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개발공사, 부실 관리에 도민 혈세 52억 낭비

  • 전국
  • 부산/영남

경남개발공사, 부실 관리에 도민 혈세 52억 낭비

현동 공공주택 사업 시공사 검증 미흡, 397세대 피해
재당첨 제한도 해결책 없어

  • 승인 2025-03-18 18:19
  • 김정식 기자김정식 기자
경남도청 전경
경남도청 전경<제공=경남도>
[경남도 행감 톺아보기]경남개발공사가 추진 중인 현동 공공주택 건립사업에서 시공사 선정 과정의 부실한 검증과 사업 관리 미흡이 지난해 도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이로 인해 52억 원 도민 세금이 위약금으로 지급됐고, 397세대 입주 예정자들은 내년 7월까지 입주가 지연되는 피해를 입게 됐다.

11월 12일 경상남도의회 건설소방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위원들은 경남개발공사의 현동 공공주택 사업 관리 실태를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특히 문제가 된 것은 기존 시공사인 대저건설의 사업 포기 이후 새롭게 선정된 대지종합건설에 대한 역량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점이다.



이치우 위원은 "대지종합건설의 자산이 88억 원, 연간 실적이 110억 원에 불과한데 431억 원 규모 공사를 맡긴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경남개발공사 관리 부실을 강하게 비판했다.

대지종합건설의 재무구조와 공사 실적으로는 현동 공공주택과 같은 대규모 공사를 수행할 역량이 의심된다는 지적이다.

더 큰 문제는 기존 시공사가 사업을 포기했음에도 지연배상금을 청구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개발공사 담당자는 "지연배상금은 아직까지 청구하지 않았다"며 사실상 법적 책임 이행이 미흡했음을 인정했다.

이에 이치우 위원은 "당연히 책임을 물어야 할 보증 이행 업체에는 책임을 묻지 않고 우리 주민의 혈세를 내놓는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질타했다.

사업 부실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입주 예정자들에게 돌아갔다.

계약해제 세대는 총 397세대(분양 214세대, 임대 183세대)에 달하며, 이들에게 지급된 위약금은 총 52억 원(분양 51억 원, 임대 1억 원)에 이른다.

분양세대의 경우 세대 당 약 2100만 원 위약금을 받았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계약해제 세대가 청약통장 당첨 이력으로 인해 분양세대는 10년, 임대세대는 5년간 재당첨 기회가 사라진다는 점이다.

이장우 위원은 "주택 공급에 관한 규칙 제57조제4항4호에 의거, 입주금을 반환받거나 해당 주택에 입주할 수 없게 되면 청약통장을 부활시킬 수 있다"며 2022년 광주 화정 아이파크 외벽 붕괴 사고 사례를 언급했다.

이에 대해 한홍준 상임이사는 "국토교통부에 여러 차례 협의했지만 다른 법률 규정이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해명했으나, 이장우 위원은 "지연배상금으로 해결했다고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

계약해제 세대의 당첨 기회가 사라지지 않도록 적극적인 지원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남개발공사는 현동 공공주택 사업을 2024년 12월에 재착공해 2025년 4월 준공, 7월 입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경남개발공사의 관리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면서 이 일정이 실제로 지켜질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행정사무감사에서는 경남개발공사 경영 평가 성적도 도마에 올랐다.

정쌍학 위원에 따르면 경남개발공사는 경영 전략 지표 평가에서 72.20점으로 전국 15개 유사 기관 중 최저점을 기록했다.

전국 평균 점수(84.97점)와는 12.77점이나 차이가 나는 부진한 성적이다.

서희봉 위원장은 "경남개발공사는 현동 문제뿐만 아니라 웅동지구 개발 등 여러 사업에서 문제가 불거지면서 공기업 경영평가에서 최하위권을 기록했다"며 "남은 기간 동안 열심히 노력해 도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드러난 경남개발공사의 부실 관리 실태는 향후 도의회의 지속적인 감시가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현동 공공주택 공사 재개와 준공, 입주 과정에서 추가적인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경남개발공사의 철저한 관리·감독이 요구된다.
경남=김정식 기자 hanul300@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덕공동관리아파트 이재명 정부에선 해결될까… 과기인 등 6800명 의지 모여
  2. '팔걷은 대전경찰' 초등 등하굣길 특별점검 가보니
  3. 충남대병원 등 48개 공공기관, 인적자원개발 우수기관 인증
  4. 대전 죽동2지구 조성사업 연내 지구계획 승인 받을까
  5. 대전대, 70대 구조 중 숨진 故 이재석 경사 추모 분향소 연다
  1. 대전교도소 금속보호대 남용·징벌적 사용 확인…인권위 제도개선 주문
  2. 새마을문고 사랑의 책 나눔…‘나눔의 의미 배워요’
  3. [2026 수시특집-대덕대] 교육수요자 중심의 미래형 인재를 양성하는 직업교육 중심 대학
  4. 대전 대학생 학자금대출 ‘늘고’ 상환 ‘줄고’… 취업난에 연체 리스크 커졌다
  5. 최교진 부총리, 현창 첫 일정으로 금산여고 찾아 '고교학점제 점검'

헤드라인 뉴스


李정부 공공기관 2차이전 로드맵 지방선거 前 확정 시험대

李정부 공공기관 2차이전 로드맵 지방선거 前 확정 시험대

이재명 정부가 16일 국정과제를 확정한 가운데 이에 포함된 공공기관 제2차 이전 로드맵을 내년 지방선거 전 확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국가균형발전 마중물인 이 사안을 두고 선거용으로 활용한 역대 정부 전철(前轍)을 되풀이 하지 않고 이재명 정부 균형발전 의지를 증명하기 위함이다. 이와 함께 1호 국정과제인 개헌 추진과 관련해 560만 충청인의 염원인 세종시 행정수도 완성을 위한 수도조항 신설을 정치권에 촉구하는 것도 충청권의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는 이날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지난달 13일 국정기획위원회..

`시가 총액 1위 알테오젠` 생산기지 어디로?… 대전시 촉각
'시가 총액 1위 알테오젠' 생산기지 어디로?… 대전시 촉각

코스닥 시가총액 1위, 국내 탑클래스 바이오 기업 알테오젠이 첫 생산 기지 조성에 시동을 걸면서 대전시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전과 인천 송도 중 신규 공장 부지를 놓고 고심하는 알테오젠을 지역으로 끌어오기 위해 행정당국은 지속해서 러브콜을 보내는 것이다. 국내 굴지의 바이오 기업 알테오젠 생산기지 확보는 고용창출과 세수확충 등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것으로 보여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16일 중도일보 취재 결과 대전에 본사를 둔 바이오 기업 알테오젠이 자체 공장 건립에 나선다. 현재 알테오젠은 자체 생산 시설이 없다...

대전 삼계탕 평균 1만 7000원 육박... 1만원으로 점심 해결도 어렵네
대전 삼계탕 평균 1만 7000원 육박... 1만원으로 점심 해결도 어렵네

대전 외식비 인상이 거듭되며 삼계탕 평균 가격이 1만 7000원을 목전에 두고 있다. 지역 외식비는 전국에서 순위권에 꼽히는 만큼 지역민들의 부담은 갈수록 커지는 모습이다. 16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8월 대전 외식비 평균 인상액은 전년 대비 많게는 6%에서 적게는 1.8%까지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가장 큰 상승폭을 보인 건 김치찌개 백반이다. 직장인들이 점심시간 가장 많이 찾는 대전 김치찌개 백반 가격은 8월 1만 200원으로, 1년 전(9500원)보다 7.3% 상승했다. 이어 삼계탕도 8월 평균 가격이..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한민국 대표 軍문화축제 하루 앞으로 대한민국 대표 軍문화축제 하루 앞으로

  • ‘청춘은 바로 지금’…경로당 프로그램 발표대회 성료 ‘청춘은 바로 지금’…경로당 프로그램 발표대회 성료

  • 새마을문고 사랑의 책 나눔…‘나눔의 의미 배워요’ 새마을문고 사랑의 책 나눔…‘나눔의 의미 배워요’

  • 추석맞이 자동차 무상점검 추석맞이 자동차 무상점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