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제2 독립기념관' 추진, 분열 조장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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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제2 독립기념관' 추진, 분열 조장 우려

  • 승인 2024-10-01 13:45
  • 수정 2024-10-02 10:52
  • 신문게재 2024-10-02 19면
정부가 느닷없이 '국내 민족독립운동기념관'(가칭) 건립을 추진하고 나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국가보훈부는 내년 광복 80주년을 계기로 천안 독립기념관과는 별도로 서울에 기념관 건립 계획을 밝혔다. 국내에서 일어난 교육·문화·계몽 및 학생운동 등 다양한 독립운동 콘텐츠를 담은 기념관을 245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2027년까지 건립하겠다고 밝히자, 천안 독립기념관의 설립 취지 훼손 등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제2 독립기념관'으로 불릴만한 새 기념관 추진 소식에 지역민은 어리둥절해 하고 있다. 전 국민 성금으로 1987년 개관해 37년간 독립운동과 겨레의 성지로 자리 잡은 멀쩡한 천안 독립기념관을 놔두고 기념관을 새로 지을 필요성이 있느냐는 의견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박상돈 천안시장은 긴급 브리핑을 통해 "국민 성금으로 건립된 천안 독립기념관의 대표성과 위상을 약화시키는 것으로 좌시할 수 없다"며 독립기념관 명칭 사용과 건립 계획을 비판했다.

김동연 경기지사도 '경기도립 독립기념관' 건립에 의욕적으로 나섰다. 김 지사가 제대로 된 역사를 만들겠다며 독립기념관 건립 의사를 밝힌 것은 김형석 신임 독립기념관장에 대한 뉴라이트 논란이 불거진 직후인 8월 말이다. 김 지사는 최근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 철회를 요구하며 정부와 각을 세웠던 이종찬 광복회장을 비롯해 김삼웅·한시준 전 독립기념관장과의 오찬 회동을 통해 경기도립 독립기념관 건립에 '의기투합'했다고 한다.

독립운동을 선양하기 위해 기념관을 짓는 계획을 무조건 반대할 수는 없다. 문제는 기능 중복으로 관련법까지 있는 천안 독립기념관의 위상 약화 등 설립 취지를 훼손할 우려가 크다는 점이다. 또한 올해 광복절 경축식이 사상 처음으로 둘로 쪼개져 치러지면서 새로운 독립기념관 건립이 역사·이념 논쟁을 부추겨 국민 분열을 촉발시킬 가능성이 크다. 정쟁과 분열을 유발할 새 독립기념관 건립 시도는 재고하는 것이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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