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환호성 뒤에 가려진 그림자, 창원NC파크의 경고

  • 전국
  • 부산/영남

[기자수첩] 환호성 뒤에 가려진 그림자, 창원NC파크의 경고

  • 승인 2025-05-11 10:50
  • 김정식 기자김정식 기자
김정식 기자
김정식 기자<사진=김정식 기자>
3월 29일.

창원NC파크에서 20대 관중이 구조물에 맞아 숨졌다.

무게 60kg에 달하는 알루미늄 루버가 17.5m 상공에서 추락했다.

단순한 '불의의 사고'로 치부하기엔 너무도 무거운 생명 하나가 사라졌다.



사고 직후 창원시는 "시설공단은 관리 주체가 아니다", "구단 책임이다"라는 식의 회피성 해명을 내놨다.

책임 소재를 묻기도 전에 떠넘기는 듯한 모습이었다.

야구단은 전면 철거를 결정했지만, 국토교통부는 여전히 구장 전체의 구조 안전성을 우려하고 있다.

루버 313개가 철거됐지만, 시민의 불안감은 남아 있다.

사고는 구조물의 결함에서 비롯됐지만, 문제의 뿌리는 시스템의 태만이다.

안전 점검은 요식적이었다.

사후 대응은 방어적이었다.

'예방'이란 단어는 없었고, '책임'이란 언어는 사라졌다.

창원시는 공공구장의 '주인'이다.

이름만 내건 주최자가 아니라, 안전의 끝까지 책임져야 할 행정 주체다.

행정의 역할은 시설 개방에서 멈추지 않는다.

그 공간을 '살아 있는 사람들'이 사용하는 이상, 생명에 대한 감수성도 행정의 일부다.

이제는 기억해야 한다.

환호성은 잠시, 사고는 오래 간다.

안전은 소음이 없지만, 침묵 속에서 생명을 지킨다.

철근보다 단단한 것은, 준비된 책임감이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어선 안 된다.

구장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도시 전체의 태도를 묻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날 밤 꺼진 조명은 관중석이 아니라, 시민 신뢰였다.
경남=김정식 기자 hanul300@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시가 총액 1위 알테오젠' 생산기지 어디로?… 대전시 촉각
  2. '행정수도 개헌' 이재명 정부 제1국정과제에 포함
  3. "국내 최초·최대 친환경 수산단지 만든다"… 충남도, 당진시 발전 약속
  4. 이 대통령, 세종시 '복숭아 농가' 방문...청년 농업 미래 조망
  5. "착하고 성실한 학생이었는데"…고 이재석 경사 대전대 동문·교수 추모 행렬
  1. [대입+]] 2026 수시 충청권 의대 지원자 46% 감소… 역대 최저치
  2. 박재형 세종충남대병원장 취임 "더 큰 도약"
  3. 일본 찾은 김진동 세종상의회장… 한-일 경제계 협력의지 다져
  4. 밝은누리안과병원 이성준 원장, 유럽 백내장굴절수술학회서 임상 연구 발표
  5. 대전 학교폭력 4년 연속 늘어… 2025년 1차 실태조사 결과 발표

헤드라인 뉴스


제4인뱅 인가 무산에 충청 지방은행 설립 `꿈` 뭉개져

제4인뱅 인가 무산에 충청 지방은행 설립 '꿈' 뭉개져

충청권의 오랜 숙원인 지방은행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한국소호은행(KSB)이 '제4인터넷은행' 인가를 받지 못하면서 충청권 기반 금융 생태계 조성에 기대를 품었던 지역민들의 박탈감을 높였다. 금융위원회는 17일 정례회의를 열고 소소뱅크, 소호은행, 포도뱅크, AMZ뱅크 등 4곳의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불허했다. 제4인터넷은행으로 유력하게 거론된 한국소호은행(KSB)은 대전시와 협약을 맺고 대전에 본사를 두고, 지역 특화 사업 발굴 및 정책자금 연계를 통해 지역 금융 정착을 도울 계획이었지만, 결국 정부 인가를 받지 못..

서울대 10개 만들기·탑티어 교수 정년 예외…교육부 새 국정과제 본격 추진
서울대 10개 만들기·탑티어 교수 정년 예외…교육부 새 국정과제 본격 추진

새 정부의 서울대 10개 만들기, RISE 재구조화, AI 인공지능 활용 등 교육 분야 주요 국정과제가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학문별 대가로 선정된 교수에 대한 정년 제한을 풀고, 최고 수준의 연구비를 지원하는 것은 물론 대학생 학자금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지원 대상을 확대한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교육부는 6대 국정과제를 위한 25개 실천과제(공동주관 1개 국정과제, 3개 실천과제 포함)를 최종 확정했다고 17일 밝혔다. 우선 서울대 10개 만들기를 실현해 거점국립대에 대한 전략적 투자와 체계적 육성에 나선다. 학생 1인당 교육비를..

해수부 부산 이전… `정부세종청사` 공백 해소 대안은
해수부 부산 이전… '정부세종청사' 공백 해소 대안은

이재명 새 정부가 오는 12월 30일 해양수산부의 부산 청사 개청식을 예고하면서, 정부세종청사 공백 해소를 위한 동반 플랜 마련을 요구받고 있다. 수년 간 인구 정체와 지역 경제 침체의 늪에 빠진 세종시에 전환점을 가져오고, 정부부처 업무 효율화와 국가 정책 컨트롤타워 기능 강화를 위한 후속 대책이 중요해졌다. 해수부의 부산 이전에 따른 산술적 대응은 당장 성평등가족부(280여 명)와 법무부(787명)의 세종시 이전으로 가능할 것으로 분석된다. 단순 셈법으로 빠져 나가는 공직자를 비슷한 규모로 채워주는 방법이다. 지난 2월 민주당..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숭고한 희생 잊지 않겠습니다’ ‘숭고한 희생 잊지 않겠습니다’

  • 대한민국 대표 軍문화축제 하루 앞으로 대한민국 대표 軍문화축제 하루 앞으로

  • ‘청춘은 바로 지금’…경로당 프로그램 발표대회 성료 ‘청춘은 바로 지금’…경로당 프로그램 발표대회 성료

  • 새마을문고 사랑의 책 나눔…‘나눔의 의미 배워요’ 새마을문고 사랑의 책 나눔…‘나눔의 의미 배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