 마련한 것이다. 우선 정부는 공공기관(88억 원 미만)과 지자체(100억 원 미만)의 지역제한경쟁입찰 기준을 150억 원 미만까지 확..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은빛 물결 억새의 향연 은빛 물결 억새의 향연

  • 구직자로 북적이는 KB굿잡 대전 일자리페스티벌 구직자로 북적이는 KB굿잡 대전 일자리페스티벌

  •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서 ‘찰칵’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서 ‘찰칵’

  • 추위와 독감 환자 급증에 다시 등장한 마스크 추위와 독감 환자 급증에 다시 등장한 마스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