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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수 교수 |
이때부터 대덕연구단지는 연구만 하는 연구학원도시가 아니라 첨단기술의 이전과 벤처기업을 창업하는 과학기술도시(Technopolis)의 허브로 전환되었고 대전광역시를 중심으로 천안, 청주를 잇는 중부권 첨단산업 삼각 벨트, 즉 중부권 첨단산업지대망이 구축되기 시작하였다. 이후 대덕밸리는 대덕이노폴리스라는 명칭으로 구역을 확장하였고, 오창과학산업단지와 오송생명과학산업단지 등이 본격 조성되었다. 또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기업이 이전하고 기술이전과 벤처 창업이 활성화되면서 중부권은 첨단산업 개화기에 이르고 있다.
첨단산업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지역의 주도산업으로 견인하려는 이유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더불어 살기 좋은 지역으로 거듭날 수 있기 때문이다. 첨단산업이 활성화되면 첨단기술 관련 일자리가 다른 일자리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이 생긴다. 그리하여 지역사회의 실업률은 낮아지고 전문·사업서비스업 분야가 주축을 이루면서 높은 보수를 받는 첨단산업 관련 3차 산업 분야에 일자리가 많아지면서 '기업 하기 좋은 지역,''살기 좋은 지역'으로 변화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내륙지역은 제조업 전성시대에는 발전의 경로에서 벗어났지만, 1970년, 1980년대 세계 각지에서 발흥한 첨단산업의 영향으로 첨단산업 지역으로 태어날 가능성을 지니게 되었다. 내륙지역에서도 첨단산업이 꽃 필 수 있는 여건이 점차 갖추어지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외부 노출 시간 감소와 빠른 수송을 요구하는 첨단제품의 특성 때문이다.
첨단제품은 제조업에 비해 가격 대비 무게 비중이 크지 않아 항만이나 운하 없이도 가능하다. 첨단산업이 소규모일 경우에는 밸리항공으로 물량 소화가 가능하다. 그러나 첨단산업 부문의 규모가 커지면 대형 화물 비행기가 이·착륙할 수 있는 3.7km이상의 긴 활주로가 필요하다.
중부권 거점공항인 청주국제공항 활주로는 2,743m로 승객수송용 중·대형항공기의 이·착륙은 가능하나 대형 화물기(B747, A350-1000 등)의 이·착륙은 힘들다. 활주로 3.7km는 국제선 허브 공항의 기준이며 미국의 오스틴과 애틀랜타, 우리나라의 인천공항, 일본의 도쿄 나리타 공항 등 주요 국제선 허브 공항들은 이 기준을 충족하고 승객수송뿐만 아니라 화물 수송을 위한 물류공항을 겸하고 있다.
우리나라 중부권은 대전, 세종, 천안, 청주를 잇는 첨단산업지대망이 구축되어가면서 고부가가치 첨단제품의 국제 항공수송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청주국제공항은 김해공항과 달리 3.7km 활주로 신설이 가능하다고 하니 참으로 다행한 일이다. 대통령 직속 국정기획위원회가 13일 발표한 '국정운영 5개년 계획안'에 청주국제공항 민간 전용 활주로 건설을 포함한 청주국제공항 활성화가 포함되어 있어 더더욱 다행스러운 일이다.
청주국제공항의 확장은 민간 전용 활주로로 승객수송뿐만 아니라 첨단제품의 수송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청주국제공항은 화물운송을 위해 화물터미널, 물류창고, 물류단지 등의 대규모 부속시설도 필요하다.
확장된 청주국제공항은 중부권 미래 첨단산업 비상(飛上)의 핵심적인 인프라가 될 것으로 보인다. 조속한 예비타당성 조사와 계획수립, 그리고 국가 차원의 대폭적인 지원도 시급해 보인다. 최근 내륙지역들의 발전 기반을 구축하기 위하여 '내륙특별법'도 제안되었다. 수도권이나 해안 중심의 발전구조에 대응하여 내륙지역 발전 및 국가균형발전을 촉진하기 위한 특별법이다. 내륙특별법을 조속히 통과시키고 청주국제공항에 3.7km 활주로를 차질없이 건설하기 위해서는 '청주국제공항 확장 대통령실 직속 전담 기구'의 신설도 고려해 봄 직하다.
/강병수 충남대 명예교수.대전학연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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