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실종' 단양문화원…철쭉제 앞두고 파행 자초

  • 전국
  • 충북

'리더십 실종' 단양문화원…철쭉제 앞두고 파행 자초

-무책임한 이사회·불투명한 절차…군민 신뢰 무너진 지역 대표기관-

  • 승인 2025-04-14 09:20
  • 이정학 기자이정학 기자
5. 24. 개막식 (14)
제40회 소백산 철죽제 개막식
단양군문화원이 원장 공백 사태를 자초하며 군 최대 축제인 철쭉제를 비상대책 체제로 운영하게 됐다. 리더십 부재와 내부 갈등, 무기력한 이사회가 맞물리며 조직은 파행에 빠졌고, 문화원에 대한 군민의 신뢰는 바닥까지 추락하고 있다.

문화원은 지난 4월 8일 자로 현 원장의 임기가 만료됐지만, 차기 원장 선출에 실패하며 공백 상태에 들어섰다. 두 명의 부원장이 입후보했지만 선출 방식에 대한 이견으로 선거는 무산됐고, 이사회는 정관에 따라 총회 또는 이사회 결정으로 문제를 매듭지을 수 있었음에도 이를 방기했다. 규정이 있음에도 절차를 회피한 채 조직의 중심을 비워두는 선택을 한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상황이 단순한 혼선이 아니라는 점이다. 책임 회피와 결정 미루기로 일관한 이사회, 판단을 유보한 전 원장 모두가 사태를 악화시킨 핵심 당사자들이다. 그 결과, 수만 명이 찾는 철쭉제조차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라는 미봉책에 맡겨졌다.

문화원 측은 7명의 비대위원회를 꾸리고 조옥자 이사를 위원장으로 선출해 축제를 예정대로 치르겠다고 밝혔지만, 이는 구조적 문제를 덮는 '응급처치'에 불과하다. 실질적 리더 없이 대형 행사를 추진하는 문화원 체제에 대해 지역사회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진다.



10.3_제26회 온달문화축제 1일차 - 개막식_04
제26회 온달문화축제 개막식
한 지역 문화계 관계자는 "지금 단양문화원은 단순히 원장이 없는 게 아니라, 시스템 전체가 무너진 상황"이라며 "이대로라면 문화원은 지역 대표기관이 아닌, 불신의 상징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옥자 비대위원장은 "축제 준비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 책임감 있게 임하겠다" 고 했지만, 근본적 개혁 없이 행사를 추진하는 것 자체가 '조직 실패의 방증'이라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군 역시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단양군 관계자는 "상황을 주시 중이며, 장기화될 경우 군 차원의 추진위원회를 구성할 수도 있다"고 밝혔지만, 사태가 여기까지 오도록 방치한 군의 태도 역시 '소극적 관망'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단양문화원의 리더십 부재는 단순한 인사 공백이 아니다. 이는 결정을 피한 이사회, 구조를 방치한 조직, 무기력하게 이를 지켜본 행정이 만든 복합적 실패다. 이대로라면 단순한 축제 파행이 아닌, 지역 문화 전반이 흔들릴 위기에 놓일 수 있다.

이제는 '누가 원장이 되느냐'보다 '문화원이 어떻게 다시 신뢰를 회복할 것이냐'가 핵심 과제가 됐다. 단양문화원이 책임 있는 조직으로 거듭나려면, 미봉책이 아닌 구조적 개혁부터 시작해야 한다.
단양=이정학 기자 hak4829@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천안동남서-압구정KM 성형외과, 마약범죄예방 나선다
  2. 한덕수 대행 “직면한 위기, 제가 해야하는 일 하고자”… 총리 사퇴
  3. [르포] "안전한 게 맞나요?"…관저다목적체육관 천장 낙하에 불안 고조
  4. 세계노동절 대전대회
  5. 보이스피싱 예방, 우리가 앞장선다
  1. 대전관광공사.과학산업진흥원 이달 원도심 행… 산하기관 이전 신호탄
  2. [유통소식] 대전 백화점과 아울렛서 가정의 달 선물 알아볼까
  3. 대전시, 국토부 '수소교통 복합기지 구축'공모 최종 선정
  4. [양동길의 문화예술 들춰보기] 영감(靈感, Muse) 잡아두기
  5. "금강수계기금 운영 미흡 목표수질 미달, 지자체 중심 기금 개선을"

헤드라인 뉴스


대선 앞 세종 집값 상승률 2주 만에 12배↑… 대전·충남은 `하락`

대선 앞 세종 집값 상승률 2주 만에 12배↑… 대전·충남은 '하락'

6월 대선을 앞두고 대통령실 이전 기대감에 세종시 집값이 급등하고 있다. 최근 70주 만에 아파트 가격이 상승세로 전환한 데 이어, 이번 주에는 4년 8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하면서다. 2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2025년 4월 넷째 주(28일 기준) 전국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세종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대비 0.49% 상승했다. 2주 전(0.04%)과 비교해 무려 12배 이상 오른 수치다. 세종 집값은 2023년 11월 이후 하락세를 보이다가 4월 둘째 주 0.04%로 70주 만에 상승 전환됐다. 셋째 주(0.23..

한덕수, 대선출마 선언…"임기단축 개헌후 대선·총선 동시실시"
한덕수, 대선출마 선언…"임기단축 개헌후 대선·총선 동시실시"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한 전 총리는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임기 첫날 대통령 직속 개헌 지원기구를 만들어 개헌 성공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3년 차에 새로운 헌법에 따라 총선과 대선을 실시한 뒤 곧바로 직을 내려놓겠다"고 말했다. 이어 "취임 첫해에 개헌안을 마련하고, 2년 차에 개헌을 완료하겠다"며 "개헌의 구체적인 내용은 국회와 국민들이 치열하게 토론해 결정하시되, 저는 견제와 균형, 즉 분권이라는 핵심 방향만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한 전 총리는 "나..

세종시 베어트리파크, 어린이날 특별한 추억 선사
세종시 베어트리파크, 어린이날 특별한 추억 선사

세종시 베어트리파크가 어린이날 연휴를 맞아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5월 5일 아기 반달곰의 백일잔치를 포함해 다양한 어린이날 행사를 진행한다. 국내 유일의 행사로, 어린이와 가족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할 예정이다. 베어트리파크는 5월 1일부터 6일까지 무료 체험과 나눔, 마술쇼, 버블쇼 등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했다. 5월 5일에는 아기 반달곰의 백일잔치가 열리며, 관람객들은 마술과 버블쇼를 즐기며 아기 반달곰의 새로운 이름을 짓고 축하 노래를 부르는 시간을 갖는다. 이 외에도 5월 1일과 6일에는 입장객에게 선착순으로 새싹..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세계노동절 대전대회 세계노동절 대전대회

  • 2025 유성온천 문화축제 5월 2일 개막 2025 유성온천 문화축제 5월 2일 개막

  • 오색 연등에 비는 소원 오색 연등에 비는 소원

  • ‘꼭 일하고 싶습니다’ ‘꼭 일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