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이완제·진통제 의존… 서울 학교 부식급식 남의 일 아냐" 대전 급식노동자 처우 개선 촉구

  • 사회/교육

"근육이완제·진통제 의존… 서울 학교 부식급식 남의 일 아냐" 대전 급식노동자 처우 개선 촉구

학비노조 대전지부 29일 대전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
"열악한 노동환경과 노동강도 개선, 교육당국 결단 요구"

  • 승인 2024-05-29 17:49
  • 신문게재 2024-05-30 6면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clip20240529173716
학비노조 대전지부와 연대 단체들이 29일 오후 대전교육청 현관에서 학교급식노동자 충원과 처우 개선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임효인 기자
"급식실에서 일하는 조리원들이 매일 근육이완제와 진통제를 먹으며 일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십니까?"

서울의 한 중학교에서 부실급식을 제공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대전 학교 급식노동자들이 "대전의 학교에서도 일어나기 일보 직전"이라며 처우 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학비노조) 대전지부는 29일 오후 대전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열악한 학교급식실 노동 환경을 고발했다.

서울의 한 중학교에서 학생들이 먹는 급식의 질이 문제가 되면서 전국적으로 학교 급식노동자들의 열악한 근무 환경과 처우가 재조명되고 있다. 해당 학교에선 정원 9명 중 단 2명이 급식을 조리하면서 문제가 생겼다.



이날 기자회견에선 이 같은 문제가 전국 학교에서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라며 근본 원인인 인력 부족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학비노조 대전지부에 따르면 대전은 급식노동자 대체인력 부족으로 병가와 휴가 사용이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대체인력 없이 결원이 있는 상태로 급식 조리를 하면서 산업재해 위험이 크지만 대전교육청은 이에 대한 적극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양희 학비노조 대전지부장은 이날 기자회견 여는 발언을 통해 현재 대전의 학교급식 노동자들이 처한 현실을 전했다. 저임금 고강도 노동에 갓 들어온 노동자들이 퇴사하면서 이 자리를 기간제로 채우다 보니 기존 인력들은 노동 강도가 줄지 않고 병가나 연차 사용조차 어려운 게 현실이다. 결원이 있는 상황에서 남은 노동자들은 산업재해에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것이다.

김 지부장은 "급식실에서 일하는 조리원들이 매일 근육이완제와 진통제를 먹으며 일하고 있다. 최근 2~3년 전부터 급격히 늘어난 현상"이라며 "(상황이) 이런데 누가 급식실에 들어와 일하려 하겠냐. 급식실에 안 들어오는 이유는 급식실이 나쁜 일자리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울의 중학교 부실급식 사태가 남 일이 아니다. 우리 대전 학교에서도 일어나기 일보 직전"이라며 "열악한 노동환경과 노동 강도를 개선해 학교 급식이 무너지지 않도록 교육당국의 책임 있는 결단을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김율현 민주노총 대전지역본부장은 연대 발언을 통해 "급식노동자들이 자기 안전과 건강을 지키며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며 "급식노동자들의 삶이 무너지지 않아야 아이들과 학부모들이 안심하는 학교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대전 급식실 신규 입사자 퇴사비율은 20%에 육박하고 자발적 퇴사비율은 42%에 이른다"며 "이런 상황에서 정상적인 급식이 진행되고 있는 것은 어찌보면 기적에 가깝다. 조리원들이 온몸을 갈아 넣는 헌신으로 겨우 급식이 유지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전교육청은 지금 당장 위험·부실 급식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임효인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조국혁신당 세종시당, '내홍' 뚫고 정상화 시동
  2. 대전서 개최된 전 세계 미용인의 축제
  3. 세종시, 2025년 '규제혁신+투자유치' 우수 지자체 영예
  4. 대전인자위, 지역 인력수급 변화·일자리 정책 방향 모색
  5. 제2회 국민통합포럼 국민주권정부의 성공조건과 국정리더십의 과제
  1. 보이스피싱에 속아 빼앗긴 3900만원 대전경찰이 되찾아줘
  2. '스포츠세종 포럼' 2025년 피날레...관광·MICE 미래 찾기
  3. 국립세종수목원, 지속 가능 경영...피나클 어워드 은상
  4. 가짜뉴스의 폐해와 대책 심포지엄
  5. 조상호 국정기획위원, 내란 척결 촉구....세 가지 대안 제시

헤드라인 뉴스


트램 1900억 세종의사당 956억…충청 성장판 놨다

트램 1900억 세종의사당 956억…충청 성장판 놨다

이재명 정부 첫 예산안에 대전 트램 1900억원, 국회 세종의사당 956억원, 대통령 세종집무실 240억원 등 충청 현안 추진을 위한 국비가 각각 확보됐다. 또 충청권 광역철도 1단계 사업 547억원, 청주공항 민간활주로 5억원, 세종지방법원 10억원도 반영됐다. 충청권 각 시도와 여야 지역 의원들에 따르면 전날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728조원 규모의 2026년 정부예산안에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충청권 현안 사업이 포함됐다. 어느 때보다 치열한 예산 국회 속 충청권이 이재명 정부 집권 2년 차 대한민국 호(號) 신성장 엔진 도약..

[르포] 일본의 가락시장 도요스, 유통 시스템은 정반대?
[르포] 일본의 가락시장 도요스, 유통 시스템은 정반대?

우리에겐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 동해를 사이에 둔 지리적 특징으로 음식과 문화 등 많은 것을 공유하고 있다. 양국 모두 기후 위기로 인해 농산물의 가격 등락과 함께 안정적 먹거리 공급에 대한 요구를 받고 있다. 이에 유통시스템 개편을 통한 국가적 공동 전략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중도일보는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주관한 4박 5일간의 일본 현장 취재를 통해 현지 농산물 유통 전략을 살펴보고, 한국 전통주의 새 활로를 모색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1. 도요스 중앙 도매시장의 정가 거래..

[기획] `인삼의 고장` 금산의 지방소멸 위기 해법 `아토피 자연치유마을`
[기획] '인삼의 고장' 금산의 지방소멸 위기 해법 '아토피 자연치유마을'

지방소멸 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충남 금산군이 '아토피자연치유마을'로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다. 전국 인삼의 80%가 모이며 인구 12만 명이 넘던 금산군은 산업구조 변화와 고령화, 저출산의 가속화로 현재는 인구 5만 명 선이 무너진 상황이다. 금산군은 지방소멸 위기를 '치유와 힐링'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아토피자연치유마을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자연환경을 기반으로 공동체를 만들고 '아토피·천식안심학교' 상곡초등학교를 중심으로 금산에 정착하고 있는'아토피자연치유마을' 통해 지방소멸의 해법의 가능성을 진단해 본..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12·3 비상계엄 1년…‘내란세력들을 외환죄로 처벌하라’ 12·3 비상계엄 1년…‘내란세력들을 외환죄로 처벌하라’

  • 양자 산업화 전초기지 ‘KAIST 개방형 양자팹’ 첫 삽 양자 산업화 전초기지 ‘KAIST 개방형 양자팹’ 첫 삽

  • 강추위에 맞선 출근길 강추위에 맞선 출근길

  • 고사리 손으로 ‘쏙’…구세군 자선냄비 모금 시작 고사리 손으로 ‘쏙’…구세군 자선냄비 모금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