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별에서 편히 쉬길"… 고 김하늘 양 눈물 속 영면

  • 사회/교육
  • 사건/사고

"예쁜 별에서 편히 쉬길"… 고 김하늘 양 눈물 속 영면

14일 고 김하늘 양 발인…유족, 추모객 하늘 양의 마지막 길 배웅

  • 승인 2025-02-14 15:49
  • 수정 2025-02-14 15:55
  • 정바름 기자정바름 기자
20250214-김하늘 양 발인8
여교사에게 흉기 피습으로 사망한 8살 김하늘 양의 발인이 14일 대전 서구 건양대병원에서 진행된 가운데 유족이 운구 되는 하늘 양의 영정사진을 보고 오열하고 있다. 이성희 기자 token77@
"우리 아가, 예쁜 별에서 편히 쉬길…."

고 김하늘 양의 발인 일인 14일 오전 11시께 대전 화장시설 정수원에 모인 유족들은 8살 하늘 양이 잠든 관을 끌어안고 연신 "미안하다"며 눈물을 쏟아냈다. 그 작디작은 관이 가족의 품에서 떠나 화장터로 향하는 순간, 하늘 양의 할머니와 아버지는 통곡하며 뒤따라 가다 주변의 제지에 바닥에 쓰러지듯 주저앉았다. 이제는 닿을 수 없음에도 손을 뻗었고, 짧은 생을 보낸 아이의 마지막을 어루만졌다. 관망실에 들어간 가족들은 아이의 끝을 보며 비통한 마음에 한참을 큰소리로 오열했다. 유족들은 흐느끼면서도 하늘이가 아픔을 잊고 편히 쉴 수 있도록 간절히 기도했다.



앞서 오전 9시 30분 건양대병원 영결식장에는 하늘 양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기 위해 유족과 추모객들이 모였다. 화장장으로 향하기 위해 하늘 양이 잠든 관이 운구 차량에 옮겨졌고, 가족들이 따라 나오며 통곡하자 주변에 있던 이들의 눈시울도 붉어졌다. 아이가 가여워 소리 높여 함께 우는 추모객들도 보였다. 이날 하늘 양 유골은 대전추모공원에 안치됐다.

추모객들은 슬픔과 분노에 잠겼다. 영결식장을 찾은 시민 김모(46)씨는 "학교에서 이런 끔찍한 일이 벌어질 거라 상상도 못해 충격이 더 크다"며 "적어도 학교 안에서만큼은 학생의 안전이 온전할 수 있도록 교육청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책임을 통감하고 하루빨리 자구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50214-김하늘 양 발인3
여교사에게 흉기 피습으로 사망한 8살 김하늘 양의 발인이 14일 대전 서구 건양대병원에서 진행됐다. 이성희 기자 token77@.
같은 시각 하늘 양이 다니던 서구의 초등학교에 마련된 합동 분양소에도 추모행렬이 이어졌다. 시민들은 이른 아침부터 가족, 친구와 함께 하늘 양을 추모하고 조의를 표했다. 학교 주변에 시민들이 둔 추모 물품과 담벼락 메모들은 빼곡히 쌓였다.

발인 소식을 듣고 급하게 분향소를 찾았다는 주민 남 모(41)씨는 교문 앞에 서서 한참 동안 자리를 뜨지 못했다. 초등학교 2학년 자녀를 키우고 있는 남 씨는 "오늘이 분향소 마지막 날인 것을 알고 아침부터 급하게 조문하러 왔다"라며 "어른들의 잘못으로 이런 일이 벌어졌지만, 하늘에서는 부디 고통 없이 행복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날 15살 앳된 소녀들도 하늘 양을 추모하기 위해 왔다. 중학교 2학년인 이서율·이태림·송예원 학생은 하늘이와 같은 학교 졸업생이다. 학생들은 "후배 동생의 소식에 며칠째 잠을 못 이뤘다"라며 "하늘이가 하늘에서는 밝게 웃을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하늘 양을 위해 평소에 아끼는 애장품을 추모 물품으로 내놓기도 했다.

한편 학내에 마련된 고 김하늘 양의 합동분향소는 15일 오후 5시까지 운영된다. 이날 하늘 양을 위해 각 기관에서 애도의 마음을 표하기도 했다. 건양대병원은 "지역사회 대학병원으로서 고인의 명복과 유가족을 위로하기 위해 장례비용 일체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운구 차량이 화장장까지 안전히 이동할 수 있도록 교통관리에 나섰고, 대전추모공원은 휴게 시간 임에도 직원들이 모여 하늘 양을 맞이하고 유골 안치를 도왔다.
이은지·정바름·오현민 기자

KakaoTalk_20250214_113347028
대전시 서구 초등학교 교문 앞에 놓여있는 김하늘양의 추모물품들.  사진=이은지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안산시 '신인감독 김연경' 상록수체육관서 최종전
  2. 양산국화축제, 6만 5천여 점 국화 작품 전시 성황리에 폐막
  3. 세종시 '국가상징구역' 국제공모작 13개 윤곽...국민의 원픽은
  4. 김태흠 “6.25 참전유공자 희생·헌신 잊지 않을 것”
  5. [2025 예산 안전골든벨] 아니 갑자기 이렇게? 10번 문제에 우수수 탈락
  1. [2025 예산 안전골든벨] 즐겁게 퀴즈풀며 안전상식 배웠다… 2025 예산군 어린이 안전골든벨 '성료'
  2. 충남도, 내년 국비 확보 총력… 김태흠 지사 국회 방문
  3. [2025 예산 안전골든벨] 최형규 예산군 산업건설국장 "안전상식 배우고 실천해주길"
  4. [2025 예산 안전골든벨] 유영돈 중도일보 사장 "아이들 행복의 기초는 안전"
  5. [2025 예산 안전골든벨] 퀴즈왕 조림초 전태수 학생 "즐겁게 퀴즈 풀다보니 우승까지… 기쁘다"

헤드라인 뉴스


대전 특화 방산기술 유럽시장서 `호평`…수출상담 성과

대전 특화 방산기술 유럽시장서 '호평'…수출상담 성과

대전 방산기업들이 동유럽 시장에서 1521만 달러 규모의 수출 상담 성과를 올렸다. 한화로는 223억 4195만 원에 달한다. 21일 대전테크노파크에 따르면 지난 13일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방위산업 기술 비즈니스 교류'에서 대전 지역 7개 방산·드론 기업이 이같은 결과를 냈다. 이번 상담회는 대전TP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공동으로 방산 사절단을 파견해 진행한 1대 1 비즈니스 상담회로, 폴란드 바르샤바 현지에서 개최됐다. 폴란드는 최근 동북 지역 국경 안보 강화에 나서며 국방예산을 확대하고 군 현대화를 추진하고..

3·8민주의거사업회, 기념관 운영 맡아 민주 교육과정 연다
3·8민주의거사업회, 기념관 운영 맡아 민주 교육과정 연다

대전3·8민주의거기념사업회가 내년부터 3·8민주기념관을 직접 운영하며 일반 시민이 참여하는 민주주의 교육프로그램 신설을 준비한다. 20일 대전시와 (사)대전3·8민주의거기념사업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4일 개관한 중구 선화동 3·8민주의거기념관을 그동안 대전시가 직접 운영하던 것에서 기념사업회에 운영을 위탁하는 방식으로 내년 1월 전환된다. 3·8민주의거기념관은 1960년 3월 8일 대전에서 시작된 고등학생들의 민주화 시위로, 당시 이승만 정부의 부정부패와 불의에 항거하며 민주주의를 위해 나섰던 학생들의 용기와 희생을 상징하는..

한겨울에 피어난 봄...국립세종수목원 `제라늄 전시회` 개막
한겨울에 피어난 봄...국립세종수목원 '제라늄 전시회' 개막

연일 계속되는 초겨울 추위 속에서도 국립세종수목원 지중해온실에서는 봄을 미리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전시가 열린다.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이사장 심상택)은 11월 22일부터 2026년 3월 1일까지 국립세종수목원 지중해온실에서 제라늄 품종 전시회 '우린, 지금부터 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제라늄전문협회와 협업해 진행되며, 약 350종의 제라늄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제라늄은 남아프리카가 원산지로, 화려한 꽃과 쉬운 관리로 한국 베란다 정원에 적합한 식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겨울철에도 꽃을 피워 봄을 미리 준비하는 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주택재건축 부지 내 장기 방치 차량 ‘눈살’ 주택재건축 부지 내 장기 방치 차량 ‘눈살’

  • 은빛 물결 억새의 향연 은빛 물결 억새의 향연

  • 구직자로 북적이는 KB굿잡 대전 일자리페스티벌 구직자로 북적이는 KB굿잡 대전 일자리페스티벌

  •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서 ‘찰칵’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서 ‘찰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