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톡] 수화로 지휘하는 오케스트라 지휘자,박인석

  • 오피니언
  • 여론광장

[문화 톡] 수화로 지휘하는 오케스트라 지휘자,박인석

김용복/평론가

  • 승인 2024-11-28 10:34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내가 빠지지 않고 가는 음악회가 있다.

박인석 지휘자가 이끄는 'K-뮤직 필하모닉' 단원들이 공연하는 '나라수호 영웅 추모음악회'로 시작을 애국가로 장식하기 때문이다.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가 울려 퍼질 때 그렇게 맘이 편안할 수가 없다. 하느님께서 보우하시는 우리나라에 살고 있다는 것이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연이 이어지는 2시간 내내 편안하고 행복한 마음으로 감상할 수 있었다.

K-뮤직 필하모닉은 국내 유일한 한국음악전문 오케스트라로서 문화예술발전에 선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수준높은 연주활동과 진취적인 공연을 위하여 2024년 11월 25일 자로 특허청으로부터 명칭에 대한 상표등록(등록번호:제40-2280473호)을 취득하였다.



온몸으로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그의 모습은 가히 환상적이다. 머리칼 하나하나까지 비트를 연출한다.

무대에 서면 그는 마치 신들린 사람처럼 관현악의 가락 속에 파묻혀 음악과 하나가 된다. 나비처럼 춤을 추다가도, 팔딱팔딱 뛰기도 하며, 손으로 지휘하는 것이 아니라 몸 전체로 지휘하기 때문이다. 마치 무지를 가장해서 상대의 무지를 깨우치게 하는 고도의 행위예술인 것이다.

음악에 관한 그의 이력은 화려하다.

그는 크고 작은 합창단의 지휘자를 역임했으며 55년 넘게 1000회 이상 음악회를 연주하고, 약 500여 편 이상의 성가 및 가곡 등의 오케스트라 연주곡을 작곡 및 편곡한 경력이 있는 베테랑이다.

프랑스의 소설가 콜링이 "베토벤의 제9번 교향곡 합창은 산꼭대기에서 과거 전부를 내려다보는 회고이며 모든 음악의 합류점이다"라고 말했듯이 어려운 베토벤 제9번교향곡 등 대곡을 완벽하게 소화해 낼 수 있는 그의 음악적 역량에 박수를 보낸다.

자신보다 조국을 먼저 생각하는 박 지휘자는 독립운동가의 후손도 아니지만 그는 지나칠 정도로 26년간 정부 및 지자체의 지원금은 받지 못해도 사비를 털어가면서 매년 6월에는 호국콘서트, 11월에는 순국선열 추모음악회를 개최하면서 나라 사랑과 우리의 얼이 담긴 한국음악만을 연주하는 아주 고집스러운 지휘자이다.

음악회에 온 팬들은 박 지휘자가 연주하는 모습을 볼 때면 "조국의 피가 흐르는 것처럼 들린다"고 했다.

그는 매번 개최되는 앵콜곡 또는 연주곡들을 직접 작곡, 편곡한 한국 초연곡들을 관객들에게 선사하기로도 유명하다. 어느 지휘자가 작곡 또는 편곡하는 지휘자가 있겠는가!

그런데도 정부 지원금은 그렇다 손치더라도, 지자체의 지원금조차 받지 못한다는 게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는 이처럼 정부의 지원이나 민간기업의 후원 없이 자신의 사비를 털어 오케스트라를 운영하고, 창작곡으로 매번 무대에 올리면서 혼신의 힘을 다해 연주하는 모습을 보면 놀라움을 넘어 존경심이 든다.

또 이런 국내 유일의 음악문화유산 보전발굴 및 보급작업을 서울이나 부산 같은 도시가 아닌 대전에서 선도하고 있다니 대전의 자랑이요, 대전시민들이 충분히 자긍심과 자부심을 가질만하지 않은가.

이제는 우리가 지휘자 박인석과 K-뮤직 필하모닉을 대전이란 울타리를 넘어 한국 전체와 세계의 자랑거리로 삼아야 할 때다. 왜냐하면 박인석 지휘자와 K-뮤직 필하모닉의 소재지가 서울이나 부산 같은 대도시가 아닌 우리의 대전지역이기 때문이다.

지난 11월 17일 저녁7시 대전시립연정국악원 큰마당에서 개최된 '나라수호영웅 추모음악회'에는 국내에서는 내로라 할 정도의 서울 대구 천안 등지에서 참석하신 국내 최고의 원로 작곡가님들이 참석하였지만, 대전지역 작곡가들은 아주 극소수만 참석하여 아쉬웠다.

그래도 정신지체 중증장애인들과 나라를 사랑하는 많은 관객들이 참석하여 뜨거운 박수가 터져 나오는 도가니같은 열광의 응원을 해주어 아쉬움을 달래주었다.

마지막 앵콜곡은 '노사연의 만남'을 박 지휘자의 수화로 중증장애인들과 관객들이 함께 불러 가슴이 뭉클하였다.

박 지휘자는"이순신 장군께서는 '약속과 신의(信義)를 지켜라'고 하셨다면서 약속은 지키라고 있는 것이며, 누구와의 소중한 믿음이기 때문에 사소한 일이라 해도 반드시 지키는 사람이 신의와 매너있는 사람이 아닐까요?" 라고 반문하였다.

연주곡 중에서 이수은 작곡가께서 작곡하신 한국초연 '바다수호 환상곡'은 연주하는 가운데 천안함 대변인을 지낸 예비역 정성엽 대령께서 해군의 아버지 초대 해군참모총장을 역임하신 손원일 제독의 유언을 낭독하여 가슴이 뭉클하였다.

또 먼 지역 영동에서 재능기부로 출연한 피리?태평소 김율희(난계국안단 부수석)가 이문석 작곡 '어라운드 아리랑'을 연주하여 많은 박수갈채를 받았다.

무엇보다도 초등학생 임소의 양이 특별출연으로 연주 시작 시에는 태극기, 마지막 연주 시에는 독립군 태극기를 들고나와 참석한 관객들은 가슴에 손을 얹고 대한민국 우리나라에 대한 경의를 표하였다.

이외에, 원로 성악가 테너 강락영, 소프라노 이은정이가 대전 초연 가곡들을 불렀으며, K-뮤직 필하모닉은 한국초연 또는 대전 초연의 관현악곡, 이재신 작곡가께서 작곡하신 서곡 '바다를 건너', 정덕기 작곡가께서 작곡하신 '천안삼거리 기상곡', 김한기 작곡가께서 작곡하신 '옹헤야', 박인석 지휘자가 편곡한 '대한국인(大韓國人)' 등은 장엄하고 웅장하게 무대를 장식했다.

그리고 빼놓아서는 안 될 장주영 진행자.

이날 사회는 장주영 대전도시과학고 교사가 맡았다. 평론가이기도 한 그녀는 서해수호용사를 기리는 곡 설명에서 '바다로 크루즈여행을 떠나자'며 오케스트라를 선원으로, 지휘자를 선장으로 묘사했다. 실제 푸른 바다가 넘실대는 것처럼 음악회의 감동을 더 크게 만들었다. 애국심과 호국영웅을 각별히 기억하는 멘트를 해 관객들이 감격할 수 있도록 지성과 매력을 더했다.

참으로 감격스러운 공연이었다. 그래서 다음 공연이 기다려지는 것이다.

김용복/평론가

김용복
김용복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양주시, 옥정물류창고 2부지 사업 취소·용도변경 양해각서 체결
  2. [월요논단] 서울대 10개 만들기의 허와 실
  3. "2026년 달라지는 대전생활 찾아보세요"
  4. 코레일, 환경·동반성장·책임 강조한 새 ESG 비전 발표
  5. 국가철도공단 전 임원 억대 뇌물사건에 검찰·피고인 쌍방항소
  1. 성착취 피해 호소 대전 아동청소년 크게 늘어…"기관간 협력체계 절실"
  2. 29일부터 대입 정시 모집…응시생 늘고 불수능에 경쟁 치열 예상
  3. '티라노사우루스 발견 120주년' 지질자원연 지질박물관 특별전
  4. KAIST 비싼 데이터센터 GPU 대신 내 PC·모바일 GPU로 AI 서비스 '스펙엣지' 기술 개발
  5. 세밑 주말 만끽하는 시민들

헤드라인 뉴스


불수능 영향?…대전권 4년제 대학 수시 등록률 증가

불수능 영향?…대전권 4년제 대학 수시 등록률 증가

2026학년도 대입 모집에서 대전권 4년제 대학 대부분 수시 합격자 최종 등록률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7년 '황금돼지띠' 출생 응시생 증가와 문제가 어렵게 출제된 불수능 여파에 따른 안정 지원 분위기가 영향을 준 것으로 입시업계는 보고 있다. 29일 지역 대학가에 따르면 2026학년도 수시 모집 합격자 등록을 마감한 결과, 대다수 대학의 등록률이 전년보다 늘어 90%를 넘긴 것으로 조사됐다. 사립대학들의 등록률이 크게 올라 대전대가 93.6%로 전년(82.4%)에 비해 11%p가량 늘었다. 목원대도 94%로 전년(83.4..

대전·충남 행정통합, 세종시엔?… "기회이자 호재"
대전·충남 행정통합, 세종시엔?… "기회이자 호재"

대전·충남 행정 통합 흐름은 세종특별자치시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 지역 정치권과 공직사회도 이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대응안 마련을 준비 중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선 강준현 세종시당위원장(을구 국회의원)이 29일 포문을 열었다. 그는 이날 "대전·충남 행정통합은 세종이 충청 메가시티의 중심축으로 도약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이자 호재"라고 말했다. 최근 대전·충남 행정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타며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통합시장 배출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가운데, 일각서 제기되고 있는 '행정수도 상징성 약화' 우려와는 상반된 입장이다...

대전 중소기업 16.3% "새해 경영환경 악화될 것"… 비관론 > 낙관론 `2배 격차`
대전 중소기업 16.3% "새해 경영환경 악화될 것"… 비관론 > 낙관론 '2배 격차'

새해 경영환경에 대한 대전지역 중소기업들의 비관론이 낙관론보다 두 배가량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중소기업중앙회 대전세종지역본부(본부장 박상언)는 29일 이 같은 내용의 '2026년 대전지역 중소기업 경영환경 전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대전지역 중소기업 306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조사에서 응답 기업의 75.2%가 내년 경영환경이 '올해와 비슷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더 악화될 것'이라는 응답은 16.3%로, '나아질 것'이라고 답한 기업(8.5%)보다 두 배가량 많아 내년 경영 여건에 대한 불안 심리가 확산되고 있는..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 서북부의 새로운 관문 ‘유성복합터미널 준공’ 대전 서북부의 새로운 관문 ‘유성복합터미널 준공’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세밑 주말 만끽하는 시민들 세밑 주말 만끽하는 시민들

  • 유류세 인하 2개월 연장…기름값은 하락세 유류세 인하 2개월 연장…기름값은 하락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