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에도 홀로 학교 지키는 당직실무원… 낮은 임금과 열악한 처우에 한숨

  • 사회/교육
  • 교육/시험

명절에도 홀로 학교 지키는 당직실무원… 낮은 임금과 열악한 처우에 한숨

24시간 학교 지켜도 휴일·야간 수당 無… ‘을 중의 을’ 신세
고령화 시대, 70세까지 정년 연장 필요성 제기하기도

  • 승인 2025-01-29 11:35
  • 오현민 기자오현민 기자
KakaoTalk_20240312_150552039_06
학교 당직실무원들이 숙직실을 근무지이자 휴게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사진=오현민 기자
"연휴 중에도 학교를 지키러 오지만 휴일 수당조차 없어 임금은 아르바이트 급여 수준입니다." "명절에 차례도 지내고 손녀딸도 보고 싶지만 영상통화로 만족해야죠."

25일 오전, 대전의 한 중학교 당직실무원 A씨는 근무 여건상 명절 연휴에도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없어 아쉬움을 토로하며 이같이 말했다. 34년 동안 공무원으로 근무한 A씨는 퇴직 후 지난해 9월부터 학교 비정규직 근로자으로 업무에 임하고 있지만 형편없는 처우에 혀를 내둘렀다.

당직실무원들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맡은 바 책임을 다하고 있지만, 정당한 근로시간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근무지 환경, 근무형태에 대한 불만도 속출하면서 처우개선 필요성이 제기된다.

이날 방문한 학교 당직실 역시 열악한 환경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학교 전체를 감시하는 CCTV부터 화재 경보기, 외부인 출입 감지 센서 등 상시 가동되는 장비들 외에는 책상, 의자, 간이 침대가 전부였다. 당직실무원들은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 연휴 기간에도 휴일 근무 체제와 다름없이 24시간 동안 홀로 학교를 지키는 근무를 이어가고 있다. 대전교육청이 명절 기간 주차난 해소를 위해 학교를 개방하면서 당직실무원의 촉각은 더욱 곤두서있었다. 인터뷰 중에도 외부차량을 안내하기 위해 여러 번 자리를 비우기도 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동안 학교 당직실무원들은 텅 빈 학교에서 외롭게 명절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나 휴일 수당이나 야간 수당 등 추가로 지급되는 보상은 전혀 없는 실정이다.

당직실무원의 근무 형태는 감시단속적 근무로 분류돼 평일 16시간을 학교에 머무르지만 근로인정 시간은 7시간, 주말은 24시간 중 14.5시간의 임금만 지급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국가가 지정한 최저시급보다 더 낮은 금액으로 임금을 책정해 월 평균 130만 원 수준에 그친다. 이들은 열악한 근로 환경과 낮은 임금 문제는 명절 기간에 더욱 와닿는다며 근로시간 인정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A씨는 "일한 만큼 보수를 받는 것이 당연한 시대에 감시단속적 근로자라는 특수한 조항으로 제대로 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현재 당직실무원은 을 중에 을인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교육당국은 24시간 근무 중 14.5시간만 근로시간으로 인정하면서 휴게시간엔 자유롭게 원하는 공간에서 휴식을 취하라고 안내했지만 A씨는 이 역시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A씨는 "휴게시간에 집에서 쉬더라도 외부인 출입, 화재 경보기 등이 울리면 조치를 취하러 올 수밖에 없다"며 "화재경보기 오작동도 잦기 때문에 차라리 당직실에 머무는 게 나을 정도"라고 꼬집었다.

당직실무원들은 대전교육청이 예산 부족을 이유로 근로인정시간 확대 요구를 수용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A씨는 "당직실무원 등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처우개선을 놓고 교육청 자체의 인식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령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당직실무원 정년 연장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현재 특수운영직군으로 55~65세를 채용하도록 하고 있지만 2~3년만에 계약이 종료되는 경우가 즐비하다는 것이다.

A씨는 "61~63세에 투입되는 사람들은 일을 좀 할만하면 나가야 하는 상황이라 정년 연장이 시급하다"며 "당직 업무가 고강도 업무는 아니기 때문에 70세까지도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오현민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교사노조, 교육감 후보들에 정책요구… 후보들 답변은?
  2. 원성수 전 총장, 세종교육감 6인 구도서 빠지나
  3. 손소리복지관 청각장애인·난청인 '소리 찾기' 지원사업 추진
  4. [교단만필] 아이들의 함성, 세상을 깨우는 박동
  5. 행복청, 2040 탄소중립 이끌 '전문가 자문단' 출범
  1. 굿네이버스 대전충북사업본부, 방글라데시 조혼예방 캠페인
  2. 세종시 조치원 A아파트 화재… 수습 국면 돌입
  3. "실종문자가 계속 와요"… 실종신고 증가에 생활치안 문제 없나
  4. “아이가 먼저 구명조끼부터 챙겨요”…대전교육청 생존수영 교육 '눈길'
  5. 충남대병원 제25대 원장 복수경 교수 임명

헤드라인 뉴스


늘어나는 고령층 119 이송… 커지는 돌봄 공백

늘어나는 고령층 119 이송… 커지는 돌봄 공백

어버이날을 앞두고 가족 돌봄의 의미가 강조되는 가운데, 대전에서는 65세 이상 고령층의 119 구급 이송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매환자 증가와 1인 가구 확대, 가족 돌봄의 한계가 맞물리면서 홀로 위기 상황을 맞는 노년층에 대한 지역사회 안전망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전소방본부에 따르면 2026년 2월부터 4월까지 65세 이상 구조·구급 병원 이송 건수는 모두 5278건으로, 2025년 같은 기간 4855건보다 423건 늘었다. 증가율은 8.7%다. 월별로도 증가 흐름이 뚜렷했다. 올해 2월 이송 건수는 164..

[유권자의 날] “공약 이해하기 쉽지 않아”…첫 선거 마주한 18세
[유권자의 날] “공약 이해하기 쉽지 않아”…첫 선거 마주한 18세

대전 반석고 3학년 황서연 양(18)은 이번 6·3 지방선거에서 생애 처음으로 '한 표'를 행사한다. 유권자가 된다는 사실은 설레지만, 막상 처음 마주한 지방선거는 기대보다 '어렵다'는 느낌낌이 먼저 든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황서연 양은 "대통령선거나 총선은 뉴스나 SNS에서라도 자주 접하는데 지방선거는 후보도 많고 역할도 헷갈려 어렵게 느껴진다"며 "누가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지, 어떤 공약을 내는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공약집을 자세히 읽어보진 않았지만 투표 전에는 후보와 정책을 꼭 비교해볼 생각이라고..

“아이가 먼저 구명조끼부터 챙겨요”…대전교육청 생존수영 교육 `눈길`
“아이가 먼저 구명조끼부터 챙겨요”…대전교육청 생존수영 교육 '눈길'

학생들의 건강한 성장과 안전한 학교생활을 위한 체육교육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 이에 대전교육청은 학생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실천형 안전교육을 진행해왔다. 특히 학생들은 생존수영 교육을 통해 물에 적응하고 생존 뜨기와 구조 요청 방법, 구명조끼 활용 등 실제 위험 상황에 필요한 대응력을 체험 중심으로 배우며 스스로 지키는 힘을 키우고 있다. 체육 전공을 희망하는 학생들의 사교육 부담을 줄이기 위한 방과후학교 프로그램도 최근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올해 학교 유휴교실을 체육활동 공간으로 조성하는 '드림핏(Dream Fit)..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유성온천 문화축제 준비 ‘이상무’ 유성온천 문화축제 준비 ‘이상무’

  • ‘공정선거 함께해요’ ‘공정선거 함께해요’

  • 시민 눈높이 설치 불법 현수막 ‘위험천만’ 시민 눈높이 설치 불법 현수막 ‘위험천만’

  • ‘과학과 나무랑 놀자’…유성 어린이 한마당 행사 성료 ‘과학과 나무랑 놀자’…유성 어린이 한마당 행사 성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