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재진 인터넷신문윤리위원회 위원장

  • 사람들
  • 뉴스

[인터뷰]이재진 인터넷신문윤리위원회 위원장

<품격 저널리즘과 언론윤리> 발간
언론의 위기 대응책으로 품격저널리즘 실천 제안하다
언론윤리와 관련…학술서이자 지침서
"신뢰도 악화와 가짜뉴스 범람이 핵심"
언론 존재의 가치·의미 살리는 길 될 것

  • 승인 2024-09-18 00:46
  • 한성일 기자한성일 기자
다운로드
이재진 인터넷신문윤리위원회 위원장(한양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이 책은 지난 27년간 제가 언론법과 윤리를 연구하고 강의하면서 쌓아온 종합적이고 총괄적인 지식의 한 축입니다. 언론윤리와 관련해서는 처음 나오는 본격적인 학술서이자 실질적인 지침서인데 제가 이 책을 쓰게 된 직접적인 동기는 오래 지속되어 온 우리나라 언론의 위기를 목도하면서부터입니다.”

이재진 인터넷신문윤리위원회 위원장(한양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이 <품격 저널리즘과 언론윤리(Quality Journalism and Media Ethics)>를 발간한 뒤 이렇게 말했다.

이재진 위원장은 “제가 2013년에 <미디어윤리>라는 소책자들을 집필했지만 그것이 언론윤리와 관련된 다양한 개념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둔 것이라면 이 책은 그야말로 건강한 저널리즘 생태계를 회복하기 위해 꼭 필요하다고 판단한 학문적 고민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는 “저는 꽤 오래 전부터 이런 책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해왔다”며 “그만큼 비교적 오랫동안 언론윤리법제 영역에서만 연구를 계속해 왔고, 학부와 대학원, 언론진흥재단 등에서 예비언론인들 또는 수습기자들을 대상으로 언론윤리교육에도 참여하면서, 가능한 한 빨리 현재의 우리나라 저널리즘 생태계가 건강하게 회복하도록 하는데 현실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학술서를 쓰고자 했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실제로 우리나라 언론은 위기를 맞고 있는데 언론이 스스로 위기를 초래한 면도 없지 않고, 이러한 위기는 디지털 시대에 들어 더욱 고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위원장은 이러한 원인에 대해 “무엇보다 언론의 '신뢰도 약화'와 '가짜뉴스의 범람'이 그 핵심”이라며 “우리나라에는 언론이라는 딱지가 붙은 미디어가 너무 많아서 우리나라 저널리즘 생태계가 황폐화되고 있다는 말도 들린다”고 말했다. 또 “ '위기'라는 말은 아주 오래전부터 쓰여 온 말이라서 오히려 위기감이 반감되는 느낌도 있다”며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진짜 '위기'는 바로 현재의 위기 상황을 어쩔 수 없는 상황으로 받아들이고 위기를 적극적으로 타개해 나가려는 노력이나 태도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즉, “위기를 공감하면서도 위기를 벗어나려는 노력보다는 현재의 자리를 지키려는 정도에 머물려고 하고 있는 태도가 정말 위기”라며 “그러다 보니 언론의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자 하는 다양한 사회적 논의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상황은 나아지지 못하고 더욱 악화되고 있는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이처럼 상황이 호전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이 책에서는 이에 대한 부분적인, 그러나 핵심적인 해답을 제공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저는 이 책에서 언론이 현재의 위기를 초래한 원인과 이유를 살피고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품격 저널리즘(Quality Journalism)의 실천을 제안했다”며 “품격 있는 저널리즘의 실천을 통해 추락한 언론의 신뢰도를 회복하고 아직도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기레기' 멸칭을 떼어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전했다.

49877722619.20240822070944
이 위원장은 “언론계의 위기는 사회 구조 변화나 정보기술(IT)의 발전으로 언론 수용자들이 인식하는 언론사의 신뢰도나 중요성이 하락한 것과 관련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인터넷 매체가 급증해 미디어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뉴스 콘텐츠가 질적 하락을 겪었고 부정확한 정보나 의도적으로 왜곡한 정보 등이 확산하면서 언론의 신뢰도와 품격이 함께 훼손됐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비판 보도의 대상이 된 고위 공직자나 정치인이 해당 보도를 '가짜 뉴스'라고 매도하며 공격하거나 언론인이 보도 윤리를 제대로 준수하지 않는 것도 위기를 가속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언론계가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하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위기를 돌파하려면 유튜브나 숏폼이 제공하는 자극적이거나 흥미가 중심이 된 콘텐츠와는 차별점이 있고 신뢰할 수 있는 기사를 공급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향후 미디어는 품격 있는 언론사와 그렇지 않은 매체로 구분될 것이고, 품격을 상실한 매체는 언론사로서 생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품격 있는 저널리즘은 사실성, 독립성, 공정성, 다양성, 공익을 위한 투명성 등을 핵심 가치로 삼고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려는 언론 활동”이라고 규정했다. 또 “품격 있는 저널리즘을 구현하기 위한 방안 가운데 신뢰할만한 취재원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취재원의 전문성도 중요하지만, 특정 취재원이 언론에 자주 노출되는 경우 그가 언론사를 자기 생각을 전파하는 중개자로 삼으려는 의도를 지니게 될 수 있으니 다양한 취재원을 활용하라”고 제안했다. 아울러 “익명의 취재원이 제공한 정보에 빈번하게 의존하지 말고 복수의 취재원을 통해 정보를 파악하라”고 조언했다.

이 위원장은 “품격 저널리즘은 현재의 저널리즘 수준을 1~2단계 더 높이는 작업을 의미한다”며 “ 즉, 어느 정도 이상의 수준을 갖춘 기사를 만드는 작업을 총칭하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여기서 '품격'은 기존 저널리즘의 속성을 고려해 △사실성 △독립성 △공정성 △다양성 △투명성 △공익을 위한 책임성 등과 같은 핵심 가치를 포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언론의 황폐화를 가져오는 '옐로우 저널리즘'의 역사적 배경과 관련해 “옐로우 저널리즘은 흔히 황색 저널리즘이라고 하는데 독자의 시선을 끌기 위해 인간의 불건전한 감정을 자극하는 △범죄 △괴기 사건 △성적 추문 등을 선정적으로 보도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공영방송을 뺀 거의 모든 언론이 광고를 수익모델로 하고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언론들이 생존을 이어가고 있어서 '공유지의 비극' 딜레마가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기사를 작성하는 것도 한두 번이지 그걸 무기 삼아 계속해서 광고를 요청하는 언론은 강력한 저항에 봉착할 수 있다"며 "언론은 유사 언론 또는 유튜브, 숏폼 동영상과는 차별적이고 유익한 것으로 믿을 만한 기사로 승부를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품격 있는 저널리즘의 실천을 통해 추락한 언론의 신뢰도를 회복하고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기레기' 멸칭을 떼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품격 저널리즘은 지금의 한국 언론이 지향해야 할 목표이자 유일한 선택지라고 할 수 있다"며 "현재 한국 언론이 안고 있는 신뢰성 문제 해결을 위한 유일한 해결책일 뿐 아니라 향후 언론의 존재의 가치와 의미를 살리는 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재진 위원장은 한양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로, 저널리즘과 언론법제, 윤리, 정책 강의와 연구를 하고 있다. 서울대학교에서 언론정보학 학사 및 석사, 미국 아이오아대에서 석사, 미국 서던일리노이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인터넷신문윤리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한국언론법학회 고문, 등재지〈미디어와 인격권〉 편집위원장, 인터넷선거보도심의위원회 위원, SBS 시청자위원회 위원과 기획위원을 맡고 있다. 아울러 한국언론학회장(제45대), 한국언론법학회장(제9대), 언론중재위원,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 EBS 경영평가위원, 조선일보 독자위원회 위원, 한양대학교 입학처장을 지냈다. 2023년 한국언론법학회 논문우수게재상, 2009년 한국언론법학회 철우언론법상, 2006년 한국방송학회 학술상(저술), 2000년 한국언론학회 우당신진학자상을 수상했고, 우수학술도서에 네 차례 선정됐다. 한양대학교 연구우수교수와 강의우수교수로 선정됐다. 세계인명사전 Marquis Who's Who in the World에 2013~2020년 연속 등재되었다. 대표 저술로 『International Libel and Privacy Handbook』(2024), 『언론법학자의 생애와 사상』(2021), 『혐오와 모욕 사이』(2020), 『Beyond Fear and Hate』(2019), 『언론과 공인』(2018) 등 30여 편의 단독 저서와 공동 저서와 북챕터가 있다. 또「Truths and Tales」(2024) 등 120여 편의 등재학술지 이상 논문이 있다.


한성일 기자 hansung007@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트램 또 지연되나…8개월째 호남선 비개착공사 시공사 선정 난항
  2. 한성숙 국무총리, 청도 운문댐 방문
  3. 당진시 파견 충남 공무원, 농가보조금 약 12억 원 횡령…충남도, "엄정 조치할 것"
  4. 대전시 충남도 공공기관 2차이전 정주여건 확보 시급
  5. 대전시 감사위 ‘트램 개통 지연’ 감사 착수
  1. 서산 사과농업 '스마트 전환' 본격화, 48억 투입해 미래형 과수원 만든다
  2. 국가재정범죄 수사 대전중수청으로… 관세·국세 수사 전문인력 주목
  3. 국립대 '등록금 0원' 검토… 대전 대학가 셈법 복잡
  4. [주말사건사고] 폭염 속 대전·충남서 아파트 화재·정전 잇따라…주민 대피·불편
  5. 충청권 의대 7곳 신입생 10명 중 7명 ‘지역선발’… 대전도 69.7%

헤드라인 뉴스


교실 밖에서도 수능시계는 간다… 마지막 선택형 수능 D-100

교실 밖에서도 수능시계는 간다… 마지막 선택형 수능 D-100

202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D-100을 하루 앞둔 10일 대전의 한 스터디카페. 고3 수험생 강민주(19) 양은 태블릿PC로 온라인 강의를 들은 뒤 오답노트를 펼쳐 부족한 부분을 다시 확인했다. 지난주까지 학교에서 방학 중 자율학습에 참여했던 강 양은 이번 주엔 도서관과 스터디카페를 오가며 수능 준비를 이어가고 있다. 인강으로 개념 이해가 부족한 단원을 다시 공부하고 필요한 과목은 단과강좌를 들으며 자신에게 맞춘 학습계획을 소화한다. 강 양은 "밖은 폭염이라는데 우리는 더위를 느낄 새도 없다"며 "남은 기간에는 모의평가에..

대전시 감사위 ‘트램 개통 지연’ 감사 착수
대전시 감사위 ‘트램 개통 지연’ 감사 착수

대전시 감사위원회가 막대한 사업비 부담과 개통 지연에 시민 불편을 초래한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사업에 대해 전격 감사에 착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인수위 점검 과정에서 민선 8기 트램 사업 지연 및 사업비 은폐 의혹에 이어 최근 일부 공구 시공사 선정 지연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그간 사업 추진 전반이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중도일보 2026년 8월 10일 자 1면 보도> 감사 결과에 따라선 트램 사업이 지연된 원인을 규명하는 과정 속 공직사회 일각의 책임추궁 등 후폭풍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10일 중도일보 취재 결과 최근..

대전 선도지구 공모 탈락 구역들, 2차 공모 준비 `분주`
대전 선도지구 공모 탈락 구역들, 2차 공모 준비 '분주'

대전 노후계획도시 정비 선도지구 1차 선정 이후 탈락한 구역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올해 10월 또는 11월 전반적인 선정 방식 등이 발표될 예정인 가운데 탈락구역 대부분은 1차 탈락 원인 분석과 동시에 주민대표단 구성을 위한 사전 작업에 나서는 등 재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10일 대전시와 정비업계 등에 따르면 대전 선도지구 1차 선정에 도전한 구역은 1구역(상록수·상아·초원·강변) 3899세대과 7구역(향촌·파랑새) 2056세대, 8구역(은초롱·꿈나무·샘머리1·샘머리2·둥지) 5440세대, 9구역(수정타운) 2010세대, 11구역..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에어컨 파워냉방으로 틀었음’ ‘에어컨 파워냉방으로 틀었음’

  • 광복절 앞 태극기 나눔 광복절 앞 태극기 나눔

  • 쓰레기와 악취에 몸살 앓는 으능정이거리 쓰레기와 악취에 몸살 앓는 으능정이거리

  • 도심 속 시원한 물놀이 도심 속 시원한 물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