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퀀텀 시대' 점령 시동…국내 최대 규모 양자팹 구축

  • 정치/행정
  • 대전

대전, '퀀텀 시대' 점령 시동…국내 최대 규모 양자팹 구축

과기부, 카이스트 컨소시엄 선정…451억 투입 2500㎡ 규모 양자팹 구축
대전시, 양자산업 선도도시로 도약 계기 마련

  • 승인 2024-05-27 17:32
  • 신문게재 2024-05-28 3면
  • 이상문 기자이상문 기자
구축할 양자팹 조감도
대전에 구축되는 양자팹 조감도. 제공은 대전테크노파크
전 세계는 지금 글로벌 양자과학기술의 패권 경쟁 선점을 두고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미국, 유럽, 일본, 중국 등은 양자과학기술에 대한 범국가적 발전 전략을 수립하고 대규모 연구개발 투자를 진행 중이다.

2023년에 발간한 양자정보기술 백서에 따르면 전 세계 양자기술 시장 총규모는 2023년 25조 9024억원이며, 연평균 29.2%의 높은 성장률을 지속해 2030년에는 155조 5112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 정부는 2035년 양자경제 전환을 목표로 지난해 국가 양자과학기술 원년을 선포했다. 정부는 국내 양자과학기술을 육성하기 위해 올해 지난해 대비 32.7% 증액된 1285억원의 예산을 양자전용사업 추진계획에 편성했다.



특히, 양자소자 공정 전용 설비로 파운드리(실험·제작) 서비스를 제공하는 개방형 양자팹 서비스를 본격화하고 2026년까지 50큐비트급 양자컴퓨터 개발을 추진할 방침이다. 정부의 이러한 기조 아래 대전에 구축될 국내 최대 규모의 차세대 양자팹은 국내 양자과학기술의 '퀀텀 점프' 도약대가 될 전망이다.



▲양자산업 육성의 최적지, 대전= 양자 분야 일부 핵심 원천기술들이 어느 정도 초기 검증단계를 지났다고는 하지만 아직 지배적 기술이 두각을 드러내지 못한 채 다양한 후보 기술들이 경쟁하고 있기에 본격적인 경쟁은 지금부터라고 할 수 있다.

대전 역시 양자과학기술을 응용한 양자컴퓨팅, 양자통신, 양자센서 등의 양자 산업 선점을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 중이다. 대전시는 지난해 6월 전국 최초로 양자산업 육성과 지원에 대한 정책적 의지를 담은 '대전시 양자산업 육성 및 지원 조례'를 제정해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조례에는 양자산업 육성에 필요한 지원사업과 조직구성 등이 담겨있다.

앞서 대전시는 같은 해 4월 양자과학기술 발전과 양자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공동사업 추진을 목적으로 양자산업 관련 관·학·연 9개 핵심 기관과 '대덕퀀텀밸리 조성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최근에는 대덕특구를 기반으로 오는 2028년까지 퀀텀 플랫폼 기능을 수행할 '대덕 양자클러스터'를 조성하는 '양자산업 육성 종합 계획' 연구 용역 최종보고회를 열고 양자산업 선도도시 도약과 대덕 양자클러스터 구축을 위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또한 대전은 지방비 5억원을 투자해 양자산업 혁신기반 조성사업을 추진 중이다. 양자과제 기획, 양자전환 스타트업 기업 지원 등 기존·신규 양자산업 기업을 지원하고, 관련 포럼을 개최하는 등 양자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골자다. 이처럼 대전이 양자산업 육성에 적극적일 수 있는 이유는 전국 최고의 전문인력과 인프라가 갖춰진 양자과학기술 연구의 최적지이기 때문이다.

대전에는 전국 양자 연구 핵심기관 9개 중 8개 기관이 위치하며, 다양한 양자관련 이공계 대학이 소재하고 있고, 양자과학기술 핵심인력 384명(2022년 기준) 중 50% 이상의 인력이 집중돼 있다.

또한 대전은 국내 양자팹 사용자 수요를 고려했을 때 지정학적으로도 유리하다. 카이스트 본원은 전국 대부분의 권역을 2시간 내로 이동할 수 있어 양자팹 사용자들이 지리적으로 부담이 없는 위치다.

클린룸 사진 2
양자 클린룸 모습. 사진제공은 대전테크노파크
▲대전에 국내 최대 규모 양자팹 구축= 대전시는 2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에 의해 지원받은 국비 234억 규모의 개방형 양자공정 인프라(양자팹) 구축 사업 유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으로 양자팹이 구축되면 24시간 자율사용자 중심의 개방형 양자팹 운영이 가능해져 양자 소자 연구자들이 보다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어 국내 양자산업에 큰 반향을 일으킬 전망이다.

양자팹이란 과기부의 양자팹 공정기술 고도화 기반구축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전문적 위탁 제작(파운드리) 서비스 플랫폼이다. 광자, 이온트랩, 중성원자, 반도체스핀 등 양자기술 연구를 위해 필요로 하는 양자소자를 제작·생산하는 공정 전용 시설로, 제작 서비스 제공 및 공정개발, 인력양성 등에 활용 가능하다.

해당 사업에는 2031년까지 8년간 국비 234억원, 시비 200억원, 자부담 17억원 등 총 사업비 451억원이 투입된다. 신규 건축될 카이스트 양자팹(KAIST Q-Fab)은 기존 클린룸 70평을 활용하고, 450평을 신규 증축해 지하 1층, 지상 2층의 건축면적 1000㎡, 연면적 2500㎡(754평)에 이르는 국내 최대 규모로 건립된다. 개방형 소자팹을 운영 중인 카이스트의 미래융합소자동과 전문공정 국가팹인 나노종합기술원 사이 부지에 위치할 예정이다.

2단계에 걸쳐 진행되는 이번 사업은 1단계에서는 양자팹 450평을 설계-건설-시운전까지 완료하고 2단계에서는 본격적으로 개방할 계획이다. 양자 공정에 핵심 필수 장비도 구축한다. 패터닝, 건식·습식 식각, 증착, 검수 등 다양한 양자소자 제작을 위한 필수 공정 장비로 기존 장비 22대에 신규 장비 13대를 추가해 총 35대 이상의 장비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번 사업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카이스트) 컨소시엄이 수행한다.

클린룸 사진 3
양자 클린룸 모습. 사진제공은 대전테크노파크
▲퀀텀 점프의 새로운 도약대, 대전= '퀀텀 점프(Quantum Jump)'라는 양자역학 용어가 있다. 원자에 에너지를 가하면 낮은 궤도에서 핵 주위를 돌던 전자가 높은 궤도로 도약하면서 에너지 준위가 불연속적으로 증가하는 현상이다.

마치 순간이동처럼 보이는 이 변화의 개념은 단기간의 비약적 혁신과 발전을 설명하는 표현으로 더 자주 쓰인다. 양자과학기술은 여러 산업과 융합이 가능한 분야로 반도체산업, 의료바이오산업, 우주산업, 방위산업 등 대전의 4대 핵심 전략산업이 양자팹을 통해 어떠한 퀀텀 점프를 일으킬지 귀추가 주목된다.

또한 대전은 지난 4월 과기부가 발표한 '퀀텀 이니셔티브(안)'의 양자분야 역량 결집을 위한 산·학·연 중심의 개방형 퀀텀 연구거점(허브) 구축을 대전시에 유치하는데 집중할 계획이다.

차세대 퀀텀 연구 허브 퀀텀 플랫폼은 양자대학원, 양자팹, 양자테스트베드 보유가 플랫폼 선정의 주요 고려 요소이므로 대전시가 유력할 것으로 판단된다. 대전은 양자융합 R&D 통합 플랫폼 건립도 추진한다.

양자연구지원센터, 양자기술교육원, 창업지원센터, 양자소자실증센터 등 k-켄달 스퀘어 사업과 연계한 대전시 양자산업 육성 사령탑의 역할이 기대된다. 김우연 대전TP 원장은 "많은 것이 디지털화된 것처럼 앞으로 더 많은 곳에서 양자과학기술을 사용하게 될 것"이라며 "양자팹 구축은 국내 연구역량 도약을 위한 연구 인프라의 핵심 역할을 하는 것은 물론 대전이 양자산업 선도도시로 퀀텀 점프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윤석열 탄핵을 바라는 대전지역 고등학생들의 시국선언 릴레이
  2. 종촌종합사회복지관, 후원의 밤'행사 성료
  3. 윤석열 탄핵 외치는 대전의 고등학생들 '우리는 민주주의가 당연한 세대입니다'
  4. 대전보건대, 대구·광주와 '한달빛글로컬보건연합대학' 창립총회
  5. 윤석열 탄핵안 14일 오후 4시 표결… 내란죄·헌법위반 집중
  1. 대전범피센터, 범죄피해자 32가정에 김치·쌀 전달
  2. 건양대, 충남도·논산시·계룡시와 1차 글로컬대학추진위원회
  3. 충청권 모든 대학 내년 국가장학금·학자금 대출가능
  4. 윤석열 비상계엄와 담화문에 화가 나서 거리로 나온 대전의 고등학생의 시국선언
  5.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사회복지 종사자 처우 강화 최선"

헤드라인 뉴스


尹대통령 14일 ‘운명의 날’… 탄핵소추안 오후 4시 표결

尹대통령 14일 ‘운명의 날’… 탄핵소추안 오후 4시 표결

윤석열 대통령의 두 번째 탄핵소추안 표결이 14일 오후 4시 국회 본회의에서 진행된다. 애초 오후 5시 예정이었는데 1시간 당겼다. 대한민국국회(국회의장 우원식)는 언론공지를 통해 “13일 제419회 임시회 제3차 본회의에서 ‘대통령(윤석열) 탄핵소추안’을 보고했고, 14일 오후 4시 열리는 제4차 본회의에서 표결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정명호 국회 의사국장은 이날 본회의에서 "박찬대·황운하·천하람·윤종오·윤혜인 등 190인으로부터 대통령 윤석열 탄핵소추안이 발의됐다"고 보고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개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

대전권 한 대학 "수업 중 휴대폰 촬영 제한" 학생들 불만 속출
대전권 한 대학 "수업 중 휴대폰 촬영 제한" 학생들 불만 속출

대전의 한 대학이 재학생들에게 수업 도중 휴대폰 촬영을 제한한다고 학사공지를 통해 안내했다.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가 우려된다는 것이 이유인데 학생 의견수렴은커녕 관련 민원도 제기된 바 없어 학생을 위한 규제가 맞냐는 불만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2일 지역대학가에 따르면 A대학은 '수업 도중 휴대폰 촬영은 수업 방해와 학습권 침해가 될 수 있으니 사전에 교수님께 동의를 구해달라' 는 내용의 공지를 학생들에게 배포했다. 대학 수업 중 교수가 칠판을 활용해 작성한 판서 내용이나 PPT 자료 등에 대해 학생들의 휴대폰 촬영을 제한하..

대전 14차 탄핵집회 계속…길어지는 시위에도 열기 `그대로`
대전 14차 탄핵집회 계속…길어지는 시위에도 열기 '그대로'

제14차 윤석열 대통령 탄핵집회가 열린 12일 저녁 7시. 이날도 어김없이 대전 서구 둔산동 은하수네거리에 2500여 명의 시민들이 모였다. 이날 오전 윤 대통령의 담화가 이뤄진 후 탄핵을 촉구하는 집회에 시민들의 참여도는 더 강해진 분위기였다. 집회가 14회 이뤄지는 동안 경찰들도 매일같이 집회에 참석해 시민들을 지켰다. 대전경찰청 경비경호계 기동대를 비롯해 둔산경찰서 경비교통과, 치안정보안보과 등 200여 명의 인력이 보름 가까이 이어지는 대규모 시위에 교대근무 없이 모두 집회장으로 출동하고 있다. 시민들이 모일 광장이 없는 대..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국민이 이겼다’…탄핵안 가결에 기뻐하는 시민들 ‘국민이 이겼다’…탄핵안 가결에 기뻐하는 시민들

  • 충청지역 교수들, ‘윤석열과 공범들을 탄핵 처벌하라’ 충청지역 교수들, ‘윤석열과 공범들을 탄핵 처벌하라’

  • 크리스마스 분위기 물씬 크리스마스 분위기 물씬

  • ‘윤석열 대통령 즉각 체포하라’ ‘윤석열 대통령 즉각 체포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