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편의 문제삼아 대전 투석전문의 징계 예고한 신장학회 '취약환자 어쩌나'

  • 사회/교육
  • 법원/검찰

교통편의 문제삼아 대전 투석전문의 징계 예고한 신장학회 '취약환자 어쩌나'

대한신장학회 "의료기관 환자 교통편의는 불공정"
투석전문의 자격박탈 경고에 사직 압박으로 여겨
구청 승인 있어도 '징계' 교통취약 환자 대안 없어

  • 승인 2025-08-18 17:25
  • 수정 2025-08-18 17:51
  • 신문게재 2025-08-19 1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KakaoTalk_20250818_163927844
교통편의 제공하는 의료기관 종사하는 투석전문의를 대한신장학회가 윤리위반으로 징계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논란이다. 사진은 대전 한 의료기관의 투석실 모습.  (사진=임병안 기자)
콩팥이 기능을 하지 못할 만큼 손상된 환자의 투석을 전문으로 하는 신장내과 전문의가 환자에게 교통편의를 제공하는 의료기관에서 진료한다는 이유로 대한신장학회로부터 투석전문의 자격을 박탈당할 위기에 처했다. 투석전문의 자격을 잃지 않으려면 해당 병원을 사직하거나 병원장의 교통편의 중단 결정이 필요한데, 투석실을 스스로 찾아올 수 없는 환자를 방치하는 결과가 우려된다.

18일 지역 의료계에 따르면 대전에서 투석실을 운영하는 의료기관 3곳에서 일하는 혈액내과 전문의들이 사실상 그들이 속한 학술단체로부터 사직 압박을 받고 있다. 대한신장학회가 학회 윤리지침 위반이라며 회원이면서 대전에서 근무하는 신장내과 전문의 몇 명을 윤리위원회에 회부해 투석전문의 자격을 박탈하고 회원에서 제명할 수 있다고 경고했기 때문이다.

대한신장학회 홈페이지의 '투석실 상근의사 윤리지침'을 보면, "상근의사 및 투석 의료기관은 환자유치를 위해 정기적인 차량 편의 제공 등 불공정한 행위를 금지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를 근거로 환자에게 병원과 자택을 오가도록 교통편의를 제공하는 의료기관에 종사하는 경우 투석전문의 자격 갱신을 중단했고 장차 박탈하겠다고 벼르는 것이다.

대한신장학회 윤리위원회 관계자는 중도일보와 통화에서 "의료기관이 노선 방식의 차량 운행은 환자를 유치하는 행위로 법을 위반한 것으로 학회 회원이라면 학회가 정한 규칙을 준수해달라는 요청이며 개선되지 않아 윤리위 회부가 이뤄졌다"며 "스스로 병원을 찾아올 수 없는 환자에게 교통편의는 지자체가 제공해야 하며, 장애인콜택시가 이미 가동중으로 대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에 투석전문의 자격 갱신이 중단되고 장차 자격 박탈까지 예고된 전문의가 속한 의료기관은 지난해 관할 구청으로부터 관련 승인을 받은 바 있다. 의료법에서는 불특정 다수에게 교통편의 제공하는 행위를 금지하면서 동시에 환자의 경제적 사정 등을 이유로 개별적으로 시장·군수·구청장의 사전 승인을 받아 환자를 유치하는 행위를 허용하고 있다.

중도일보가 대전 5개 보건소에 확인한 결과, 한 보건소는 의료기관으로부터 스스로 병원 방문이 어려운 환자의 이름과 특이사항을 보고받아 교통편의 제공을 승인했으며, 또 다른 구청에서도 의료기관 신청을 검토해 2년의 제한된 기간에 투석환자에 대한 교통편의 제공을 승인했다. 치매를 앓거나 합병증으로 시력을 상실해 스스로 병원을 찾아오기 어려운 독거 환자가 주로 교통편의를 이용 중이다.

윤리위 회부로 자격 박탈 위기에 처한 전문의들은 해당 병원에서 사직을 사실상 요구받는 상황으로, 환자들이 이틀에 한 번 꼴로 찾는 지역 투석실 진료 역량에도 적지 않은 영향이 예상된다.

투석실을 운영하는 병원의 한 이사장은 "이번 신장학회의 징계 예고는 신장내과 전문의이면서 회원에게만 적용되는 것으로, 투석실에 다른 진료과목 전문의가 종사하는 기관은 교통편의 제공해도 아무런 징계를 못하고 있어 오히려 불공정하다"라며 "학회에서는 환자 교통문제는 지자체에 맡기라지만, 스스로 병원 찾기 어려운 환자가 하루라도 투석을 놓치면 생명이 위험한데 눈앞의 환자를 보면서 방치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사건사고] 해수욕장서 30대 물에빠져 숨져… 인명·재산 피해 속출
  2. 세종시 '첫마을 3단지' 12세대 공급...18일 1순위 접수
  3. 대전 전세사기 피해자 1천명당 2명 '전국 최고'… 금융기관 커넥션 드러나나
  4. 최교진 신임 교육부 장관 후보자 새 정부 교육정책 관심
  5. [편집국에서] 모두의 AI
  1. 대전0시축제 패밀리테마파크 방문객 53만명, 흥행 견인
  2. 내신 1.0등급 합격 학과 2년 연속 의약학계열… 이공계 최상위권 부재
  3. [홍석환의 3분 경영] 나만 생각하는 사람
  4. [직장인밴드대전] "대상은 생각도 못 했는데 너무 기뻐요"
  5. [직장인밴드대전]이모저모

헤드라인 뉴스


민생회복 쿠폰 전 연령대서 외식과 생필품에 `집중`

민생회복 쿠폰 전 연령대서 외식과 생필품에 '집중'

소비 진작을 위한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이 전 연령대에서 외식과 생필품 구매에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20·30대는 외식이 주를 이뤘고, 40대 이상은 생필품 비중이 컸다. 18일 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에 따르면 7월 28일부터 8월 1일까지 전국 만 20~69세 금융소비자 510명으로 대상으로 진행한 '민생회복 소비쿠폰 이용행태' 분석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응답자 83.1%는 금융기관을 통해 소비쿠폰을 수령했다. 이중 76.7%는 신용·체크카드를 선택했다. 이어 지역사랑 상품권은 13.3%, 선불카드는 3.5% 순이다...

`끝나지 않은 관세전쟁` 충청권 제조업체 직격탄 맞나
'끝나지 않은 관세전쟁' 충청권 제조업체 직격탄 맞나

미국발 관세위협이 또다시 시작됐다. 철강·알루미늄에만 적용해온 50% 품목별 관세를 파생상품으로까지 확대하면서 충청권 부품 제조업체들이 직격탄을 맞을 전망이다. 18일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지난 15일(현지시간) 무역확장법 232조 관세 적용 대상이 되는 철강·알루미늄 파생상품을 407종 추가 발표했다. 이번에 추가된 파생상품은 기계류 및 부품, 자동차 부품, 전자기기 및 부품 등으로, 적용 품목에 대해 구체적인 확인이 필요하다. 이번 발표에 따라 미국 동부 표준시 기준 18일 0시 1분 이후부터 미국에 수입되..

한정판 `꿈씨 스니커즈` 나온다… 올해 연말 출시 예정
한정판 '꿈씨 스니커즈' 나온다… 올해 연말 출시 예정

대전 대표 캐릭터 '꿈씨패밀리'가 글로벌 감성을 입은 프리미엄 스니커즈로 새롭게 태어난다. 대전시는 18일 시청 10층 응접실에서 '꿈씨패밀리' 캐릭터를 활용한 스니커즈 공동브랜딩을 위해 대전관광공사, 코드바이젠트리, 미국 스니커즈 브랜드 쏘울컴퍼니(아시아 총판 운영사)와 4자간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글로벌 시장 진출을 발표했다. '꿈씨패밀리'는 그동안 지역 축제, 관광 굿즈, 마케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어 온 대전의 대표 관광 캐릭터다. 이번 협업은 나이키 조던 브랜드를 30년간 이끌며 전 세계 스니커즈 시장에서 큰 영향력을..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2025 을지훈련 시작…주먹밥과 고구마로 전쟁음식 체험 2025 을지훈련 시작…주먹밥과 고구마로 전쟁음식 체험

  • 송활섭 대전시의원 제명안 부결…시의회 거센 후폭풍 송활섭 대전시의원 제명안 부결…시의회 거센 후폭풍

  • 대전엑스포시민광장 물놀이장 마지막 운영 날…‘북적북적’ 대전엑스포시민광장 물놀이장 마지막 운영 날…‘북적북적’

  • 2025 전국직장인밴드대전 흥행성공…전국대회 자리매김 2025 전국직장인밴드대전 흥행성공…전국대회 자리매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