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경 대전국악방송국장 "전통음악, 지역과 함께 숨 쉬게 하는 것이 제 역할"

  • 문화
  • 문화 일반

김혜경 대전국악방송국장 "전통음악, 지역과 함께 숨 쉬게 하는 것이 제 역할"

김혜경 대전국악방송국장 “지역 전통문화의 가치를 방송으로 확산”
대전국악방송, 지역 기반 전통예술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해
대전국악방송-시립연정국악원 협업, 지역문화 진흥에 시너지

  • 승인 2025-05-01 15:53
  • 신문게재 2025-05-02 10면
  • 최화진 기자최화진 기자
KakaoTalk_20250501_143536713
김혜경 대전국악방송국장./사진=대전국악방송국 제공
'국악의 불모지'라 불리던 대전·충청 땅에 전통문화의 뿌리를 깊게 내리고자 애쓰는 이가 있다. 대전국악방송 김혜경 국장은 지난 4년간 방송이라는 매개를 통해 지역 예술인과 시민 사이를 잇는 다리가 돼왔다. 대전의 국악이 더욱 깊고 넓게 흐르길 바라는 그의 진심 어린 행보를 따라가 본다. <편집자 주>

- 대전국악방송국장으로 발령받은 지 4년이 되어간다. 그간의 소회를 말한다면?



▲ 서울 상암에 있는 국악방송 본사에서 약 14년간 근무하다가 2021년 여름, 대전국악방송국으로 발령으로 받아 벌써 4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지역 근무는 일반적으로 2년 정도가 보통이지만 대전이라는 도시의 정서가 너무 좋아 더 오래 머무르겠다고 자원했다. 그만큼 대전에서의 시간은 저에게 있어 특별하고 소중하다.

이곳에서는 주로 프로그램 제작에 집중해 왔고, 지난해부터는 국장으로서 방송국 운영 전반을 총괄하고 있다. 다양한 사람들과 호흡을 맞추며 지역 문화 현장을 가까이서 지켜볼 수 있다는 점이 참 감사하게 느껴진다.



- 대전국악방송에 대해 소개한다면?

▲ 대전국악방송은 한국 전통문화예술의 보급과 진흥을 목적으로 설립된 국악방송의 대전·충청 거점 방송국이다. 2017년 대전·충청 주민들의 기대와 응원 속에 문을 열었고, 현재는 TJB 대전방송의 옛 효동 사옥에 자리하고 있다.

24시간 전통음악과 공연예술 그리고 지역 이야기를 담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자체 제작해 방송하고 있으며, FM 90.5MHz(대전·세종), FM 101.7MHz(충주), FM 99.3MHz(영동)에 이어 2024년 10월부터는 FM 90.1MHz(제천·단양)에서도 저희 방송을 들을 수 있게 돼 기쁘고 보람찬 시간을 보내고 있다. 현재는 청주 지역 보조국 설립도 준비 중이며 앞으로 더 많은 지역에서 전통음악이 울려 퍼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방송국은 저를 포함해 총 6명의 상근 인력이 함께 일하고 있으며, 프리랜서 PD, 작가, 진행자, 리포터 등 여러 전문가 분들과 함께 품격 있는 방송을 만들어 가고 있다.

KakaoTalk_20250501_143536713_01
대전국악방송국 내부./사진=대전국악방송국 제공
- 국악 도시로서 대전은 다른 지역과 어떤 점이 다른지?

▲ 대전에서의 4년을 통해 느낀 점은 이곳의 전통공연예술 활동이 매우 활발하다는 것이다. 국악 전공자들과 예술단체들의 열정이 대단하고, 공연의 질도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대전시립연정국악원의 기획공연과 정기공연, 대전문화재단의 공연·전시·예술인 지원사업 그리고 대전국악협회·한밭국악관현악단 등 여러 지역단체들이 꾸준히 품격 있는 예술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또, 개인 연주자들과 민간 실내악 단체들도 직접 무대를 기획하며,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전통문화의 깊이와 생명력을 보여주고 있다.

한때 '국악의 불모지'로 여겨졌던 대전·충청 지역에 지금은 전통문화의 굳건한 뿌리가 자라고 있다는 것을 몸소 느끼고 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훌륭한 공연들이 홍보 부족으로 인해 더 많은 시민들에게 알려지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저희 대전국악방송은 지역 예술인과 단체들의 소중한 활동을 널리 알리고 함께 성장해 가는 문화 플랫폼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

KakaoTalk_20250501_143814442
대전국악방송국 내부./사진=대전국악방송국 제공
- 대전시립연정국악원과의 협업이 많은데

▲ 대전국악방송이 지역에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데에는 대전시립연정국악원의 도움이 컸다.

대전시립연정국악원은 1979년 대전시민회관 개관과 함께 출범해 오랜 시간 전통음악의 불씨를 지켜왔고, 2015년 신청사 개관 이후로는 그 역할이 더욱 깊어졌다. 2017년 대전국악방송 개국 이후부터는 가장 든든한 협력 파트너로서, 지금까지도 끈끈한 인연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대표 협력 프로그램인 K-브런치 콘서트 '우리의 아침을 여는 한국음악'은 3월부터 11월까지 매달 '문화가 있는 날'에 맞춰 열리는 마티네 콘서트로 시민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또, 대전국악방송 개국 기념 공개음악회 등에서도 공연장 대관과 예산, 인력 지원 등 아낌없는 협조를 해주셔서 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지난해 새로 부임하신 원장님께서도 방송에 큰 애정을 보내주시며 여러 차례 직접 출연해 따뜻한 인사를 전해주셨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더불어 다방면으로 공연에 힘써주시는 김기훈 차장님, 대전시립연정국악단 예술감독님, 모든 관계자 여러분께도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앞으로도 서로를 아끼고 응원하는 한 가족 같은 인연을 이어가고 싶다.

- 중도일보 독자들에게 한마디.

▲ 대전국악방송은 전통음악 전문 감상 프로그램은 물론, 청취자 참여형 소통 프로그램, 실버세대를 위한 정보 프로그램 등 다양한 로컬 콘텐츠를 통해 지역 청취자들과 가까이 호흡하고 있다. 또, 단순한 방송을 넘어 지역 전통음악 보존을 위한 음원 녹음 사업과 문화콘텐츠 복원 사업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는 중부권이 가진 전통문화 자원을 바탕으로 독창적인 방송 콘텐츠를 개발하고 그 가치를 전국으로 확산시키는 것이 저희의 큰 목표다.

대전이 전통문화의 중심지로 우뚝 설 수 있도록 그리고 우리 방송이 그 길에 함께 설 수 있도록 중도일보 독자 여러분의 따뜻한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
최화진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충남통합市 명칭논란 재점화…"지역 정체·상징성 부족"
  2. 대전 한우리·산호·개나리, 수정타운아파트 등 통합 재건축 준비 본격
  3. 대전 유성 엑스포아파트 지구지정 입안제안 신청 '사업 본격화'
  4. <속보>갑천 파크골프장 무단조성 현장에 잔디 식재 정황…고발에도 공사 강행
  5. 대전교육청 종합청렴도 2등급→ 3등급 하락… 충남교육청 4등급
  1. 이재석 신임 금융감독원 대전세종충남지원장 부임
  2. 주택산업연구원 "내년 집값 서울·수도권 상승 유지 및 지방 상승 전환"
  3. 대전세종범죄피해자지원센터, 김치와 쇠고기, 떡 나눔 봉사 실시
  4. [행복한 대전교육 프로젝트] 대전둔곡초중, 좋은 관계와 습관을 실천하는 인재 육성
  5. 대전·충남 행정통합 속도...차기 교육감 선출은 어떻게 하나 '설왕설래'

헤드라인 뉴스


김태흠-이장우, 충남서 회동… 대전충남 행정통합 방안 논의

김태흠-이장우, 충남서 회동… 대전충남 행정통합 방안 논의

대전·충남 행정통합을 주도해온 김태흠 충남도지사와 이장우 대전시장이 만났다. 양 시도지사는 회동 목적에 대해 최근 순수하게 마련한 대전·충남행정통합 특별법안이 축소될 우려가 있어 법안의 순수한 취지가 유지되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만났다고 밝혔다. 가장 이슈가 된 대전·충남광역시장 출마에 대해선 김 지사는 "지금 중요한 것은 정치적인 부분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불출마 할 수도 있다 라고 한 부분에 대해선 지금도 생각은 같다"라고 말했다. 이장우 시장은 24일 충남도청을 방문, 김태흠 지사를 접견했다. 이 시장은 "김태흠..

정청래 "대전 충남 통합, 法통과 되면 한 달안에도 가능"
정청래 "대전 충남 통합, 法통과 되면 한 달안에도 가능"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24일 대전 충남 통합과 관련해 "충남 대전 통합은 여러 가지 행정 절차가 이미 진행되어 국회에서 법을 통과시키면 빠르면 한 달 안에도 가능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대전·충남 통합 및 충청지역 발전 특별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서 "서울특별시 못지 않은 특별시로 만들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8일 대통령실에서 대전 충남 의원들과 오찬을 가진 자리에서 "내년 지방선거 때 통합단체장을 뽑자"고 제안한 것과 관련해 여당 차원에서 속도전을 다짐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기획] 백마강 물길 위에 다시 피어난 공예의 시간, 부여 규암마을 이야기
[기획] 백마강 물길 위에 다시 피어난 공예의 시간, 부여 규암마을 이야기

백마강을 휘감아 도는 물길 위로 백제대교가 놓여 있다. 그 아래, 수북정과 자온대가 강변을 내려다본다. 자온대는 머리만 살짝 내민 바위 형상이 마치 엿보는 듯하다 하여 '규암(窺岩)'이라는 지명이 붙었다. 이 바위 아래 자리 잡은 규암나루는 조선 후기부터 전라도와 서울을 잇는 금강 수운의 중심지였다. 강경장, 홍산장, 은산장 등 인근 장터의 물자들이 규암 나루를 통해 서울까지 올라갔고, 나루터 주변에는 수많은 상점과 상인들이 오고 가는 번화가였다. 그러나 1968년 백제대교가 개통하며 마을의 운명이 바뀌었다. 생활권이 부여읍으로 바..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크리스마스 분위기 고조시키는 대형 트리와 장식물 크리스마스 분위기 고조시키는 대형 트리와 장식물

  • 6·25 전사자 발굴유해 11위 국립대전현충원에 영면 6·25 전사자 발굴유해 11위 국립대전현충원에 영면

  • ‘동지 팥죽 새알 만들어요’ ‘동지 팥죽 새알 만들어요’

  • 신나는 스케이트 신나는 스케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