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어른 싸움에 학생 등 터진다

  • 오피니언
  • 편집국에서

[편집국에서]어른 싸움에 학생 등 터진다

오현민 사회과학부 기자

  • 승인 2024-11-26 16:43
  • 신문게재 2024-11-27 18면
  • 오현민 기자오현민 기자
오현민
오현민 기자.
"임금교섭 승리를 위해. 투쟁!"

전국교육공무직연대회의(이하 교육공무직)의 총파업이 전국적인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교육공무직은 조리사, 행정실무사, 돌봄전담사 등 학생들의 학습 환경과 안전을 책임지는 필수적인 존재다. 그러나 그들의 처우 개선을 둘러싼 논란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12월 6일부터 진행될 총파업은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교육공무직의 강력한 외침으로 해석된다.



교육당국과 수차례 집단교섭에 나섰지만 양측의 의견은 좀처럼 좁혀지 않았고 결국 교섭은 조정 중지로 이어졌다. 이들은 총파업이라는 최악의 수를 앞세워 임금 인상과 직업 안정성 강화, 근로 조건 개선을 촉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교육공무직의 총파업은 노동자들의 정당한 권리 행사지만 교육 현장의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는 이들의 업무가 중단되면서 그 피해는 사회적으로 가장 보호받아야 할 학생들이 떠안게 될 상황이다.



먼저 학교 급식이 중단되면서 학생들의 영향 불균형과 건강 문제를 겪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파업으로 인해 대체 급식을 제공하더라도 간단한 도시락이나 즉석식품으로 대체되면서 영양가는 낮아지고 학생들의 식사 만족도는 떨어진다는 우려다.

돌봄 공백도 마찬가지다. 급식과 마찬가지로 돌봄의 공백이 생기면서 맞벌이 가정의 학생들은 기존에 적응하던 학습 환경을 잃고 방치될 위험에 놓여있다. 예정된 총파업은 단기적으로 학습 환경에 혼란을 초래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교육 불평등을 심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급식과 돌봄이 중단된 상황에서 이에 대응할 여력이 있는 가정과 그렇지 못한 가정 간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이다.

사용자와 노동자의 강대강 싸움을 서둘러 종식하고 학기말 어수선한 분위기를 정돈해야 한다. 내년 확대되는 늘봄학교, 일부 학년을 대상으로 본격 도입될 AI 디지털교과서 등 정작 집중해야 할 부분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학생과 교사를 중심으로 한 교육의 본질적 가치와 장기적 비전이 노동 갈등 이슈에 묻히는 것은 교육계 전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양측의 입장을 모두 들어보면 누구의 잘잘못을 따질 순 없다. 이젠 해마다 비슷한 형태로 반복되는 갈등을 단순히 타협으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교육의 본질적 가치를 재확인하고 학생들의 미래를 위한 장기적 비전을 수립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교육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고 단기적 갈등을 넘어 진정한 혁신과 공정을 이루는 데 집중해야 할 때다.

성숙한 어른으로서 지혜롭게 난관을 헤쳐나가며 학생들에게 귀감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온기 페스티벌" 양산시, 동부 이어 서부 양산서 13일 축제 개최
  2. 천안 불당중 폭탄 설치 신고에 '화들짝'
  3. 롯데백화점 대전점, 성심당 리뉴얼... 백화점 중 최대 규모 베이커리로
  4. '벌써 50% 돌파'…대전 둔산지구 통합 재건축 추진준비위, 동의율 확보 작업 분주
  5. 천안시, 2026년도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사업 참여자 모집
  1. 대전 학교 냉난방 가동 체계 제각각 "중앙통제·가동 시간 제한으로 학습권·근무환경 영향"
  2. [중도초대석]김연숙 심평원 대전충청본부장 “진료비 심사, 의료질 평가...지속가능한 의료 보장”
  3. ‘조진웅 소년범’ 디스패치 기자 고발당해..."소년법, 낙인 없애자는 사회적 합의"
  4. [충남 소상공인 재기지원] 노후 전선·붕괴 직전 천장… 충남경제진흥원 지원 덕에 위기 넘겨
  5. 부산으로 이사가는 해양수산부

헤드라인 뉴스


‘호국영령, 충남 품으로’… 부여국립호국원 건립사업 탄력

‘호국영령, 충남 품으로’… 부여국립호국원 건립사업 탄력

조국을 위해 헌신한 호국영령을 기리고 모시는 ‘부여국립호국원’ 조성사업이 탄력을 받게 됐다. 전국 광역도 중 유일하게 국립호국원이 없었던 설움을 씻어내고 충남에서도 호국영령을 제대로 예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더불어민주당 박수현 의원(충남 공주·부여·청양)은 9일 총사업비 495억원 규모의 부여국립호국원 조성사업을 위한 2026년 타당성 연구용역비 2억원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올해 1월 말 기준 충남 보훈대상자는 3만3479명으로, 참전유공자·제대군인 등을 포함한 향후 국립묘지 안장 수요는 1만8745명으로..

흔들리는 국내 증시에도…충청권 상장기업, 시총 179조 원 돌파
흔들리는 국내 증시에도…충청권 상장기업, 시총 179조 원 돌파

인공지능(AI) 버블 우려와 미국 12월 금리 변동 불확실성으로 국내 증시가 흔들리고 있지만, 충청권 상장사들의 주가는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일반서비스와 제약 업종의 활약이 돋보이면서 한 달 새 충청권 상장법인의 시가총액은 전월 대비 4조 5333억 원 증가했다. 한국거래소 대전혁신성장센터가 9일 발표한 '대전·충청지역 상장사 증시 동향'에 따르면 11월 충청권 상장법인의 시가총액은 179조 446억 원으로 전월(174조 5113억 원) 보다 2.6% 늘었다. 같은 기간 충북 지역의 시총은 2.4%의 하락률을 보였다. 대전..

태안화력발전소 폭발 사고 발생… 2명 중상입고 병원 이송
태안화력발전소 폭발 사고 발생… 2명 중상입고 병원 이송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폭발로 인한 화재가 발생해 2명이 중상을 입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9일 오후 2시 43분께 "태안화력발전소 후문에서 가스폭발로 연기가 많이 나고있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인력 78명과 소방차 등 장비 30대가 현장으로 출동했다. 해당 폭발로 인해 중상을 입은 2명은 병원으로 이송 중이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당국은 현장에 도착한 지 1시간여 만인 오후 3시 49분께 초진을 완료했고 현재 자세한 사고원인을 조사하고 있다.내포=오현민 기자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졸업 축하해’ ‘졸업 축하해’

  • 부산으로 이사가는 해양수산부 부산으로 이사가는 해양수산부

  • 알록달록 뜨개옷 입은 가로수 알록달록 뜨개옷 입은 가로수

  • ‘충남의 마음을 듣다’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충남의 마음을 듣다’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