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대통령 부부가 함께 구속 수감된 상황을 보는 국민은 참담할 수밖에 없다. 김 여사의 발목을 잡은 건 반클리프 목걸이, 콘스탄틴 시계 등 명품 수수 의혹이다.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은 12일에도 혐의를 뒷받침하는 증언이 쏟아졌다. 특검은 김 여사가 부인했으나 2022년 나토회의 참석 때 착용한 반클리프 목걸이를 서희건설이 선물한 진품으로 확인했고, 스위스 명품시계를 건넨 사업가의 진술도 확보했다.
김 여사의 구속은 제어하지 못한 권력의 말로를 보여준다. 대선 전부터 논란의 중심에 섰던 김 여사는 영부인이 된 후에도 여전히 정권의 불안 요인이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연루 의혹과 '서울의 소리 녹취록' 사건이 대선 정국을 삼켰고, "아내의 역할에만 충실하겠다"던 대국민 약속은 지키지 않았다. 영부인 시절인 2022년 9월 재미교포 목사에게 선물 받은 '명품백 수수 사건'은 윤석열 정권의 몰락을 예견한 격이 됐다.
김 여사 얘기만 나오면 격노했다는 윤 전 대통령은 비상계엄 선포로 자멸의 길로 갔다. 권력은 누리는 것이 아닌 국민을 섬기는 것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망각한 후과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퇴임 즈음에 "영광의 시간은 짧았고, 고통과 고뇌의 시간은 길었다"고 말했다. 마땅히 그래야 한다. 통제하지 못한 정권의 실패는 국가와 국민에 막대한 피해를 안긴다. 압도적 국회 의석을 차지해 민주화 이후 가장 강력한 권력을 쥔 여권이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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