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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가 된 영천 청제비. |
22일 영천시에 따르면 국가유산청에서 신라시대 제방을 세우고 자연재해 대응 체계를 볼 수 있는 영천시 도남동(남부동)에 있는 보물 '영천 청제비'를 20일 국보로 승격시켰다.
1969년 보물 지정 이후 약 56년 만에 나라를 대표하는 국보가 된 것이다.
청제비는 '청못'이라고 불리는 저수지 옆에 세워진 비석이다.
청못은 신라 때 조성된 이후 현재까지 쓰이고 있다. 비석은 받침돌이나 덮개돌 없이 자연 그대로의 돌에 글자를 새긴 형태다.
청제비는 청제축조·수리비와 청제중립비 등 2기로 구성돼 있다.
청제축조비와 청제수리비는 하나의 돌 앞·뒷면에 각각 글이 새겨져 있다. 위쪽이 얇고 아래쪽이 두꺼우며, 글자 대부분은 판독할 수 있을 정도로 상태가 양호하다.
앞면의 청제축조비에는 신라 법흥왕(재위 514∼540) 23년에 해당하는 536년 2월 8일 '○탁곡' 지역에 큰 제방을 준공한 사실과 공사 규모, 동원 인원 등이 기록돼 있다.
뒷면의 청제수리비에는 원성왕(재위 785∼798) 14년인 798년 4월 13일 제방 수리 공사를 마쳤으며 그간의 경과, 공사 책임자, 공사 기간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신라사에서 홍수, 가뭄이 가장 빈번했던 6세기와 8세기 후반∼9세기에 자연재해 극복을 위해 국가에서 추진한 토목 공사를 보여주는 문화유산"이라고 평가했다.
함께 놓여 있는 청제중립비는 1688년 땅에 묻혀 있었던 청제축조·수리비를 다시 일으켜 세운 사실이 새겨져 있으며, 신라의 예스러운 서풍을 따르고 있다.
국가유산청은 "'영천 청제비'는 청제의 축조 및 수리 과정, 왕실 소유의 제방 관리 및 보고 체계 등이 기록돼 있어 신라의 정치·사회·경제를 연구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라고 강조했다.
영천시는 '영천 청제비'의 국가지정문유산 국보 지정에 그치지 않고 향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위해 경북도내 시군 및 국가유산청 등과 긴밀히 협의할 예정이다.
최기문 영천시장은 "청제비는 그동안 지역주민들의 관심 속에서 잠시 멀어져 있었으나 변하지 않고 대대로 전해져야 할 자랑스러운 우리 지역의 문화유산"이라며 "이제는 영천시뿐만이 아니라 모든 국민들이 보호하고 소중하게 여겨야 할 값진 국보가 되었다"고 말했다.
포항=김규동 기자 korea8080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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