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읽기] 언론 규제하는 뉴스제휴평가위원회 재개 시동

  • 오피니언
  • 세상읽기

[세상읽기] 언론 규제하는 뉴스제휴평가위원회 재개 시동

  • 승인 2024-04-24 10:29
  • 신문게재 2024-04-25 18면
  • 우창희 기자우창희 기자
우창희_인물사진_20240423
우창희 뉴스디지털부장(부국장)
언론계를 쥐락펴락 하던 뉴스제휴평가위원회(제평위)가 1년여 만에 재개할 것이란 소식에 뉴스를 제공하는 미디어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제평위는 지난해 5월 22일 입점·제재·퇴출 심의에 대한 공정성 시비와 이념 편향 논란에 활동을 잠정 중단 했었다. 이후 네이버가 올 1월 뉴스서비스의 투명성과 공정성 제고 방안을 도출한다는 명목으로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뉴스혁신포럼'을 출범시켰다. 17일 포럼에서 제평위 재개를 위한 준비위원회 발족 등에 관한 얘기가 전해지면서 언론사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제평위가 활동한 8년의 시간을 되돌아보면 나름의 성과도 있지만 잡음도 많았다. 무분별한 낚시성 기사와 선정적인 옐로저널리즘을 제재하는 효과를 보였다. 기사를 가장한 광고성 기사도 많은 부분 줄어드는 요인이 됐다고 본다. 하지만 단점이 더 컸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우선 지역저널리즘의 확정성을 제한하고 발전을 저해시켰다.



제평위는 포털(네이버·카카오)에 뉴스입점을 심의하고 통과시킬 수 있는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위원회였지만 중립성과 방향성에서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제평위가 활동한 기간 동안 인터넷매체의 검색제휴 입점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예상치 못한 문제들이 발생했었다.(기존 250여 개 검색제휴사 3배 증가) 입점 후 다수의 인터넷 매체는 본연의 차별화 기사보다 클릭을 유도할 수 있는 뉴스에 집중하면서 비슷한 기사들을 생산해냈다. 클릭을 위해서는 지역 언론사가 속보와 기획한 기사들을 윤리의식 없이 카피해 기사화를 일삼았다. 포털의 알고리즘은 검색결과에서 특종과 단독을 구분하지 못하고 나열식으로 기사를 뿌리기만 했다. 현장을 누비며 발품 팔아 쓴 기사들은 독자들에게 다가가지 못하고 묻히기 일쑤였다.

지역언론을 안배한다는 측면에서 시행한 '지역매체 특별심사'는 지역언론을 탄압한다는 목소리를 잠재우기 위한 수단에 불과했다고 본다. 권역별 1개 매체(방송·신문 포함) 8개사를 콘텐츠제휴로 입점시키며 전재조항을 달아 족쇄를 채웠다. 3개월 단위로 모니터링을 실시해 제평위가 규정해 놓은 규칙을 지키지 않으면 언제든지 탈퇴시킬 수 있다는. 입점한 매체들은 울며 겨자 먹기처럼 규칙 범주를 벗어나지 않도록 관리자를 두고 일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제평위의 정체성을 뒤흔든 법원의 판결도 있었다. 포털사이트가 자체 평가를 통해 일방적으로 미디어와의 제휴계약을 해지하고 퇴출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법원이 판결했다. 이는 포털의 언론사 퇴출에 제동 한 첫 사례다. 위키리크스한국이 네이버를 상대로 낸 계약이행 청구소송에서 송소 판결을 받았다. 재판부는 제휴약관의 일부 조항이 부당하게 일방적인 내용으로 규정돼 있는 등 약관규제법에 따라 무효이므로 계약 해지도 효력이 없다고 판단했다.

카카오의 행보에도 논란이 많다. 지난해 11월 23일 뉴스검색 기본 값을 바꿔 독자들이 검색시 검색제휴사의 기사가 노출되지 않게 했다. 검색제휴사의 기사를 보려면 뉴스카테고리에 들어가 디폴트 선택버튼을 '전체기사'로 바꿔야만 볼 수 있도록 조치했다. 카카오는 양질의 뉴스검색을 서비스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으나 매체사에 동의를 구하지 않은 일방적 형태로 논란을 키웠다. 한국인터넷신문협회는 법원에 '카카오 뉴스 검색서비스 차별 중지'가처분 신청을 내고 법적인 싸움을 하고 있다. 다음뉴스 내에는 아직도 검색제휴사의 기사가 기본노출에서 배제돼 있다. 국내 유통망을 선점하고 있는 민간기업인 포털 사이트가 언론 위에 군림하며 자신들의 이득을 위해 뉴스를 좌지우지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뉴스혁신포럼 7인의 교수 와 전문가에게 바람이 있다. '제휴평가위원회 2.0' 출범을 위한 구성·운영 방식 등을 회의 시 지역뉴스에 대한 이해와 발전을 고민해 줬으면 한다. 검색제휴에 머물러 있는 지역언론이 더 이상 차별받지 않고, 지역을 대변하는 언론이 될 수 있도록.
우창희 기자 jdnews00@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양산국화축제, 6만 5천여 점 국화 작품 전시 성황리에 폐막
  2. 김태흠 “6.25 참전유공자 희생·헌신 잊지 않을 것”
  3. [2025 예산 안전골든벨] 아니 갑자기 이렇게? 10번 문제에 우수수 탈락
  4. [2025 예산 안전골든벨] 즐겁게 퀴즈풀며 안전상식 배웠다… 2025 예산군 어린이 안전골든벨 '성료'
  5. 충남도, 내년 국비 확보 총력… 김태흠 지사 국회 방문
  1. [2025 예산 안전골든벨] 최형규 예산군 산업건설국장 "안전상식 배우고 실천해주길"
  2. [2025 예산 안전골든벨] 유영돈 중도일보 사장 "아이들 행복의 기초는 안전"
  3. [2025 예산 안전골든벨] 퀴즈왕 조림초 전태수 학생 "즐겁게 퀴즈 풀다보니 우승까지… 기쁘다"
  4. '기업성장 벤처펀드' 자펀드 운용사 모집
  5. [2025 예산 안전골든벨] 박동신 예산교육장 "안전골든벨 위급상황 대처 능력 향상 도움"

헤드라인 뉴스


대전 특화 방산기술 유럽시장서 `호평`…수출상담 성과

대전 특화 방산기술 유럽시장서 '호평'…수출상담 성과

대전 방산기업들이 동유럽 시장에서 1521만 달러 규모의 수출 상담 성과를 올렸다. 한화로는 223억 4195만 원에 달한다. 21일 대전테크노파크에 따르면 지난 13일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방위산업 기술 비즈니스 교류'에서 대전 지역 7개 방산·드론 기업이 이같은 결과를 냈다. 이번 상담회는 대전TP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공동으로 방산 사절단을 파견해 진행한 1대 1 비즈니스 상담회로, 폴란드 바르샤바 현지에서 개최됐다. 폴란드는 최근 동북 지역 국경 안보 강화에 나서며 국방예산을 확대하고 군 현대화를 추진하고..

3·8민주의거사업회, 기념관 운영 맡아 민주 교육과정 연다
3·8민주의거사업회, 기념관 운영 맡아 민주 교육과정 연다

대전3·8민주의거기념사업회가 내년부터 3·8민주기념관을 직접 운영하며 일반 시민이 참여하는 민주주의 교육프로그램 신설을 준비한다. 20일 대전시와 (사)대전3·8민주의거기념사업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4일 개관한 중구 선화동 3·8민주의거기념관을 그동안 대전시가 직접 운영하던 것에서 기념사업회에 운영을 위탁하는 방식으로 내년 1월 전환된다. 3·8민주의거기념관은 1960년 3월 8일 대전에서 시작된 고등학생들의 민주화 시위로, 당시 이승만 정부의 부정부패와 불의에 항거하며 민주주의를 위해 나섰던 학생들의 용기와 희생을 상징하는..

한겨울에 피어난 봄...국립세종수목원 `제라늄 전시회` 개막
한겨울에 피어난 봄...국립세종수목원 '제라늄 전시회' 개막

연일 계속되는 초겨울 추위 속에서도 국립세종수목원 지중해온실에서는 봄을 미리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전시가 열린다.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이사장 심상택)은 11월 22일부터 2026년 3월 1일까지 국립세종수목원 지중해온실에서 제라늄 품종 전시회 '우린, 지금부터 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제라늄전문협회와 협업해 진행되며, 약 350종의 제라늄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제라늄은 남아프리카가 원산지로, 화려한 꽃과 쉬운 관리로 한국 베란다 정원에 적합한 식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겨울철에도 꽃을 피워 봄을 미리 준비하는 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주택재건축 부지 내 장기 방치 차량 ‘눈살’ 주택재건축 부지 내 장기 방치 차량 ‘눈살’

  • 은빛 물결 억새의 향연 은빛 물결 억새의 향연

  • 구직자로 북적이는 KB굿잡 대전 일자리페스티벌 구직자로 북적이는 KB굿잡 대전 일자리페스티벌

  •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서 ‘찰칵’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서 ‘찰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