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의회 후반기 의장 선출 과정에서 드러난 '대전 국민의힘'의 현주소?

  • 정치/행정
  • 대전

대전시의회 후반기 의장 선출 과정에서 드러난 '대전 국민의힘'의 현주소?

시의원들이 걷어찬 당 위상과 권위, 바닥으로 추락
당 차원의 구속력 기능 상실과 영향력 미비도 증명
22대 총선 이후 구심점 없는 조직 체계도 시험대로

  • 승인 2024-07-11 16:57
  • 수정 2024-11-14 11:34
  • 신문게재 2024-07-12 4면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alalalal
국민의힘 대전시당. [출처=중도일보 DB]
대전시의회 9대 후반기 의장 선출 과정은 대전 국민의힘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내보이고 있다.

당의 권위와 대외적 이미지가 소속 시의원들의 마이웨이 행보에 바닥으로 추락했고, 22대 총선 이후 구심점 없이 각자도생하는 리더십 진공상태의 당 현실이 여실히 드러났다는 얘기다. 이번 원구성 사태를 계기로 떨어진 당의 위상과 권위를 세우기 위한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시급해 보인다.



파행을 겪던 대전시의회 9대 후반기 의장 선출은 마무리됐지만, 대전 국민의힘 분위기는 처참하다. 당론을 전면 위배하는 상황이 소속 시의원들으로부터 발생했고, 이 과정을 무기력하게 지켜볼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특히 당의 권위를 상징하는 윤리위원회의 위상 추락은 뼈아프다. 대전시당이 이례적으로 윤리위원회를 즉각 가동해 당론 준수와 원활한 원구성을 압박했으나, 어떤 구속력이나 영향력을 미치지 못한 게 사실이다.

오히려 선거 결과는 당론과 더 멀어졌다. 당내 경선에서 승리했던 김선광 의원 측 당론파는 결국 흩어져 일부가 조원휘 의원에게 지지를 보냈다. 조 의원은 박주화 의원과의 결선투표에서 15표를 얻어 의장으로 선출됐다. 부의장 선거도 국민의힘 입장에선 이변이었다. 더불어민주당 송대윤 의원이 제1부의장에 당선된 것이다.



국민의힘 모 인사는 "타당 부의장 후보에게 과반의 지지를 보낸 건 국민의힘 의원으로서 정당 소속감을 갖고 있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의회 자율성을 최대한 존중하고 민주당과의 협치를 고려하더라도 국민의힘이 다수인 의회 구조상 우리로선 송대윤 의원을 제1부의장이 아닌 제2부의장으로 선출하는 게 맞다"고 했다.

당내에선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절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정당 소속감이 결여된 일부 시의원들의 당론 위배와 단체행동도 문제지만, 이를 구속하고 억제할 기능이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원만한 원구성이 필요하단 원론적 입장만 되풀이했을 뿐 책임자라 할 수 있는 시당위원장이나 당협위원장들의 역할은 사실상 전무했다. 외려 이번 후반기 의장 선출을 자신들의 헤게모니 경쟁 대리전으로 활용한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당장 떨어진 당의 위상과 권위를 살리는 일이 급선무지만, 이것도 쉽지만은 않다. 윤리위원회의 징계가 의원들에게 별다른 경각심을 주지 못하는 데다, 국회의원 한 명 없는 원외 체제가 갖는 현실적인 한계도 명확하다. 22대 총선 참패에 따른 조직 재건과 2년 뒤 지방선거 대비 차원에서도 소속 시의원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한 상황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안 그래도 팽배한 당내의 무기력증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자조 섞인 우려마저 나온다.

국민의힘 또 다른 인사는 "결국 시의원들도 당과는 상관없이 각자도생이라는 현실을 이번 의장 선출 과정에서 너무나도 잘 보여줬다"며 "지방의회의 원구성 자율성은 당연히 보장되어야 하지만, 그 틀 안에서 당내 경선과 합의가 있었고 정당의 울타리 안에서 이를 따라야 함에도 그에 반하는 행동이 나타난 것이 이번 사태의 본질이다. 근본적인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송익준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애터미 '사랑의 김장 나눔'… "3300kg에 정성 듬뿍 담았어요"
  2. 대전 불꽃쇼 기간 도로 통제 안내
  3. "철도 폐선은 곧 지역소멸, 대전서도 관심을" 일본 와카사철도 임원 찾아
  4. 전기차단·절연 없이 서두른 작업에 국정자원 화재…원장 등 10명 입건
  5. 30일 불꽃쇼 엑스포로 차량 전면통제
  1. <인사>대전시
  2. 충남대-대전시 등 10개 기관, ‘반려동물 산업 인재 양성 업무협약’
  3. 대전시 제2기 지방시대위원회 출범
  4. 대전시, 반려동물산업 육성에 힘쏟는다
  5. 김태흠 충남지사, 천안아산 돔구장 건립 필요성·추진 의지 거듭 강조

헤드라인 뉴스


李정부 `공무원 복종의무` 삭제추진에 대전 관가 설왕설래

李정부 '공무원 복종의무' 삭제추진에 대전 관가 설왕설래

이재명 정부가 국가공무원법상 '공무원의 복종 의무'를 삭제하는 개정안을 입법예고 한 것을 둘러싸고 지역 관가에서 설왕설래가 뜨겁다. 일선 현장에선 76년 만에 독소조항 폐지 기대감으로 공정하고 투명한 공직 문화 정착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 속에 환영기류가 우세하다. 하지만, 지방자치단체장 일각에선 개정안 국회 통과 때 자칫 지휘체계가 휘청이면서 오히려 주민 불편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26일 대전 지역 공직사회에 따르면 인사혁신처가 전날 입법 예고한 국가공무원법 상의 '공무원의 복종 의무'를 삭제하는 개정안을 둘..

이번엔 반려동물 간식… 바이오 효소 들어간 꿈돌이 닥터몽몽 출시
이번엔 반려동물 간식… 바이오 효소 들어간 꿈돌이 닥터몽몽 출시

대전시는 26일 시청 응접실에서 대전관광공사, ㈜인섹트바이오텍과 함께 '꿈돌이 닥터몽몽' 출시를 위한 공동브랜딩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캐릭터 중심의 제품을 넘어 지역 재료·스토리·생산기반을 더 촘촘히 담아야 한다는 취지로 대전의 과학·바이오 정체성을 상품에 직접 반영하려는 시도다. 이번에 출시 준비 중인 '꿈돌이 닥터몽몽'은 인섹트바이오텍의 연구 포트폴리오로 알려진 자연 유래 단백질분해효소(아라자임) 등 바이오 효소 기술을 반려동물 간식 제조공정 단계에 적용해 기호성과 식감 등 기본 품질을 고도화한 것이 특징이다. 인섹..

안전상식 겨룬 초등생들의 한판…공주 대표 퀴즈왕 탄생
안전상식 겨룬 초등생들의 한판…공주 대표 퀴즈왕 탄생

열띤 경쟁 속에서 펼쳐진 공주시 어린이 안전골든벨이 성황리에 마무리했다. 25일 공주환경성건강센터에서 공주시와 중도일보가 주최·주관한 '2025 공주 어린이 안전골든벨'이 열렸다. 이날 행사는 안전에 취약한 어린이들이 안전 상식을 재밌는 퀴즈로 풀며 다양한 안전사고 유형을 학습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74명의 공주지역 초등학생들이 대회에 참가해 골든벨을 향한 치열한 접전을 펼쳤다. 본 대회에 앞서 심폐소생술 교육이 먼저 진행되자 학생들은 교사의 시범을 따라가며 "이렇게 하는 거 맞나요?"라고 묻거나 친구에게 압박 리듬을 맞춰보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구세군 자선냄비 모금 채비 ‘완료’ 구세군 자선냄비 모금 채비 ‘완료’

  • 가을비와 바람에 떨어진 낙엽 가을비와 바람에 떨어진 낙엽

  •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행복한 시간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행복한 시간

  • 대전시의회 방문한 호치민시 인민회의 대표단 대전시의회 방문한 호치민시 인민회의 대표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