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73-화합시대] 'MZ세대 vs 꼰대' 세대 갈등… 상생과 협력 위해 소통·인식개선 노력 필요

[창간73-화합시대] 'MZ세대 vs 꼰대' 세대 갈등… 상생과 협력 위해 소통·인식개선 노력 필요

'안세영 발언' 논란서도 드러난 세대 갈등
청년의 절반가량은 "차별받고 있다" 인식
"야근 vs 칼퇴"… 직장내 세대차·갈등 뚜렷
정부·지자체·기업 등 세대 상생 노력 활발

  • 승인 2024-09-01 12:00
  • 신문게재 2024-09-02 6면
  • 현옥란 기자현옥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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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같은 시기를 살면서 유사한 가치관을 형성한 비슷한 연령대의 집단을 가르키는 '세대(世代)'는 인류가 존재하면서부터 늘 존재해왔다. 동일 세대 간에는 동질감을, 서로 다른 세대와는 이질감을 가지며 이로 인한 세대 간 갈등 역시 불가피하다.

인간은 갈등의 존재이기에 인간사회에서 발생하는 갈등은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과거에는 갈등을 폭력과 파괴를 유발하는 부정적인 것으로 보고 회피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했다. 그러나 현대에는 갈등 기능론적 인식이 대두되면서, 갈등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졌다. 갈등이 잘 해결되면 사회발전의 원동력이자 사회정치적 발전에 긍정적 기여를 하는 기폭제가 된다는 것. 바로 이점이 사회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발전을 위해 서로 다른 세대를 이해하고 갈등을 조정·관리해 통합과 상생으로 나아가는 방안을 고민해야 하는 이유다. <편집자 주>

입장 밝히는 안세영<YONHAP NO-4600>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안세영이 8월 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꼰대 vs 이기적" 세대 갈등 보여준 '안세영 사태'

"꼰대들이 설치는 체육단체, 선수들이 불쌍하다", "구시대적 꼰대 발상", "팀을 중시하는 스포츠에서 특정 개인만 내세우는 이기적인 모습", "표현방식이 서투르고 적절하지 않다"….



2024 파리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안세영 선수가 대한배트민턴협회의 선수 부상 관리, 훈련 지원, 의사결정 체계 등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는 '작심 발언'을 하면서 이에 대한 찬반논란이 거세다.

이에 더해 안 선수가 중학교 3학년 때부터 7년 내내 대표팀 선배들의 빨래, 청소 등 잡일을 도맡아온 것까지 알려져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를 비난하는 누리꾼들의 성토가 연일 이어지고 세대 간 갈등으로까지 비화되는 모양새다.

논란이 커지자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가 진상조사에 나섰다. 대한배드민턴협회도 자체 조사를 추진하고 있다. 물론 문제가 불거지지 않도록 사전에 소통과 조정이 이뤄졌더라면 더할 나위 없었겠지만 이미 불거진 갈등을 해결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하기 위한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은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긍정적인 부분이다.

불공정2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사회통합 실태진단 및 대응방안(Ⅹ)-공정성과 갈등 인식' 보고서 내용 중 갈무리.
▲국민 65.1% "우리 사회 불공정"… 청년 절반 "차별받고 있다" 인식

우리 국민 3명 중 2명은 한국 사회가 불공정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특히 사법과 행정 시스템의 공정성에 대한 불신이 컸다. 특히 청년의 절반가량은 한국 사회에서 차별받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올해 2월 발표한 '사회통합 실태진단 및 대응방안(Ⅹ)-공정성과 갈등 인식' 보고서에 실린 내용이다.

보사연이 지난해 19~75세 남녀 3950명을 대상으로 면접조사를 한 결과 국민 65.1%가 한국 사회가 공정하지 않다고 응답했다. '공정한 편이다'라는 응답은 34.9%에 그쳤다.

영역별로 보면 사법·행정 시스템(56.7%), 기업 성과 평가 및 승진 심사(57.4%), 신입사원 채용(43.4%), 대학입시(27.4%) 등 순으로 불공정하다고 느꼈다. 사회적 불공정이 발생하는 원인으로 '기득권의 부정부패'(37.8%), '지나친 경쟁 시스템'(26.6%), '공정한 평가 체계의 미비'(15.0%), '공정에 대한 사람들의 낮은 인식'(13.0%), '계층이동 제한과 불평등 증가'(7.6%) 등을 꼽았다.

청년의 절반에 가까운 46.5%는 한국 사회에서 차별받고 있다고 응답했으며, 청년 세대 내에서 남녀 갈등(52.6%), 계층 갈등(55.4%), 정치적 이념 갈등(50.8%)이 심각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65.6%는 이런 갈등이 언론, 정당, 기성세대 등 특정 집단에 의해 부추겨지고 있다고 여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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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팀장은 야근각? 막내는 칼퇴각?'… 직장 내 동상이몽 세대갈등

세대 차이와 갈등이 확연하게 드러나는 곳이 바로 '일터'다. 직장 내에서 중장년은 상명하복의 수직적 위계를 중시하고, 청년 세대와의 불통, 개인의 성장보다 조직의 발전을 중시하는 기업문화를 경험한 세대인 반면, 'MZ세대'로 구분되는 청년 세대는 소통과 수평적 조직문화,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등 양 세대 간 가치관이 뚜렷하게 구분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2020년에 조사한 '직장 내 세대 갈등 실태와 해법을 분석한 보고서(30개 기업 약 1만3000명 대상)'를 보면, 직장인 63.9%가 세대차이를 느끼고 있다고 응답했다. 연령별로는 20·30대의 체감도는 각 52.9%, 62.7%인 반면, 40·50대는 각 69.4%, 67.3%로 윗세대로 갈수록 세대차이를 크게 느끼고 있었다.

또한 '성과를 위해 야근은 어쩔 수 없다'는 항목에 40·50대는 긍정응답이 각 35.5%, 42.8%였다. 반면 20·30대는 26.9%, 27.2%만이 긍정해 큰 차이를 보였다. '의무 중심'으로 생각하는 윗세대는 맡겨진 일을 우선하는 반면, '권리 중심'으로 생각하는 아랫세대는 근로계약서상 근무시간을 중요시하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직장 내 세대갈등의 표면적 원인으로 '세대 변화'를 꼽았다. 1980년대 이후에 출생한 밀레니얼세대가 사회에 진출해 지금의 2030세대를 형성하면서 집단주의 성향이 약해지고 개인주의 성향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실제 이번 실태조사에서도 2030세대는 '조직이 성장해야 내가 있다'거나 '조직을 위해 개인을 희생할 수 있다'는 항목에 '동의한다'는 응답이 4050세대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이러한 세대별 성향 차이로 인해 윗세대는 2030을 '요즘 애들'로 보게 되고, 아랫세대가 볼 때 4050은 '꼰대'로 비춰지면서 갈등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상생사업-정부
한국고용정보원 '세대 상생을 통한 청년 일자리 연구: 한일 사례를 중심으로' 보고서 내용 갈무리.
▲갈등보다 상생으로, 정부·지자체·기업 등 노력 활발

서로 함께 산다는 '상생(相生)'은 한자 의미에서처럼 상대와 함께 어우러지고 서로가 시너지를 창출한다는 뜻을 지닌 말이다. 서로 돕는다는 '협력', '협업'을 뜻하기도 한다.

고용환경에서 청년과 중장년 세대의 특성과 강점, 연륜을 반영해 기존과 다른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일자리를 만들고, 갈등 없이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한 시도는 정부, 지자체, 유관기관, 기업 등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이 올해 8월 발표한 '세대 상생을 통한 청년 일자리 연구: 한일 사례를 중심으로'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가 지원하는 세대 상생일자리 관련 정책사업은 <표-1>에서와 같이 총 20개다. 이들 사업 대다수는 주로 청년 취·창업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중장년의 멘토링을 내용으로 하는 것이다. 이외에 정년 고용을 활성화하고, 이들의 고용 유지를 위한 조직문화 개선 지원사업도 운영되고 있다.

상생사업-지자체
한국고용정보원 '세대 상생을 통한 청년 일자리 연구: 한일 사례를 중심으로' 보고서 내용 갈무리.
전국의 여러 지자체들도 비슷한 사업들을 운영한 사례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서울시 은평구는 청년·중장년 동시고용을 지원한 '세대결합형 일자리 사업'을 운영했으며, 2017년 충남 아산시는 은퇴 예정자가 있는 기업이 청년을 고용하는 경우 고용보조금을 지급하고, 은퇴 예정자에게는 은퇴설계를 지원하는 '베이비부머 세대 및 청년세대 상생 일자리 창출 지원사업'을 운영하기도 했다.

상생사업-기업
한국고용정보원 '세대 상생을 통한 청년 일자리 연구: 한일 사례를 중심으로' 보고서 내용 갈무리.
기업들도 조직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소통채널 다각화, 직무 멘토링, 직급호칭 폐지, 유연근무제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최근 민간 및 공공기관 등 여러 곳에서 리버스 멘토링(revers mentoring)을 통해 멘토인 청년세대의 트렌드와 관심사, 경험을 중장년 멘티와 교감해 기업운영과 제품아이디어로 이어지도록 하는 노력도 활발하다.

조사에 참여한 기업과 전문가들은 세대 상생의 과정에서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소통'의 문제를 꼽았다. 세대 간 소통을 지원하는 노력은 비단 일자리 차원이 아니라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가장 중요하고 필수적인 요소다. 세대 간의 이해와 공감을 도모하고 갈등을 해결해 조직과 개인의 성장을 이끄는 '상생의 길'에, 소통의 기회가 충분하게 주어지는 것은 좋은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현옥란 기자 seven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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