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가수원동 싱크홀 발견…주민 민원에도 조사 없이 넘어갔다가 재발

  • 사회/교육
  • 사건/사고

대전 가수원동 싱크홀 발견…주민 민원에도 조사 없이 넘어갔다가 재발

20일 빗물받이 연결관 파손으로 발생해 깊이 50cm 땅꺼짐 현상
지난 8일 주민 이상 신고 했지만, 서구청 단순 포트홀로 판단해
올해로 서구에서만 싱크홀 3번째 발생…정밀한 조사 필요 목소리

  • 승인 2025-04-21 17:48
  • 수정 2025-04-22 07:57
  • 신문게재 2025-04-22 6면
  • 정바름 기자정바름 기자
가수원동 싱크홀
21일 서구 가수원동에 발생한 싱크홀을 촬영한 모습 (사진=최지연 서구의원 제공)
대전 서구 정림동에 이어 가수원동에서도 깊이 50㎝의 땅꺼짐(싱크홀)이 발생해 주민들이 불안에 떨었다. 이미 10여 일전 소형 싱크홀이 발생해 주민이 민원 신고를 했지만, 서구청에서 정확한 원인 조사 없이 넘어가 같은 자리에 다시 땅꺼짐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21일 중도일보 취재결과, 전날인 20일 오후 6시 11분께 가수원동 주택가 일대 도로에서 가로 20㎝, 깊이 50㎝의 싱크홀이 발견됐다는 주민 신고가 접수됐다. 이날 서구청이 원인을 조사한 결과, 도로 주변 빗물받이와 연결되는 소형 관의 파손으로 토사가 유실되면서 땅속이 비는 공동 현상이 일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구청은 관로 재정비 후 차량 통행이 가능하도록 되메우기를 해 임시 포장 조치를 끝낸 상태다.



문제는 가수원동 싱크홀 신고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것이다. 지난 8일 주민들이 일대 도로에 소형싱크홀이 발견되는 등 이상 현상을 감지해 서구청에 조치를 요청했으나, 구청에서는 조사 없이 되메우기 작업만 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문제가 방치되면서 같은 자리에 더 큰 싱크홀이 발생한 것이다. 주민 A씨는 "당시 도로를 망치 같은 것으로 툭툭 치면 깨지게 생겼을 정도로 이상이 있어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서구청 관계자는 "현장 팀에서 확인했을 당시 도로 패임인 포트홀로 판단하고 아스콘 포장으로 구멍 난 부분을 떼웠다"며 "흙이 휩쓸려야지 공동이 확인이 되는데, 처음에 접수했을 때는 그런 상황은 아니었다. 비가 오니 도로 밑에 흙이 급속도로 빠져나가면서 주저앉은 것으로 보인다"라고 해명했다.



같은 날 오전 7시 30분께도 서구 정림동의 한 도로에서 가로 50㎝, 깊이 1.5m의 땅꺼짐 현상이 발견돼 구청이 임시포장 조치에 나서기도 했다. 정림동의 경우 하수관과 하수관 사이를 잇는 이음부가 노후화로 벌어져 토사가 유실되면서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를 포함하면, 올해 들어 서구에서 발생한 싱크홀만 3번째다. 지난 11일 서구 월평동 은뜰삼거리 회전교차로 일대 도로에서도 내부 폭 2m, 깊이 1m, 외부 폭 40㎝ 정도의 소형 싱크홀이 발견돼 지자체에서 조치에 나서기도 했다. 해당 하수관 역시 1990년대 월평동 택지개발 당시 매설된 것으로 최소 30년 이상 된 노후 관로였다.

대부분 지하 매설관 노후화로 싱크홀이 발생한 것이다. 설치된 지 20년이 지난 서구 지역 하수관로 연장은 762㎞ 중 342㎞로 절반 가량이 노후 하수관이다. 2020년부터 5년간 발생한 대전지역 싱크홀 전체 50건 중 서구에서 26건으로 가장 많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주민 불안이 커지면서 관할 지자체의 주의와 정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지연 서구의회 의원(가수원동·도안동·관저1~2동·기성동)은 "구청에서 주민 민원에 안일하게 대처하지 말고 작은 이상이 생겼을 때도 정확한 원인조사를 했어야 했다"라고 꼬집었다.

서구청 관계자는 "올해 조사 대상인 둔산동과 월평동을 포함해 싱크홀이 발생한 정림동, 가수원동까지 포함해 땅속 공동현상을 발견할 수 있는 GPR 탐사를 진행해 땅꺼짐 위험을 방지하겠다"라며 "지난해까지 갈마동, 탄방동, 용문동, 도안동, 내동, 도마동, 관저동, 기성동 등을 조사했다"고 설명했다.


정바름 기자 niya15@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인천 남동구 장승백이 전통시장 새단장 본격화
  2. 베일 벗은 대전역세권 개발계획…내년 2월 첫삽 확정
  3. 대전 횡단보도 건너던 50대 승합차 치여 숨져
  4. 대학 경쟁시킨 뒤 차등 지원?… 서울대 10개 만들기 사업 놓고 '설왕설래'
  5. 고등학생 70% "고교학점제 선택에 학원·컨설팅 필요"… 미이수학생 낙인 인식도
  1. 전국 학교 릴레이 파업… 20일 세종·충북, 12월 4일 대전·충남
  2. 대전·충남 우수 법관 13명 공통점은? '경청·존중·공정' 키워드 3개
  3. [홍석환의 3분 경영] 가을 비
  4. 충남도의회, 인재개발원·충남도립대 행정사무감사 "시대 변화 따른 공무원 교육·대학 운영 정상화" 촉구
  5. [기고] 디지털포용법과 사회통합

헤드라인 뉴스


대학 경쟁시킨 뒤 차등지원?… ‘서울대 10개 만들기’ 논란

대학 경쟁시킨 뒤 차등지원?… ‘서울대 10개 만들기’ 논란

새 정부의 국정과제인 '서울대 10개 만들기'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전국 거점국립대 9곳 모두 서울대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재정을 집중 지원한다는 방침이지만, 예상과 달리 평가에 따라 일부 대학에 예산을 몰아주거나 차등 지원한다는 얘기가 나오면서다. 여기에 일반 국립대와 사립대까지 지원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는 건의까지 속출하면서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19일 중도일보 취재 결과, 전날인 18일 내년도 예산안을 심의한 국회 예결위 예산소위는 서울대 10개 만들기를 위한 '국립대학 육성' 사업비 심사를 보류한 것으로..

[단독] 대전 법동 으뜸새마을금고, 불법 선거 논란
[단독] 대전 법동 으뜸새마을금고, 불법 선거 논란

사상 첫 직선제로 이사장을 선출한 대전 대덕구 법동 으뜸새마을금고가 불법 선거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대해 수사를 벌인 경찰은 최근 사전 선거 운동 혐의 등으로 올해 7월 당선된 이사장 A씨를 검찰에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경찰과 법조계에 따르면 올해 법동 으뜸새마을금고 이사장에 선출된 A씨는 공식 선거 운동 예정일 전부터 실질적인 선거유세를 펼쳤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새마을금고 이사장 선거는 2021년 제6대 선거까지 간선제로 진행됐지만, 올해 치러진 제7대 선거는 금고 설립 이후 처음으로 전체 회원이 투표에 참여했다...

충청권 집값 `온도차`… 대전·충남은 감소, 세종·충북은 상승
충청권 집값 '온도차'… 대전·충남은 감소, 세종·충북은 상승

충청권 부동산 가격이 지역별로 뚜렷한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대전과 충남 집값은 여전히 하락세를 이어간 반면, 세종은 오름폭을 키우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충북은 보합에서 상승으로 전환했다. 20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1월 셋째 주(17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전국 매매가격은 0.07% 올랐다. 전주(0.06%)보다 0.01%포인트 오른 수치인데, 서울과 수도권, 지방 모두 상승했다는 분석이다. 충청권에선 대전의 집값은 0.02% 내렸다. 올해 들어 꾸준한 하락세를 보이며 누적 하락률이 2.11%를 기록했..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은빛 물결 억새의 향연 은빛 물결 억새의 향연

  • 구직자로 북적이는 KB굿잡 대전 일자리페스티벌 구직자로 북적이는 KB굿잡 대전 일자리페스티벌

  •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서 ‘찰칵’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서 ‘찰칵’

  • 추위와 독감 환자 급증에 다시 등장한 마스크 추위와 독감 환자 급증에 다시 등장한 마스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