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환의 3분 경영] 김장과 도시락

  • 오피니언
  • 홍석환의 3분 경영

[홍석환의 3분 경영] 김장과 도시락

홍석환 대표(홍석환의 HR전략 컨설팅)

  • 승인 2024-12-01 12:40
  • 신문게재 2024-12-02 19면
  • 정바름 기자정바름 기자
clip20241201092353
홍석환 대표
아내가 김장을 한다고 새벽에 말합니다. 마트에 가서 배추, 무, 젓갈, 굴, 갓, 마늘, 파, 양파, 배 등등 4식구 김장에 필요한 재료를 사니 50만 원이 훌쩍 넘습니다. 한 차 가득 김장 재료를 싣고 와 드디어 준비부터 시작합니다. 김장용 매트를 깔고 깨끗하게 씻은 무와 파 등을 썰었습니다. 2년 연속 무를 갈다가 채칼에 손을 베어 힘들었는데, 올해는 장갑을 끼고 무부터 시작하여 쪽파, 마늘, 양파, 청각, 갓 등을 다듬습니다. 드디어 고춧가루, 액젓, 소금 등과 버무려 양념이 완성되었습니다. 절임 배추를 가져와 양념을 묻혀 김치를 담기 시작합니다. 4시간 가까이 쪼그려 앉아 작업하는데 허리가 너무 아픕니다. 아프다는 내색을 하지 못하고 한 통 한 통 채워지는 김치를 보며 흐뭇합니다.

어린 손녀, 100일이 안 된 손자가 있어 안 오는 것이 도와주는 것이라고 했는데, 시집간 딸이 걱정되는지 계속 전화합니다.

이렇게 올해 김장을 마칩니다. 시골 어머니는 혼자 50포기 김장을 하셨다고 합니다. 어머니는 항상 혼자 그 어려운 일을 해오셨습니다. 딸이 도시락을 싸갑니다. 중학생이 되고 도시락을 가져갔습니다. 대부분 형편이 넉넉하지 않아 김치와 단무지가 전부였고, 조금 형편이 나은 친구는 계란말이와 멸치 조림이 있었습니다. 겨울에는 교실 중간 난로에 도시락을 올려 놓습니다. 수업 중 누군가 도시락 교체를 하지 않으면 맨 밑의 도시락은 타서 먹을 수 없게 됩니다. 점심시간이 있지만, 3교시 휴식 시간은 준 점심시간입니다. 10분의 휴식 시간이 난리이지요. 김치 냄새가 가득해도 이를 혼내는 선생님은 없었습니다. 시골에서 아침을 먹고 오는 학생이 그리 많지 않았을 때입니다.

도시락도 싸 오지 못하는 친구가 있었지만, 모두 모여 점심을 먹었기에 굶는 친구는 없었습니다. 고향에는 정이 있습니다. 어머니, 어린 시절 추억 속에 애틋함이 있습니다. 그 당시 어려서 그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몰랐습니다. 돌아갈 수 없기에, 이제는 더 배려하고 나눠야 하는데 많이 반성하게 됩니다. 겉절이와 김장 한 통을 딸에게 전하며, 자꾸 고향 어머니를 향합니다.

/홍석환 대표(홍석환의 HR전략 컨설팅)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라미드그룹, 천안 골드힐카운티리조트 관광단지 내 국제수준 5성급 호텔 개발 본격화
  2. 세종 신라스테이까지 공매로…"깊어진 상권 침체의 늪"
  3. 대전 선도지구 선정 구역들, 향후 절차와 계획은?
  4. 대전 공공기관에 정보공개 청구해봤더니… 같은 질문에도 제각각 답변
  5. [WHY이슈현장] 기관명은 대전중수청, 첫발은 세종에서…수사 효율 쟁점
  1. [WHY이슈현장] 자치경찰제 시행과 엇갈린 개편, 지역 자율성은 축소 우려
  2. 세종 '행정수도법' 통과 힘 받는다… 국회의장까지 '합심'
  3. [WHY이슈현장] 검찰청 없는 시대…충청권 사법체계 변화는?
  4.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권리당원 투표 시작
  5. 국민의힘 충남도당위원장에 정용선 단독 등록… 충청권 전열 재정비 '속도'

헤드라인 뉴스


"행정수도법 연내 제정" 세종시민사회 대책위가 이끈다

"행정수도법 연내 제정" 세종시민사회 대책위가 이끈다

"역사는 기회가 왔다고 저절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시민이 움직일 때 역사는 앞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2002년 신행정수도 건설이 국가적 의제가 됐던 것도 국민의 염원과 참여가 있었기 때문이며, 오늘의 세종시 역시 시민들의 헌신과 연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제 다시 연대가 시작돼야 합니다." 29일 '행정수도특별법 제정을 위한 시민사회 비상연석회의'가 열린 세종시청 대회의실에서 황치환 범국민대책위원회 준비위원장은 이같이 선언했다. 이 선언을 시작으로 행정수도특별법 연내 제정을 위한 시민들의 결집이 공식화됐다. 내달 출범..

교육열 높은 세종, 학업 중단율도 전국 최고… 왜?
교육열 높은 세종, 학업 중단율도 전국 최고… 왜?

세종시 고등학생의 학업 중단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도권에 버금가는 교육열과 학생 수 증가에도 불구하고 자퇴생이 매년 늘면서, 세종의 교육환경과 지역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2028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에 따른 내신 5등급제 전환으로 '전략적 학업 중단' 현상이 확산하면서, 학업 중단율이 더욱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29일 세종시교육청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세종시 고등학교 자퇴생은 332명으로, 전체..

박수현 충남지사, 김민석에 "공공기관 2차 이전·발전본사 유치" 전폭 지원 요청
박수현 충남지사, 김민석에 "공공기관 2차 이전·발전본사 유치" 전폭 지원 요청

박수현 충남지사가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김민석 후보를 만나 수도권 공공기관 2차 이전과 발전공기업 통합본사 유치 등 충남 지역 현안을 전달하고 당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박 지사는 29일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민석 후보는 당대표 후보 중 유일하게 면담을 요청해 온 인물"이라며 김 후보와의 면담 사실을 밝히고, 2차 공공기관 이전과 발전공기업 통합본사의 충남 설치 필요성을 적극 설명했다고 전했다. 박 지사는 세종시 출범으로 인한 충남의 상대적 손실과 내포신도시의 정체 상황을 강조했다. 그는 "..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더위 조심하세요’ ‘더위 조심하세요’

  • ‘여름 휴가 떠납니다’ ‘여름 휴가 떠납니다’

  • 폭염에 달궈진 도로 식히는 살수차 폭염에 달궈진 도로 식히는 살수차

  •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권리당원 투표 시작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권리당원 투표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