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시평] 노잼 도시 극복 위한 발상의 대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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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시평] 노잼 도시 극복 위한 발상의 대전환!

  • 승인 2024-02-20 14:39
  • 신문게재 2024-02-21 18면
  • 김흥수 기자김흥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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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식 도시공학 박사.행정학박사.공공리더십 연구원 이사장
대전을 노잼 도시로 부르는 이들이 많다. 노잼 도시는 어원상 재미없는 도시라는 의미다. 재미는 어떠한 대상과 현상에 대해 관심을 가지거나, 과정에 직접 개입할 때 생성되는 감정적 반응을 말하며, 흔히 만족감과 즐거움을 주며 때로는 흥분을 수반한다. 재미는 몰입을 동반해 사람들의 긴장을 풀고 정신이완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일중독과 미래 불확실의 늪에 빠져있는 현대인들의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사회적이며 심리적인 윤활유로 간주된다. 재미는 뇌의 편도체를 자극해 즐거운 느낌을 생성하는 화학 물질인 도파민을 방출시켜, 시간 가는 것을 잊게 하거나 배고픔이나 육체적 고통도 망각하거나 완화 시키는 생리적 역할을 수행한다

노잼 도시의 어원은 정확하게 밝혀진 것은 없다는 것이 중론이긴 하나, 특별히 볼 것이나 즐길 것이 없다는 의미로 인터넷에서 언급되더니 지난 2022년 지방선거를 통해 대전시장 후보자들이 노잼 도시 탈출을 경쟁적으로 외치면서 전국적인 유명세를 얻게 됐으며, 광주시장 후보들의 꿀잼 도시 공약도 노잼 도시 알리기에 큰 몫을 하게 됐다. 전국적인 노잼 도시로는 대전과 울산, 광주를 묶어서 부르기도 하고 대구를 넣기도 한다.



노잼 도시 탈출을 위해서는 해당 도시 중심으로 다양한 방안이 제시되고 있으니, 새롭고 다양한 이벤트나 물리적 시설을 구상하거나 눈에 띨 만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제공하기도 하며, 지역 경관과 특산품 홍보는 물론이고 심지어는 특정 유명 빵집의 인기에 편승해 노잼 도시의 오명을 극복하려는 시도까지도 등장한다. 그러나 인간의 관심과 욕망은 고정불변의 것이 아니며 수시로 또 다른 대상과 양상을 향해 변화하고 이동하는 특성이 있는 만큼 노잼 도시 탈출을 향한 해법은 물리적 대상과 이벤트에 치중하는 것이 능사는 아닐 것이다. 오히려 인간의 내면과 감정변화를 제대로 읽어내는 깊이 있는 성찰과 이해를 기본으로 하는 총체적이며 근원적 해법이 전제돼야 할 것이다.

노잼 도시 탈출의 우선 전제는 도시의 단순한 물리적 공간을 개개인 고유의 경험과 기억으로 빚어낼 수 있는 각자의 서사로 가득 채워, 특정 인간의 영혼과 감정이 공간에 깃들게 하며 애착이 가는 장소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불특정 개인들이 만들고 보존하는 특정 장소의 의미와 이미지는 사회구성원간 상호작용을 통하여 중첩되고 누적되며, 공유하고 확산돼 집단의 일반화된 기억으로 발전해 마침내 특정 공간은 동질적인 사회문화적 당위와 공감을 일으키고 연결되는 특별한 장소로 탄생한다. 사람은 경험과 기억을 매개체로 공간을 장소로 만들고 장소는 이미지와 의미를 내포하고 부여해 마침내 장소성을 만들어 장소 애착을 유발하거나 강화시키게 된다.



의미 없던 특정 공간은 각자의 삶의 흔적이 녹아있는 특유의 기억으로 채워져서 각별한 애착을 형성하거나 유발할 때 고유의 의미와 가치를 내포하는 특유의 장소로 새롭게 태어난다. 장소애착은 어떤 특정 장소에서 누구와 어떤 일을 했으며 그 일이 내게는 어떤 의미가 있는가를 알려주기 때문에 장소에 대한 특별한 감정으로 발전한다. 내 이야기가 없이 나에게 의미와 가치 있는 이야기를 들려주지 않는 공간은 나에게는 아무런 애착이나 관심을 가져올 수 없다.

재미를 주는 장소는 장소형성에 기여하거나 활동으로 경험하는 특정인과 특정 집단에게는 감정적 안정과 친근감, 평안과 위로를 주기 때문에 장소를 대하는 사람의 태도에도 중요한 변화가 생긴다. 장소에 대한 주의와 관심을 가지게 되며 기회가 되면 찾아가고 싶어지는 등 감정적이며 정서적으로 특별한 애착을 갖는다.

공간은 장소애착과 무관해지면 오히려 없어도 그만인 잉여 자원이나 군더더기 공간이 된다. 이런 공간은 인간에게 어떤 재미나 정서적 만족을 줄 수 없고 관심도 없다. 최근 노잼 도시 탈출을 위한 다채로운 구상이 인간의 정서와 심리적 만족이 아닌 공간형성과 이벤트 개최라는 물리적 외관과 형식에만 집착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강한 우려를 감출 수 없다. /신천식 도시공학 박사·행정학박사·공공리더십 연구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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