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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2025 현충원길 걷기대회' 참가자들이 출발 전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 이성희 기자) |
지난 18일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이 잠든 이곳에서 열린 '2025 대전현충원길 걷기대회'에 참여 나라사랑 정신을 되새긴 것이다.
평소 조용히 참배만 이어지던 공간이 이날 만큼은 수많은 인파의 발걸음과 이야기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국립대전현충원이 주최·주관하고 중도일보과 유성구가 후원한 이번 행사는, 현충원의 아름다운 가을 정취를 만끽하며 안장자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대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가을 햇살 아래 가족, 친구, 연인들과 함께 걷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걷기 코스는 보훈동산을 시작으로 메타세콰이어길, 현충광장, 보훈정, 현충지를 지나 다시 출발지로 돌아오는 총 4km 구간이다. 출발 1시간 전부터 삼삼오오 행사장을 찾은 참가자들은 걷기 시작 전 간단한 스트레칭과 안내를 받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오전 10시 30분, 출발을 알리는 신호음과 함께 사람들의 발걸음이 천천히 숲길로 향했다. 울긋불긋 물든 단풍과 가을 햇살이 어우러진 길 위를 걷는 사람들의 얼굴에는 여유와 사색이 함께 묻어났다. 곳곳에는 안장자들의 생애와 희생을 소개하는 안내 게시판이 설치돼 참가자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부모 손을 잡고 함께 걸은 아이들부터, 친구와 담소를 나누며 천천히 걷는 청년들, 지팡이를 짚고 묵묵히 걸음을 옮기는 어르신까지. 모두가 한마음으로 '기억'과 '감사'의 마음을 품은 채 현충원을 걸었다.
아들과 함께 행사에 참여한 김 모 씨(42)는 "그저 걷는 것만으로도 유공자분들의 희생을 마음 깊이 느낄 수 있었다"며 "아이에게도 나라를 위해 헌신한 분들이 계셨다는 걸 직접 보여줄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가족 단위 참가자를 위한 페이스페인팅, 풍선 나누기 등 다양한 체험 부스도 마련돼, 현충원이 단순한 추모의 공간을 넘어 열린 소통의 장으로 거듭나는 모습을 보여줬다. 행사 말미에는 푸짐한 경품 추첨 이벤트가 열려 참가자들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했다.
대회에 참여한 한 국가유공자는 "현충원길을 걸을 때마다 나라를 위해 헌신했던 분들의 숭고한 정신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며 "오늘처럼 많은 시민들이 함께 걸으며 그 의미를 되새겨줘서 더욱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장정교 국립대전현충원장은 "이번 걷기대회는 보훈의 가치를 일상 속에서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계기였다"며 "앞으로도 현충원이 세대와 계층을 넘어 누구나 찾아와 나라사랑 정신을 되새기는 열린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지윤 기자 wldbs1206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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