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 탄핵 정국의 마무리와 향후의 과제

  • 오피니언
  • 프리즘

[프리즘] 탄핵 정국의 마무리와 향후의 과제

유재일 사회공헌연구소 대표

  • 승인 2025-02-26 09:56
  • 신문게재 2025-02-26 19면
  • 방원기 기자방원기 기자
유재일 대표님
유재일 사회공헌연구소 대표
겨울잠을 자던 개구리가 깨어난다는 경칩(驚蟄)을 앞두고 만물이 약동하고 새로운 생명이 태동하는 봄이 왔음을 실감할 수 있다. 더러 꽃샘추위가 있지만, 집 주변의 나뭇가지나 거리 행인의 옷 색깔을 보면 봄이 왔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은상 작사·홍난파 작곡의 '봄 처녀'의 노랫말처럼 새 풀 옷을 입고 꽃다발을 안고 찾아오는 봄을 기대하는 마음이 부풀어 오른다. 물론 한 켠에는 삶의 무게 때문인지, 생활의 평이함 때문인지 계절의 변화나 정취를 제대로 느끼지 못하거나 무덤덤하게 받아들여진다. 혹자는 국내외의 어렵고 힘든 환경을 들어 당나라 시인 동방규가 읊은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봄은 왔건만 봄 같지 않다)이지 않냐고 피력하기도 한다. 하지만 올봄도 예년처럼 자연의 흐름대로 어김없이 제때에 오고 있다.

지난해 12월 14일 국회가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에 대해 헌법위반을 이유로 탄핵 소추를 의결했다. 그로부터 두 달 넘게 지속되어 온 탄핵 정국이 어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최종 변론을 끝으로 마무리되는 분위기다. 탄핵심판 결과는 약 2주 후인 3월 11일쯤에는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번 탄핵 정국은 노무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 시절에 겪었던 것과 달리 극심한 사회적 갈등과 정치적 대결이 횡행 되었다는 점에서 그 여파가 클 것으로 짐작된다. 특히 윤 대통령 지지자들의 법원 난입과 같은 폭동사건은 정상적인 탄핵과정이 상궤에서 크게 벗어나게 했다.



잘 알다시피 탄핵과정은 헌정 주의에 따른 정상적인 정치과정의 일환이다. 대체로 정치과정은 정상적 과정과 비정상적 과정으로 나눠볼 수 있다. 전자는 일상정치, 지방선거, 국회의원선거, 대통령선거, 개헌, 탄핵 등과 같이 헌법과 법률에 따라 운용되는 과정이라면, 후자는 사회경제적 위기, 혁명, 내전, 전쟁 등과 같은 비상사태에 직면해 헌법에 따라 법률 행위가 제한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이번 탄핵과정이 정상적임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가치와 이익을 둘러싼 사회적·정치적 갈등이 극단적으로 표출됨으로써 마치 정상적이지 않은 것으로 일부 오인된 측면은 유감스럽지 않을 수 없다.

어쨌든 지금부터는 국회나 윤 대통령의 시간이 아니라 헌법재판소의 시간이다. 헌재가 윤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 소추를 기각하든지 인용하든지 양단간에 결단을 내릴 것이다. 이제부터 헌재의 재판관들을 제외한, 탄핵과 관련한 모든 정치행위자는 겸허한 자세로 판결을 기다려야 할 것이다. 설사 억울하고 분하더라도, 또는 황당하고 화가 나더라도 세상의 이치를 아는 만큼 성찰하고 관조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판결 이후 어떻게 하는 것이 최선이고 차선인지를 심사숙고할 시간을 갖는 것도 필요하다. 특히 그동안 품었던 생각과 마음가짐을 버리고 새롭게 바꾸는 심기일전(心機一轉)이 중요하다.



헌재가 탄핵 소추를 기각한다면, 윤 대통령은 내란 혐의로 형사재판을 받더라도 대통령직에 복귀해 국정을 운영할 것이다. 이럴 경우 윤 대통령은 그동안의 '적대와 배제의 정치'에서 벗어나 '경합과 협치의 정치'로 국정을 운영하고, 대통령 권력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개헌을 추진해야 남은 임기를 무사히 마칠 것이다. 반면에 탄핵 소추가 인용된다면, 정국은 곧바로 대선 정국으로 전환될 것이다. 이럴 경우 미래 비전과 리더십을 놓고 정치세력 및 후보 간의 경쟁이 드라마틱하게 전개될 것이다. 이 과정이 정상적으로 진행되기 위해서는 먼저 탄핵에 대한 윤 대통령의 허심탄회한 승복이 이뤄져야 하며, 다음으로 주요 정치행위자들의 선공후사(先公後私)의 정신이 더욱 발휘되어야 할 것이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은 국회의장과 여·야 대표 등 4인이 참여하는 '국정협의회'가 심각한 민생 현안과 트럼프발의 미증유의 도전에 대해 잘 대처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조정자로 나서야 할 것이다. 각 정당의 지도부는 탄핵국면에서 상처받고 분노한 국민들의 소리를 경청하고, 국민통합의 대열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 지방자치단체장 역시 민생회복에 최선을 다하고, 지역민들과의 소통에 더욱 힘써야 할 것이다. 끝으로 시민들은 이들 정치행위자가 제대로 일을 하고 있는지를 꼼꼼히 따져보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다가오는 3·1절 연휴에는 가족이나 가까운 사람들과 함께 "미안코 어리석은 양" 도심과 들녘에서 봄을 만끽하길 바란다. /유재일 사회공헌연구소 대표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홈플러스 문화점 결국 폐점... 1월 급여와 설 상여금도 밀린다
  2. 서산지청서 벌금 내부횡령 발생해 대전지검 조사 착수
  3. 행정통합 논의서 소외된 교육감 선출… 입법조사처 "교육자치 당초 취지 퇴색되지 않아야"
  4. 반의 반 토막난 연탄사용… 비싸진 연탄, 추워도 못 땐다
  5. [새해설계] 설동호 교육감 "남은 임기, 창의융합인재 키우는 정책 실행"
  1. [기고] 대전·충남 통합, 대전은 왜 불리한가-통합 교육감 선거, 헌법 원칙과 제도 설계의 딜레마
  2. [내방] 맹수석 전 충남대 법학전문대학원장
  3. 세종 집무실·의사당 건립비 ‘5조원 육박’…예산안 확보는?
  4. [영상]대전 빼고 충청특별시? 말도 안 되는 것! 시민들에게 물어봐야
  5. ‘겨울철 화재 조심하세요’

헤드라인 뉴스


대전충남 통합 정부 청사진 나온다…권한 및 재정특례 주목

대전충남 통합 정부 청사진 나온다…권한 및 재정특례 주목

<속보>= 대전·충남 행정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발표하는 '행정통합 인센티브'에 지방분권을 위한 과감한 지원이 담길지 주목된다. 대전·충남을 시작으로 전국 곳곳에서 행정통합에 대한 논의가 한창이지만, 권한 배분과 재정 특례·행정 운영 모델 등 정부의 통합 지자체 청사진은 '감감무소식'이라는 중도일보 보도 이후 4일 만에 정부가 전격 발표에 나선 것이다. <중도일보 1월 12일자 1면 보도> 15일 중앙정부와 대전시, 충남도, 지역 정가 등에 따르면 김민석 국무총리는 16일 오후 1시 30분 서울청사 합동브리..

3년 새 인구 두 배… 청주 오송, 산업도시 넘어 정주도시로
3년 새 인구 두 배… 청주 오송, 산업도시 넘어 정주도시로

청주 오송 인구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전국 유일의 KTX 철도분기역을 품은 청주 오송읍이 첨단 바이오산업 육성과 함께 생활 인프라 확충에 속도를 내며 살기 좋은 정주도시로 급성장하고 있다. 오송의 인구는 2022년 말 2만4862명에서 2025년 12월 기준 4만9169명으로 3년 만에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최근 1년 새 청주시 내에서 가장 큰 폭의 인구 증가를 기록한 지역도 오송이다. 청주시는 다양한 세대가 정착해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생활환경 전반에 걸친 정주여건 개선 정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있다. 시는..

세종 올 3000억 규모 한글문화단지 기반 다진다
세종 올 3000억 규모 한글문화단지 기반 다진다

세종시가 한글 문화도시 정체성과 위상을 더욱 확고히 한다. 올해는 3000억 원 규모의 한글 문화단지 조성 발판을 마련하고, 2027 국제비엔날레 성공 개최를 위한 '한글미술관' 건립을 통해 한글의 세계화와 산업화 기반을 다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남궁호 세종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15일 기자회견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의 업무계획을 발표하고, '풍요와 품격이 있는 문화·체육·관광도시' 도약을 위한 비전을 제시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4대 핵심과제로 ▲시민과 함께하는 문화예술도시 기반 조성 ▲한글문화 중심도시 도약 ▲체육·관광 인프라..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충청권 ‘초미세먼지 예비저감조치` 발령 충청권 ‘초미세먼지 예비저감조치' 발령

  • 노인복지센터에 울려퍼지는 하모니 노인복지센터에 울려퍼지는 하모니

  • ‘겨울철 화재 조심하세요’ ‘겨울철 화재 조심하세요’

  • 이장우 대전시장 만난 장동혁 대표 이장우 대전시장 만난 장동혁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