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일이 만난 사람]박찬진 대덕구지체장애인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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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일이 만난 사람]박찬진 대덕구지체장애인협회장

세살때 소아마비. 장애에 굴하지 않고 배드민턴 전국체전 금메달리스트. 대전장애인배드민턴협회장, 전국장애인베드민턴협회 부회장으로 활동중.
장애인의 목소리 대변하고 권익 보호하는 것이 소명

  • 승인 2025-08-17 20:12
  • 신문게재 2025-08-18 7면
  • 한성일 기자한성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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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대전지체장애인협회 대덕구지회 박찬진 회장은 남다른 패션 감각을 소유한 패셔니스트다. 소아마비 장애를 극복하고 왕성한 활동으로 장애인들의 롤모델이 되어주고 있다. 중촌동 럭키스포츠프라자에 사무실을 이전하고 한 단계 더 도약을 선언한 박찬진 회장을 만나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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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회장님, 지금까지 살아오신 삶의 이야기를 들려주시겠어요?

▲저는 대전시 유성구 구즉동의 한적한 시골에서 농업에 평생을 바치신 부모님의 정직함과 성실함, 그리고 이웃과의 나눔을 몸소 실천하시는 모습을 보며 자랐습니다. 저는 세 살 때 우물에 빠지면서 소아마비 장애를 갖게 되었는데요. 부모님의 당당함과 사랑, 주변 어른들의 격려로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는 도전정신과 강한 책임감을 갖고 세상을 살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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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은 저를 남달리 키워주셨다고 생각합니다. 그 때 당시는 목발이 없었는데 제가 신발을 손에 끼고 기어다녀도 통제를 안하셨습니다. 가족들도 저를 부끄러워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학교 들어갈 때 아버지께서 목발을 만들어주셨습니다. 부모님은 저를 장애인으로 보지 않으셨습니다. 비장애인 아이들과 싸우고 오면 항시 응원을 해주셨습니다. 지금도 같이 활동하는 친구들이 다 비장애인 친구들입니다. 제가 보스 기질이 있어서 친구들과 후배들을 잘 데리고 놀러 다녔습니다. 착한 친구들을 잘 만났지요. 친구들이 저를 잘 도와주고 저를 업고 다녔습니다. 물놀이 갈때나 시내에 나올 때도 친구들이 저를 꼭 데리고 다녔습니다. 친구들에게 인기가 많은 비결은 제가 보스기질이 있어서인 것 같습니다. 어디 놀러가야 할 지 장소도 잘 정하고 분위기도 잘 맞춥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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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3남1녀중 셋째인데요. 대전공고 전자과를 졸업한 후 도마시장에서 금은방을 경영했습니다. 시계도 고치고 도장도 팠지요. 4년 동안 이 일을 하다가 구즉 집에 들어왔습니다. 구즉 집의 사랑채에서 친구들과 모여 놀다가 유성으로 자개농을 배우러 다녔고 대흥동에 자개공장을 차렸습니다.자개공장을 4년 하다가 접고 좀 쉬다가 아는 친구가 택시회사에 있어 지입차를 했습니다. 택시 1종 면허증을 따고 택시회사에 들어가 상조회를 구성해 지입차 채무 8억 원 문제를 다 해결해주고 나왔습니다. 이후 대전장애인배드민턴협회에 들어가 배드민턴을 시작하게 됐죠.

2009년부터 지금까지 대전장애인배드민턴협회장을 맡아 활동하고 있습니다. 장애인배드민턴 선수들을 국가대표로 배출해내는 것이 큰 보람입니다.

대덕구지체장애인협회장은 4대 회장으로 선출돼 2017년부터 지금까지 활동 중입니다. 제가 도전정신이 있어 5년간 대덕구지체장애인협회의 채무를 모두 변제했죠. 이제 자리를 잡은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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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책임감과 열정을 바탕으로 제게 주어진 일은 우직하게 해냅니다.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을 즐기지요. 타인의 의견을 경청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합니다. 때로는 지나치게 신중한 면도 있지만, 이를 유연하게 극복해 나가고자 합니다.

배드민턴에 대한 열정과 활동적인 성향을 바탕으로 대전장애인배드민턴협회장을 역임하면서 10여 명의 소규모 선수단을 이끌고 전국대회에서 3위 입상의 쾌거를 이뤄냈습니다. 생활체육인 100여 명 이상이 참여하는 활발한 단체로 성장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젊은 선수들을 잘 발굴해 키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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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사)대전지체장애인협회 대덕구지회장으로 재임하는 8년 동안 재정적으로 어려웠던 지회를 채무변제하고 민원상담사업과 노후 장애인 이송차량 교체, 문화예술특성화사업, 장애인 활동지원 제공기관 지정 등 다양한 사업을 통해 안정적으로 지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최충규 대덕구청장님께서 장애인에 대한 많은 관심을 갖고 계셔서 든든한 후원자가 되어주셨습니다.

장애인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권익을 보호하는 것이 저의 소명입니다. 장애인 복지에 대한 비전과 포용력, 투명성을 바탕으로 대덕구지회가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따뜻한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앞장서고 있습니다.

순간순간 어렵고 힘든 일이 있어도 강하게 마음을 다잡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 이겨냅니다. 대한장애인배드민턴협회 부회장으로 있으면서 열심히 활동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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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그러시군요. 박 회장님, 지체장애인협회 대덕구지회가 그동안 어떤 활동을 해왔는지 소개해주실까요?

▲1992년 2월 (사)대전시지체장애인협회 대덕구지회가 설립됐습니다. 2005년 4월 대덕구 장애인의날 기념식을 주관했고, 2006년 1월 대덕구 장애인이송차량 사업을 개시했습니다.

2009년 1월에는 대덕구장애인편의증진기술지원센터를 개소했고, 2013년 5월에는 2013년 장애인편의시설 전수조사에 참여했습니다.

2018년 1월에는 장애인민원상담사업을 개시했고, 2019년 12월에는 휠체어슬로프 장애인이송차량 교체를 했습니다. 2020년 10월에는 장애인활동지원 제공기관에 지정됐습니다.

2020년 11월에는 지체장애인의날 우수지회 표창을 받았고요. 2021년 1월 장애인문화예술지원사업을 시작했습니다. 2023년 8월에는 대청댐공원 매점운영사업을 개시했고, 2025년 1월에는 대덕구열린장애인쉼터를 개소했답니다.

허구한날 도와달라고 쫓아다니지 않고 어려우면 어려운대로, 추우면 추운대로, 없으면 없는대로 삽니다. 그러면 후원이 더 많이 들어옵니다.달라고 보채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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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회장님의 리더십에 대해 말씀해주시지요.

▲저는 장애인들을 위해 최선을 다합니다. 불의를 보면 못 참습니다. 정의를 위해 할 말은 하고 삽니다. 그러니까 저를 따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게 저의 리더십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는 배드민턴 전국체전 금메달리스트인데요. 어려서부터 가만히 있는 성격이 아니었습니다. 아이들이 축구하고 놀 때 골키퍼도 했습니다. 오징어게임도 했고 안해본게 없습니다. 산으로 들로 놀러다녔고 목발 짚고 안 간데가 없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제가 장애인이 된 게 차라리 잘 됐다 싶습니다. 만약 비장애인이었다면 제 성격에 주먹계의 황제가 되어있을지도 모릅니다(하하하). 장애인으로 사는게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지 않고 사는 비결이 아닐까 싶습니다. 장애인으로 살면서도 못하는 것 없이 다 할 수 있고 다 다닐 수 있으니 늘 행복합니다.

오늘은 직원들과 점심때 고기를 사다가 저희 협회 옥상 텃밭에서 기른 애플 토마토와 풋고추와 상추와 깻잎과 함께 삼겹살 파티를 했습니다. 직원들 챙겨 먹이는게 제 기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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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 소파에 기타가 놓여져 있네요. 기타 연주가 취미이신가 봅니다. 그리고 회장님은 늘 화사한 옷과 패션센스로 감탄을 하게 하는데요.

▲제가 학창시절에 기타를 배웠습니다. 그래서 요즘도 취미 삼아 기타 연주를 하곤 합니다. 저는 칙칙한 게 싫어서 늘 밝고 화사한 옷을 즐겨 입습니다. 제 기분도 좋아지고 제 주변 분들도 좋아해 주시니 일거양득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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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회장님, 앞으로는 어떤 활동 계획을 갖고 있으신지요.

▲대전시지체장애인협회 대덕구지회는 장애인에 대한 사회인식개선과 사회참여 확대, 재활과 자립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장애인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장애인의 의식개혁, 사회화, 교육자질 향상 도모, 재활·자립을 위한 여건 조성, 인식개선과 정책적 제도 개선 강화 등을 통해 복지 사회를 구현하고자 합니다.

저에게 꿈이 있다면 저희 대덕구지체장애인협회가 전국 230개 지회에서 최우수지회가 되어 1등을 하는 것입니다. 대덕구지회 2400여 회원들과 함께 그 꿈을 향해 열심히 달려가겠습니다.

제 여생은 저와 같은 장애인들을 위해 좋은 일을 많이 하고 가고 싶습니다. 많이 많이 베풀면서 살고 싶습니다. 회원들의 복지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그래서 대전시생활체육대회 나갈때도 회원들에게 좋은 옷을 사 입히고 아낌없이 나눴습니다. 장애인단체라고 해서 후원만 받을 것이 아니라 비장애인 봉사단체와 같이 봉사하면서 장애의 벽을 허물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구분 없이 차별받지 않고 소외되지 않고 평등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게 제 꿈입니다.


대담, 정리, 사진 한성일 편집위원(국장) hansung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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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진 회장은 누구?

▲1962년 대전 구즉 출생, 신탄진 중학교 졸업, 대전공업고등학교 전자과 졸업, 한국장애인정치대학원 과정 수료. 대전장애인배드민턴협회장, 장애인배드민턴 경기지도자, 장애인배드민턴 심판자격, 대한장애인배드민턴협회 행정감사, (사)대전지체장애인협회 인사위원, 대전시장애인고용노동지원센터 대덕구 지소장, 대덕구행복이음주간보호센터 운영위원, 대한장애인배드민턴협회 부회장, 대전 대덕구 장애인복지위원, 대전시 장애인 체육회 감사패, 대한장애인 배드민턴협회 감사패, 대전시 서구청 공로패, (사)한국지체장애인협회 표창패, 대전시 의회 표창장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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