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 화산중 폐교 추진에 동문·면민 반발 '일파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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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천 화산중 폐교 추진에 동문·면민 반발 '일파만파'

밴드·카톡 등 SNS로 반대운동 펼쳐
학부모 찾아다니며 폐교 반대 설득도
교사·교수들도 일제히 반대 논리 홍보
교계선 기도회… 신우회 결성도 추진
지역 시·도의원들 "면민 뜻 따라 반대"

  • 승인 2025-07-30 18:06
  • 김규동 기자김규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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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산중학교 동문들이 내건 '화산중 통폐합 결사반대' 현수막
경북 영천교육청의 화산중 폐교 추진에 동문들을 중심으로 면민들의 반발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뒤늦게 화산중 폐교 추진 소식을 전해들은 동문들은 카톡, 페이스북, 밴드,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 화산중과 신녕중 통폐합 추진 소식을 전하며 화산중 존치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각 동기회는 지역 곳곳에 '화산중학교 폐교 결사반대', '작은 학교 살린다더니 폐교가 웬말이냐' 등의 현수막을 내걸고 폐교 반대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키고 있다.

동문들은 동장협의회, 발전협의회 등 지역 자생단체들과 반대대책위 구성에 들어갔다.



초·중·고 교사출신 동문들은 "화산중학교가 신녕중학교와 통폐합하면 신녕초등학교에서 진학한 학생들과 달리 화산초등학교 졸업생들이 학교 적응에 적지 않은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고, 학생들의 학교 생활과 공부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등·하교를 하는데 걸리는 시간과 거리가 늘어 불편을 겪게 될 것이고, 안전도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교장을 지낸 한 동문은 "소규모 학교에 다니면서 느끼는 가장 큰 장점은 학교와 교실의 좋은 분위기다. 인원이 적은 덕에 오순도순 지내며 친구끼리 깊은 관계를 형성할 수 있고, 담임 선생님은 물론이고 학교의 모든 선생님들이 학생들 한 명 한 명에게 관심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정맹준 경북대 교수(화학과·화산중 8기)는 "교육의 기준은 경제 논리가 아니라 인재양성"이라며 "작은 학교를 폐교하면 작은 나라가 폐망한다"고 말했다.

정태열 경북대 교수(조경학과·화산중 9기)도 "영천 화산면의 심장인 화산중학교가 사라지면 지역도 사라질 것"이라며 "화산중 졸업생인 경북대 교수 4명과 함께 화산중 존치에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화산면 출신 김명호 씨(사업가)는 "농촌 학생들의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한 소규모 학교 통폐합은 어불성설"이라며 "소규모 학교 통폐합은 농촌 교육을 악화시키고 결과적으로 이농현상을 부채질해 농촌의 황폐화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 주부(동문)는 "모교가 폐교되면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함께 입학식, 졸업식, 체육대회, 음악발표회 등 모두 사라질 것이다. 선생님도 떠나가고 종도 더 이상 울리지 않는 황량한 지역이 될 것"이라며 폐교를 반대했다.

이 주부는 "마을 주민들은 마을의 중심이자 활력소 역할을 했던 학교가 사라지는 것을 바라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지역 부동산 업체는 "화산중학교 폐교는 공동체에도 위협 요인이 된다"며 "교육 여건이 악화해 이사를 오려하는 사람이 줄고 지역 슬럼화가 가속화 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지역구 영천시의원·경북도의원들도 일제히 화산중 폐교 반대 목소리를 냈다.

김상호·김종욱·이영우 영천시의원은 "학교의 존폐는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지역주민 중심의 의사 결정이 필요하다"며 폐교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춘우·윤승오 경북도의원은 "폐교는 단순한 '학교 폐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폐교 당하는 학교가 존재하는 농촌지역사회 전체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며 "폐교 반대 입장으로 바뀐 지역사회의 뜻에 따라 다시 잘 챙기겠다"고 전했다.

이만희 국회의원(영천) 사무실과 화산면 출신 여권 핵심 인사측도 "면민들의 뜻을 잘 챙기겠다"고 약속했다.

학교 존치를 기원하는 지역 교계의 기도도 본격화되고 있다.

화산중과 인접한 곳에 있는 화산교회(담임목사 이상도·전 영천시기독교연합회장)는 지난 27일부터 화산중 존치를 위해 기도를 하고 있다.

가상교회(담임목사 이준권)는 30일부터 8월 2일까지 이어지는 청년부 수련회를 통해 화산중 존치를 위해 간구한다. 이 기간 화산중학교 운동장을 찾아 현장기도회를 진행한다.

안상훈 경북기독교총연합회장도 화산중 존치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전해왔다.

화산중 출신 목사, 선교사, 장로, 권사, 집사들을 중심으로 신우회 결성도 활발히 추진되고 있있다.

이들은 "모든 일은 기도에서 시작해야 한다"며 "우리가 기도하면 하나님께서 화산중학교를 선하게 사용해 주실 줄 믿는다"고 입을 모았다.

한 동문은 "기도하면 할수록 모교가 옛 영광을 넘어 이 나라와 민족과 열방에 아름다운 영향력을 발휘하는 수많은 믿음의 인재를 배출할 것이라는 마음이 든다"고 전했다.

학교를 지키고자하는 동문들의 몸부림도 눈물겹다.

동문들은 "사막이 옥토로 바뀔 것이라는 꿈을 가진 사람들이 한 그루 한 그루의 나무를 심자 마침내 황량한 사막이 초원으로 바뀌었던 것처럼 모교도 무성한 가지를 뻗어 수많은 새들을 불러 들리는 날을 꿈꾸며 후배들과 고향을 위해 수고를 아끼지 않겠다"고 입을 모았다.

이희창 동문(전 9기 회장)과 권후락 동문(마늘 3천평, 과일 2천평 재배) 등 상당수 동문들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화산중·화산초등 학부모를 찾아 다니며 화산중 존치를 위해 설득하며 다짐을 받고 있다.

대구에서 사업을 하는 김태호 동문(화산중 4기)도 가깝게 지내는 학부모들을 설득하기 위해 8월 3일 고향을 방문하겠다고 했으며, 대부분 동문인 면민들도 전화나 SNS로 모교 사수에 적극적이다.

8, 9기 중심으로 여러 동기회에서도 '모교와 지역을 살리는 영광스런 일에 기쁨으로 동참하겠다'며 장학금 후원을 약속하고 있다.

최기문 시장은 최근 화산면을 통과하는 영천상주고속도로와 대구포항고속도로의 화산인터체인지(IC) 개설을 강력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곳에 IC가 개설되면 각종 산업단지 유치 등이 뒤따를 것으로 보여 화산면의 급성장이 기대된다.

한편, 경북교육청은 학생 수 15명 미만의 학교를 통폐합 대상으로 권고하고 있으나 통폐합 추진에 따른 반발을 우려해 (폐교) 대상 학교 학부모 60% 이상 찬성해야 추진토록 하고 있다. 이 경우 화산중학교 학부모 6명 중 3명이 반대하면 통폐합 추진은 중단된다. 이들 학생과 학부모들은 당초와 달리 화산중학교 폐교를 반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포항=김규동 기자 korea8080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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