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74주년] 대전전투 보문산에서 포로된 미군의 증언

  • 사회/교육
  • 국방/안보

[6·25전쟁 74주년] 대전전투 보문산에서 포로된 미군의 증언

참전용사 '타게트 앨런' 미 의회도서관 회고 영상
대전전투 갑천 방어 34연대 1대대 소속
보문산 정상서 붙잡힌 후 39개월 포로
대대장 기습받고 종군기자 사망 급박상황
타게트 "포로생활 당신 생각못할 최악"

  • 승인 2024-06-24 17:47
  • 신문게재 2024-06-25 1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앨런1
6.25전쟁 중 대전전투 보문산에서 포로가 되어 39개월 억류생활을 겪은 타게트 앨런이 미국 의회도서관 회고록 영상을 통해 증언하고 있다. (사진=미국 의회도서관)
6·25전쟁 중 대전전투에서 북한군에 붙잡혀 39개월간 포로 생활을 한 미군의 증언이 최근 미국 의회도서관에서 발굴됐다. 대전에서 가장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 1950년 7월 20일, 6·25전쟁 발발 26일차 미군의 보문산 후퇴를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사료가 되고 있다.

중도일보가 24일 미국 의회도서관을 통해 확인한 6·25전쟁 참전용사 미 육군 타게트 앨런(Taggett Allen·1931~2011) 중사의 회고록 영상을 보면 1950년 7월 갑천 방어선에서 밀려 후퇴한 미군은 보문산에서도 예상치 못한 기습을 당했던 정황이 담겨 있다.

타게트 앨런은 1948년 미 육군에 입대해 6·25전쟁 당시 딘 소장이 이끄는 미군 24사단 중에서 34연대 본부중대 1대대에 배속돼 전시 한국땅을 밟았다. 1950년 7월 북한군에 생포되어 1953년 10월 석방될 때까지 39개월 동안 북한에 억류된 전쟁 포로 생활을 했는데, 1950년 7월 20일 보문산 정상에서 북한군과 조우해 포로가 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가 소속된 34연대 1대대는 7월 6일 평택에서 북한군과 한 차례 교전을 벌인 바 있었고 대전전투에서는 유성에서 갑천을 방어하는 임무를 맡았다. 그러나 전차를 앞세워 갑천을 건넌 북한군에 밀려 그의 대대는 7월 20일 새벽 남쪽의 보문산으로 철수했다.

타게트는 회고록 영상에서 "내가 맡은 임무는 무전기가 달린 지프를 타고 산 정상에 올라가 전장에서 발신되는 무전을 받아 다른 곳으로 전달하는 것이었고, 대대장은 우리에게 기기를 지킨 채 무전중계 작업을 계속하고 있으라 명령하고 산에서 내려갔다"고 회상했다.

국방부가 발행한 '한국전쟁사'에서도 34연대 1대대장 아이레스 중령의 보문산 후퇴와 관련해 "아레스 중령은 보문산 정상에서 사방을 관찰한 바 북쪽의 시가지 곳곳에서는 검은 연기가 피어올랐고, 이러한 대대의 상황을 연대에 보고하기 위해 북동쪽으로 내려갔다"고 기록했다. 이를 통해 7월 20일 보문산에 아이레스 대대장을 비롯해 타게트의 무전 업무 부대원들도 함께 있었으며, 대대장이 하산한 후 산 정상에 타게트를 포함해 2명의 미군 부대원만 남았던 상황으로 추정된다.

타게트는 이어 "여러 명의 적들이 우릴 향해 올라와 우리가 한 발을 쏘면 적들은 50발을 쏘아 대적할 수 없는 상태였고, 대대장은 산에서 내려간 뒤 아무 명령이 없었다"라고 회상했다.

당시엔 몰랐겠지만, 연대본부를 찾아 산을 내려가던 대대장은 금산 가는 길에 도착하기 전에 기습을 당해 날이 어두워진 후에야 산을 탈출해 귀환할 수 있었다. 대대장과 동행하던 타임즈 종군기자는 현장에서 사망했다.

타게트는 포로가 되어 북한으로 끌려가는 이른바 죽음의 행진(Death March)를 하게 되는데, 1950년 10월 31일 북한의 만포를 출발해 중강진을 목적지로 하는 190㎞를 걸어서 식량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걸어 행군해 가까스로 살아남은 몇 명 중 하나다.

타게트는 증언하기를 "포로생활은 당신이 생각지 못할 최악이었다. 그들에게 포로라는 것은 없는데 내가 생존한 이유는 내가 조작하던 무선기기 사용법을 알아내기 위해서였다"라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전광석화처럼 뚫린 대전 숙원사업… 멈춘 현안들 속도전
  2. 내일부터 고유가 피해지원금 지급…첫 주는 출생년도 끝자리 요일제 적용
  3. 한밭대 우주국방첨단융합학과, 미래 안보·우주 인재 양성
  4. 출연연 공통행정 반대 목소리 잇달아 "중앙집중 통제 수단 변질"
  5. 한밭수목원 봄 나들이
  1. "부동층 잡아라" 대전교육감 예비후보 세 결집 표심 쟁탈전
  2. [주말 사건사고] 4월 마지막 주말, 화재로 인명·재산피해 잇따라
  3. 다목적실용위성 6호·누리호 5호 발사 앞둔 항우연 가 보니
  4. “아파트 옮겼으니 퇴직금 없다”… 경비노동자 울리는 용역구조
  5. 대전지검 검사 24명 공석 등 검찰 인력유출 심각…기소사건도 2년새 43% 감소

헤드라인 뉴스


“아파트 옮겼으니 퇴직금 없다”… 경비노동자 울리는 용역구조

“아파트 옮겼으니 퇴직금 없다”… 경비노동자 울리는 용역구조

#대전의 한 아파트에서 경비원으로 일하던 60대 A 씨는 지난해 경비용역업체로부터 계약해지 통보를 받고 퇴사했다. 3개월 단위 초단기 계약을 반복해 온 탓에 계약 종료 자체는 어느 정도 예상했지만, 문제는 퇴직금이었다. A 씨는 같은 업체 소속으로 1년 5개월 동안 근무했지만, 업체 측으로부터 퇴직금 지급 대상이 아니라는 답변을 들었다. 업체 요청에 따라 두 곳의 아파트에서 각각 9개월과 6개월간 근무했는데, 업체는 "각 아파트 근무기간이 퇴직금 지급 기준인 1년에 미치지 않는다"는 이유를 댔다. A 씨는 퇴사 이후 한동안 문제를..

이 대통령 "소풍·수학여행도 수업의 일부… 각별히 신경써달라"
이 대통령 "소풍·수학여행도 수업의 일부… 각별히 신경써달라"

이재명 대통령은 28일 "혹시 구더기 생기지 않을까 싶어서 장독을 없애버리면 안 된다"며 초·중·고교의 소풍과 수학여행 기피 현상을 거론했다. 고유가 피해지원금과 관련해선 국민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신청 과정에서 세밀하게 살필 것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주재한 제18회 국무회의 겸 제6차 비상경제점검 회의에서 "공교육 정상화는 학생은 물론 교육의 또 하나의 주체인 교사의 인권과 권위도 보호되는 데에서 출발한다"며 최근 잇따른 교사의 인권과 교육활동 침해 사건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이를 위해서는 과중한 행..

"맛있는거 사먹을거에요" 고유가 피해지원금 신청 시작… 취약계층 발길
"맛있는거 사먹을거에요" 고유가 피해지원금 신청 시작… 취약계층 발길

27일 점심시간을 앞두고 찾은 대전 중구 오류동 행정복지센터. 민원실은 각종 서류를 발급받으려는 시민들로 붐볐지만, 한쪽에 마련된 고유가 피해지원금 신청 창구는 지난해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때와 달리 비교적 한산했다. 긴 대기줄과 혼잡은 보이지 않았고, 조용히 신청을 마치고 돌아가는 시민들만 오갔다. 이날 창구에서 신청을 마친 차상위계층 오 모(70) 씨 얼굴에는 옅은 미소가 번졌다. 오 씨는 지원금으로 무엇을 할 생각이냐는 물음에 "우리 같은 영세한 사람들은 이럴 때 한번 기분 내는 거지"라면서 "지인들과 맛있는 걸 사 먹을 계..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고유가 피해지원금 취약계층부터 지급 시작 고유가 피해지원금 취약계층부터 지급 시작

  • ‘3칸 굴절차량’ 실제 도로주행도 무난히 통과 ‘3칸 굴절차량’ 실제 도로주행도 무난히 통과

  • ‘초단기 계약, 임금 꼼수’…아파트경비원 처우 개선 촉구 ‘초단기 계약, 임금 꼼수’…아파트경비원 처우 개선 촉구

  • 한밭수목원 봄 나들이 한밭수목원 봄 나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