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농촌 지역에서는 결혼이주여성이 마을을 지탱하고 외국인 노동자가 산업 현장에서 필수 인력을 채우고 있다. 돌봄과 요양 분야에서도 외국인 인력이 없으면 유지가 힘든 상황이다. 또 다문화 가정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한국 사회의 새로운 구성원으로 성장하며 언어와 문화의 다양성을 자연스럽게 품고 있다. 이 아이들은 한국의 미래 노동력일 뿐 아니라 세계와 연결된 경쟁력을 강화하는 자산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아직 사회 전반의 시선은 다문화에 충분히 열려 있지 않다. 차별과 편견은 여전히 존재하며 정책적 지원도 한국어 교육이나 단편적 복지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다. 이제는 단순히 인력을 보충하는 수준을 넘어 다문화 구성원이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교육, 복지, 노동 시장에서 차별 없는 기회를 제공하고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한국 사회의 일원으로 존중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저출산과 고령화 시대, 다문화는 선택이 아니라 필연이다. 한국 사회가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기 위해서는 다문화를 대체 인력이 아닌 동반자로 바라봐야 한다. 다양성과 포용성을 확대하는 것이야말로 한국 사회가 직면한 위기를 극복하고 더 건강한 공동체로 나아가는 길이다.
피벤 카테리나 명예기자(우크라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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