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人 칼럼] AI, 현대미술의 새로운 동반자인가?

  • 오피니언
  • 문화人 칼럼

[문화人 칼럼] AI, 현대미술의 새로운 동반자인가?

고동환 시각예술 작가

  • 승인 2024-11-27 13:59
  • 신문게재 2024-11-28 19면
  • 김지윤 기자김지윤 기자
고동환
고동환 작가.
요즘 예술가들 사이에서 인공지능(AI)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다. 현대미술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ChatGPT와 같은 생성형 AI는 창작부터 비평, 연구까지 다방면에서 작가들과 대화하고 영향을 미치며 미술의 풍경을 변화시키고 있다.

먼저, AI는 창작의 동반자가 되고 있다. 작가들은 ChatGPT와의 대화 속에서 색다른 주제를 발견하거나, 복잡한 작업 과정을 정리하는 데 도움을 받는 식이다. 그림을 그리거나 조각을 만들 때 AI가 직접 붓을 잡아주는 건 아니지만, 창작의 방향을 잡아주는 나침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예를 들어, AI 아티스트 Refik Anadol의 Machine Hallucinations는 AI 기술로 도시의 건축 데이터와 자연 이미지를 분석하고 이를 역동적이고 초현실적인 디지털 영상으로 시각화한 작품이다. 또한 개념예술가인 Jonas Lund의 The Masters of the Leash, The Fat Cats of the Art world는 AI가 생성해낸 이미지를 인간의 손과 실을 이용한 타피스트리 기법을 통한 평면회화로 재창조하였다. 이처럼 AI는 데이터라는 새로운 재료를 창작에 도입하며, 작가들에게 새로운 방식의 예술 창작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또한, AI는 예술 작품의 비평과 연구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사용된다. 예를 들어, Art Analysis AI는 작품의 색상, 구성, 스타일 등의 데이터를 분석해 작품의 기법적 특징을 정리하거나, 특정 작가의 경향을 통계적으로 해석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그리고 AI는 미술사적 맥락에서 작품을 분류하거나 연관된 역사적 사건과 사조를 분석하여, 연구자나 관객에게 새로운 해석을 제안하기도 한다.

그 뿐만 아니라, AI는 미술의 대중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예술 전시회에서 ChatGPT 같은 AI가 관람객의 질문에 답하고 작품의 배경을 설명해 준다면 어떨까? 런던의 Tate Modern에서는 AI 기반 디지털 가이드를 도입하여 관람객들이 전시 중인 작품에 대해 실시간으로 질문할 수 있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관람객이 작품 앞에서 모바일 디바이스를 통해 "이 작품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또는 "이 작가의 배경은 무엇인가요?"와 같은 질문을 하면, AI가 간결하고 정확한 답변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두바이의 Museum of Future 에서는 AR과 AI를 결합해 관람객들이 작품의 제작 과정이나 배경 스토리를 시각적으로 체험하도록 하였다. 이는 작품 감상의 접근성을 높이고, 관람객의 참여를 극대화한 사례이다. 이러한 예술과 기술의 융합은 현대미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는 동시에, 과학적 상상력을 더한 작품들로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이를 탐구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현재 대전시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대전과학예술비엔날레 <너희가 곧 신임을 모르느냐>"를 들 수 있다. 이 전시는 과학과 예술의 경계를 넘나드는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며, 인간과 비인간, 기술과 창작의 관계를 탐구한다. 최우람, 배성호 작가의 신작은 기술의 비약적 발전 속에서 인간의 가치를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라는 철학적 질문을 던진다.

예술과 과학은 서로 다른 언어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함께 인간의 본질과 가능성을 탐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AI는 이 두 영역이 더 깊이 융합되도록 돕는 도구로서, 창작의 한계를 넘어 새로운 시대의 예술을 여는 열쇠가 되고 있다.

대전시립미술관에서 개최 중인 "대전과학예술비엔날레 <너희가 곧 신임을 모르느냐>는 2024년 10월 25일부터 2025년 2월 2일까지 열리며, 대전시립미술관, 대전창작센터, 공간오십오 등 여러 공간에서 진행되고 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김해 국·공립 산림휴양시설 10월 동시 개장
  2. 경기 광주시, 환승부터 역동 개발까지 살핀다
  3. 해외 증권사 사칭해 현금·골드바 15억 가로챈 일당 검거
  4. 대전 가장교 시멘트 떨어짐 현상…시민들 안전 ‘위협’
  5. 대전중수청 '대전 이전' 속도… 행안부 차관 "내년 설계비 반영" 확답
  1. 최저 건보료 2만원 넘는데… 대전시 지원 기준은 18년째 ‘1만원’
  2. 충청권 성장엔진 이달 말 윤곽…반도체·방산·바이오 담길까
  3. ‘무궁화 축제에서 나라사랑 의미 되새겨요’
  4. 전기톱 들고 경찰과 대치한 20대… 특공대 투입해 제압
  5. 해외수출 앞둔 트위니 천영석 대표 "기술만큼 시장의 수요를 파악하는 게 핵심"

헤드라인 뉴스


행정수도 완성의 중대 분수령… 특별법 연내 제정 총력전 돌입

행정수도 완성의 중대 분수령… 특별법 연내 제정 총력전 돌입

세종시의 행정수도 완성을 위한 범국민적 연대 조직이 13일 공식 출범하며, 특별법 연내 제정을 향한 본격적인 행보가 시작됐다. 행정수도특별법 제정을 위한 범국민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 9시부터 11시 30분까지 세종시청 여민실에서 창립대회와 출정식을 개최하고, 국가균형발전의 새로운 역사적 출발점을 알렸다. 이번 대책위 출범은 과거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 이후 오랜 기간 지속돼 온 소모적인 논란을 종식하고, 세종시를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행정수도로 법제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조상호 세종시장은 "행정수도 완성이 수도권 일극체제와 지방소멸..

[기획] 문화를 행정수도 핵심 산업으로… 시설 정체성 살리고 특화해야
[기획] 문화를 행정수도 핵심 산업으로… 시설 정체성 살리고 특화해야

'문화예술 도시 세종'을 향한 청사진은 화려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지역 예술 꿈나무들은 설 무대를 찾지 못해 인근 타 도시로 향하고, 시민들은 문화공연을 즐길 시설이 부족해 문화 향유에 목말라 있다. 여기에 재정난으로 주요 문화시설 건립까지 지연되면서, 세종의 문화예술 인프라가 도시의 성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종은 언제쯤 행정수도를 넘어 시민 누구나 문화를 누리고 예술가가 지역에서 꿈을 펼칠 수 있는 도시로 나아갈 수 있을까. 세종 문화예술 인프라의 현주소와 과제를 3차례에 걸쳐 들여다본다. <편..

대전 당정, 공공기관 유치·CTX 조기 착공 힘 모은다
대전 당정, 공공기관 유치·CTX 조기 착공 힘 모은다

대전시와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이 2차 공공기관 이전과 충청권 광역급행철도(CTX) 조기 착공 등 지역 현안 해결과 내년도 국비 확보를 위해 공조에 나섰다. 특히 올 하반기 이전기관과 지역 선정 등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이전 로드맵 발표가 예정된 만큼 전략적인 공공기관 유치에 당정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13일 대전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옛 충남도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당정협의회에는 허태정 대전시장과 장종태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위원장, 박범계·조승래·장철민·박용갑·박정현·황정아 국회의원, 대전시와 시당 관계자 등 60여 명이 참석했..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자동차 불법 튜닝 안됩니다’ ‘자동차 불법 튜닝 안됩니다’

  • 대전시-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 당정협의회 대전시-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 당정협의회

  • 대전 가장교 시멘트 떨어짐 현상…시민들 안전 ‘위협’ 대전 가장교 시멘트 떨어짐 현상…시민들 안전 ‘위협’

  • ‘무궁화 축제에서 나라사랑 의미 되새겨요’ ‘무궁화 축제에서 나라사랑 의미 되새겨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