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 6월을 맞이하며 우리가 지켜야 할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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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고] 6월을 맞이하며 우리가 지켜야 할 약속

경기북부보훈지청 보상과장 이영환

  • 승인 2025-06-04 16:49
  • 이영진 기자이영진 기자
이영환 보상과장님 사진
경기북부보훈지청 보상과장 이영환
6월의 도시는 푸른 물결로 가득 찬다. 거리마다 태극기가 나부끼고, 사람들의 가슴엔 작은 배지가 빛난다. "오늘이 무슨 날이에요?" 잘 모르는 누군가는 이런 질문을 던지기도 하는데, 설명을 들으면 다들 얼굴을 살짝 붉히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이맘때가 되면 왠지 모르게 마음이 숙연해지곤 한다. 아마도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이 그저 주어진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희생 위에 세워졌다는 사실이 새삼 느껴지기 때문일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국 근현대사에서 6월은 역사적으로 중요한 사건들과 유독 많이 얽혀 있다. 1950년 6월 25일 발발한 6.25 전쟁이 대표적이고, 민주화 운동인 6월 항쟁(1987년 6월 10일)도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제1연평해전(1999년 6월 15일)과 제2연평해전(2002년 6월 29일)이 벌어진 것도 이맘때쯤이다.

이 사건들은 우리가 살아가는 현재의 바탕이다. 많은 이들이 우리의 오늘을 위해 '자신의 오늘'을 바쳤다. 6.25 전쟁에선 수많은 군인과 민간인이 전투 속에서 스러졌고, 6월 항쟁 때는 시민들이 민주주의를 외치며 용감하게 거리로 나섰다. 그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우리가 이 땅에서 자유민주주의를 누리며 살 수 있는 것이다.



2002년 월드컵 이면에서 벌어졌던 연평해전의 치열했던 전투도 마찬가지다. 국군장병들의 희생 덕분에 온 국민이 마음 놓고 '월드컵 최초 4강 진출'의 기쁨을 나눌 수 있었다. 순국선열과 전몰장병들을 추모하는 현충일(6월 6일)이 있음에도 6월을 특별히 호국보훈의 달로 지정하고 있는 건 이런 이유에서다.

그러니 보훈을 특정한 누군가만의 몫으로 치부해선 안 된다. 나라를 위해 세운 공에 보답하는 일은 '공동체가 함께 지켜야 할 약속'이며, 그 약속을 지키는 것은 국가의 책임이자 우리 모두의 과제다. 지금 우리가 숨 쉬고 누리는 일상의 평화와 자유는 당연한 게 아니라, 수많은 이들의 희생과 헌신 위에서 이룩한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보훈은 거창한 일이 아니다. 태극기를 집 창가에 내걸거나, 현충 시설을 방문해 묵념을 올리는 일 등이 모두 보훈에 해당한다. 특히 경기북부 지역은 군사적으로나 역사적으로도 중요한 역할을 해온 지역이며, 휴전선과 인접한 접경지인 만큼 6.25 전쟁 당시 치열했던 전투 현장이 곳곳에 남아 있다. 경기북부 지역엔 보훈을 되새길 수 있는 장소들도 적지 않다. 고양시 현충공원엔 6.25 전쟁에 참여한 호국영령들을 기리는 현충탑이 세워져 있다. 파주 임진각에 있는 도라전망대는 분단국가의 슬픔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이곳에 서면 단지 기록으로만 존재하던 역사가 바람과 햇살 속에서 되살아난다. 그때의 청춘들, 이름 모를 군인과 시민들이 남긴 말 없는 외침이 마음속에 울리는 것만 같다. 이밖에 동두천에 있는 자유수호평화박물관도 보훈을 되새길 수 있는 장소다.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이곳에 많은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길 바란다.

점점 뜨거워지는 햇살이 6월이 머지않았음을 알리고 있다. 태극기를 준비하고 마음속으로 감사와 추모의 마음을 다져볼 때다. 우리가 기억하는 만큼 그들의 희생은 빛날 것이고, 우리의 미래도 더 밝아질 것이다. 6월 한 달만이라도 대한민국을 위해 희생·헌신하신 분들을 추모하며 조용히 가슴에 손을 얹고, '잊지 않겠습니다. 감사합니다.'라는 다짐을 새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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