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그린 홍수 위험지도… 대도시가 더 위험

  • 전국
  • 부산/영남

AI가 그린 홍수 위험지도… 대도시가 더 위험

포스텍·경북대 연구팀
AI 활용 '홍수 위험지도' 제작
홍수 대응 전략 마련 큰 도움

  • 승인 2025-05-28 16:57
  • 김규동 기자김규동 기자
사진
인공지능 모델 기반 폭우로 인한 침수 위험도 시군구 단위 지도.
기후변화로 인해 예측하기 어려운 폭우가 잦아지면서 전국 곳곳에서 대규모 홍수 피해가 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포스텍과 경북대 연구팀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지역별 홍수 위험도를 예측하고 전국 '홍수 위험지도'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 연구는 최근 환경과학 분야 저널인 '환경관리저널'에 게재됐다.

기후변화와 급속한 도시화로 홍수 피해는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 빗물이 스며들지 못하는 콘크리트 도로와 건물이 늘어나면서 같은 양의 비가 내려도 피해 규모는 커지고 있다.



홍수 위험을 예측할 때 전문가의 주관적 판단에 의존하는 '계층화 분석법(AHP)'을 주로 사용했지만 이 방식은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 뿐만 아니라 예측 결과의 신뢰도를 수치로 명확하게 표현하기 어려웠다.

포스텍 연구팀은 AI를 활용해 이를 해결했다.

연구팀은 최근 20년간(2002~2021년) 행정안전부가 기록한 전국 시군구별 홍수 피해 데이터를 분석했다. 이를 바탕으로 홍수 위험을 결정하는 네 가지 핵심 요소인 '위해성'(비가 얼마나 많이 오는지), '노출성'(위험에 노출된 인구와 시설), '취약성'(피해를 받기 쉬운 정도), '대응력'(얼마나 잘 대처할 수 있는지)을 세분화하고 이를 AI에게 학습시켰다.

여러 AI 모델 중에서 'XGBoost'와 'Random Forest' 두 모델이 77% 이상의 높은 정확도로 홍수 피해를 예측했다. 흥미로운 점은 두 모델이 각각 다른 요소를 가장 중요하게 꼽았다는 것이다.

XGBoost는 '빗물이 스며들지 못하는 포장면 비율(불투수면 비율)'을, Random Forest는 '하천 면적'을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분석했다.

그럼에도 두 AI 모델 모두 서울과 인천 등 대도시를 '홍수 고위험 지역'으로 평가했다. 이는 인구 밀도가 높고 콘크리트 포장 면적이 넓으며 하천 주변에 건물과 기반시설이 집중돼 피해에 더 취약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연구의 가장 큰 성과는 홍수 위험에 대한 '예측 불확실성'을 수치로 평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여러 AI 모델이 공통으로 위험하다고 평가한 지역은 방재 정책의 우선순위로, 모델 간 평가가 엇갈리는 지역은 추가 조사가 필요한 곳으로 분류할 수 있게 됐다. 이는 한정된 예산으로 효과적인 홍수 대책을 세우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

실질적인 해결책도 제시했다. AI 분석을 통해 '불투수면 비율'과 '하천 면적'이 주요 위험 요인으로 확인된 만큼 홍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빗물이 자연스럽게 땅으로 흡수될 수 있는 녹지 공간 확보와 하천 주변 개발 제한 등 자연 친화적 도시 개발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포스텍 이은미 씨는 "AI를 활용해 환경 변화와 실제 피해 데이터를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었다"며 "실질적인 홍수 대응 전략 마련에도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포스텍 감종훈 교수는 "AI가 모든 상황을 완벽하게 판단할 수는 없으므로, 아직까지는 전문가의 판단과 함께 활용해야 보다 정확한 침수범람 지도를 생산할 것"이라고 전했다.

경북대 정영훈 교수는 "이번 연구는 미래 지역맞춤형 홍수 및 침수 범람 대책에 중요한 자료를 제공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포항=김규동 기자 korea808080@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식장산부터 장동까지 평화견학…제8회 평화발자국 참가자 모집
  2. 군의관과 간호장교 부부에서 시작, 을지재단 창립 69년 기념식
  3. 대전과학기술대 여자 배드민턴부, 전국종별배드민턴대회 3위 쾌거
  4. 심사평가원 대전충청본부, 보건의료지원단 빅데이터 역량 교육
  5. 육군군수사령부, '미식별 선박 대응체계 고도화' 발표 32사단 최우수상 선정
  1. 건양사이버대-대덕파트너스, 미래 인재 양성 위해 맞손
  2. 충남교육청평생교육원, 배움과 나눔이 어우러진 '평생학습주간 행사' 성료
  3. 대전학원연합회 '제1회 진로체험 한마당' 성황…직업현장 생생한 경험
  4. "한국문화 체험하며 한국을 더 사랑하게 됐어요"
  5. 아산시, 베트남 닌빈성과 '외국인 계절근로자 도입 MOU' 체결

헤드라인 뉴스


업소 간판마다 같은 문구·영상… 신탄진역 유흥가 ‘배후설’ 의혹

업소 간판마다 같은 문구·영상… 신탄진역 유흥가 ‘배후설’ 의혹

간판에 '아가씨'처럼 성을 사고파는 상품처럼 버젓이 광고하는 업소가 밀집한 대전 신탄진역 유흥가에서 청년들을 직접 만나 상담해보니 유해한 골목환경을 상당히 의식하고 안전하지 않다는 불안감에 따른 긴장감이 팽배한 것 같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곳에 성 상품화 간판과 네온사인은 주로 노래방과 단란주점이 내걸고 있는데 골목 분위기를 유해한 유흥가로 만드는 의도가 배후에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까지 제기됐다. 중도일보는 10월 31일 대전위기청소년지원네트워크가 지역단체와 함께 신탄진역 앞 유흥거리에서 진행한 첫 거리상담에 동행했다. 대전일시청..

아침기온 `영하권` 한파주의보 발효…4일 오후부터 풀려
아침기온 '영하권' 한파주의보 발효…4일 오후부터 풀려

대전과 세종 그리고 충남 청양, 예산, 태안, 보령, 서천, 홍성에 올 겨울 들어 처음으로 한파주의보가 발효됐다. 한파주의보는 아침 최저기온이 전날보다 10도 이상 하강해 3도 이하이고 평년값보다 3도가 낮을 것으로 예상될 때 발효된다. 대전지방기상청은 2일 오후 9시를 기해 이들 지역은 북쪽의 찬 공기 영향으로 기온이 점차 낮아지면서, 3일 아침최저기온은 오늘 아침최저기온보다 10도 안팎으로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강풍주의보가 발효 중인 충남서해안과 고지대에서는 강하게 부는 바람 탓에 체감온도는 더욱 떨어질 수 있다며 면역력..

`호남고속도로지선 확장 공사`예타 통과
'호남고속도로지선 확장 공사'예타 통과

대전의 숙원 사업인 '호남고속도로지선 확장 사업'이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함에 따라 충청과 호남의 축 병목 해소에 청신호가 켜졌다. 최근 대전시에 따르면 '호남고속도로지선 확장 사업'은 10월 31일 기획재정부 제10차 재정사업평가위원회 예비타당성조사 심의 결과 최종 통과했다. 이 사업은 총사업비 3522억 원 규모로 호남고속도로지선 서대전분기점~회덕분기점 구간(총 18.6㎞)이 4차로에서 6차로로 확장하는 사업이며 사업기간은 약 8년으로 계획하고 있다. 대전시와 지역 정치권은 이 구간을 '충청·호남을 잇는 병목지점'으로 지목하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가성비 좋은 겨울옷 인기 가성비 좋은 겨울옷 인기

  • 겨울철 대비 제설작업 ‘이상무’ 겨울철 대비 제설작업 ‘이상무’

  • 중장년 채용박람회 구직 열기 ‘후끈’ 중장년 채용박람회 구직 열기 ‘후끈’

  •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한화 팬들의 응원 메시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한화 팬들의 응원 메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