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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식 기자<사진=김정식 기자> |
창원NC파크에서 20대 관중이 구조물에 맞아 숨졌다.
무게 60kg에 달하는 알루미늄 루버가 17.5m 상공에서 추락했다.
단순한 '불의의 사고'로 치부하기엔 너무도 무거운 생명 하나가 사라졌다.
사고 직후 창원시는 "시설공단은 관리 주체가 아니다", "구단 책임이다"라는 식의 회피성 해명을 내놨다.
책임 소재를 묻기도 전에 떠넘기는 듯한 모습이었다.
야구단은 전면 철거를 결정했지만, 국토교통부는 여전히 구장 전체의 구조 안전성을 우려하고 있다.
루버 313개가 철거됐지만, 시민의 불안감은 남아 있다.
사고는 구조물의 결함에서 비롯됐지만, 문제의 뿌리는 시스템의 태만이다.
안전 점검은 요식적이었다.
사후 대응은 방어적이었다.
'예방'이란 단어는 없었고, '책임'이란 언어는 사라졌다.
창원시는 공공구장의 '주인'이다.
이름만 내건 주최자가 아니라, 안전의 끝까지 책임져야 할 행정 주체다.
행정의 역할은 시설 개방에서 멈추지 않는다.
그 공간을 '살아 있는 사람들'이 사용하는 이상, 생명에 대한 감수성도 행정의 일부다.
이제는 기억해야 한다.
환호성은 잠시, 사고는 오래 간다.
안전은 소음이 없지만, 침묵 속에서 생명을 지킨다.
철근보다 단단한 것은, 준비된 책임감이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어선 안 된다.
구장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도시 전체의 태도를 묻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날 밤 꺼진 조명은 관중석이 아니라, 시민 신뢰였다.
경남=김정식 기자 hanul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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