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조원대 세종시 '보통교부세' 누락...메아리 없는 정부·정치권

  • 정치/행정
  • 세종

수조원대 세종시 '보통교부세' 누락...메아리 없는 정부·정치권

구청 없는 단층제로 자치시 실험 13년 차
부동산 취득세 호황기에 가려진 교부세 누락
기초사무 재정 수요 24개 항목 중 5개만 반영
매년 4500억 원대, 지난 5년 간 누적 1.6조 원 누락
행안부-세종시, 이렇다할 대응 부재 딜레마

  • 승인 2025-10-01 11:12
  • 수정 2025-10-01 14:28
  • 이희택 기자이희택 기자
교부세 문제
구청이 없는 세종시의 단층제 특성에서 기초수행분이 누락된 근거 자료. 사진=의정회 제공.
행정안전부와 세종시가 '보통교부세' 딜레마에 빠진 가운데 시민들이 2조 원 대에 달하는 누락분 정상화를 거듭 촉구하고 나섰다.

보통교부세는 지방자치단체 간 재정 격차 완화와 최소한의 행정 서비스 제공을 목적으로 정부(행정안전부)가 지자체에 교부하는 일반 재원을 말한다. 2012년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늦게 출범한 신생 도시 '세종시' 입장에선 대단히 중요한 세수 재원이라 할 수 있다.

재정 수요 대비 부족한 수입분을 보전해주는 개념으로, 통상 지방 소멸 위기에 놓이거나 신생 도시에는 성장의 자양분 성격상 많이 배분된다. 반면 서울시와 경기도 등 수입원이 다양한 거대 도시에는 최대한 적게 준다.

문제는 특별자치시란 특수성 인정은 차지하고라도, 세종시에만 유독 차별적이고 불합리한 산정 기준이 적용되고 있다는 데 있다. 정부는 자치제도의 새로운 전형을 찾기 위해 세종시를 단층제 구조로 출범시켰는데, 시간이 갈수록 유일하게 구청이 없는 단층제가 세종시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세종시청
심각한 재정난에 직면한 세종시. 사진=중도일보 DB.


마땅히 받아야 할 기초사무 수행분이 누락되면서, 세종시의 재정 수요액이 광역사무 수행분으로만 산정되고 있는 아이러니한 현실이 반복되고 있다.

실제 전체 24개 기초사무 중 미반영 항목은 ▲안전관리비(인구수와 안전관리시설수) ▲문화관광비와 환경보호비(각각 인구수와 행정구역 면적) ▲기초생활보장비(기초수급자수) ▲노인복지비(노령인구수) ▲아동복지비(아동수) ▲장애인 복지비(등록 장애인 수) ▲보건사회복지비(인구수) ▲농업비(경지면적) ▲임수산비(산림 및 어장 면적) ▲산업경제비(사업체 종사자 수) ▲도로관리비(도로 면적) ▲교통관리비(자동차 대수) ▲지역관리비(행정구역 면적과 인구수)까지 19개에 달한다.

안전관리비의 소하천 길이와 노인복지비의 경로당 수, 보건사회복지비의 보건시설 면적, 교통관리비의 행정구역 면적, 지역관리비의 하천길이 등 모두 5개 항목만 기초분으로 수용됐다.

세종시가 수년간 이 상태 그대로 놓이면서, 결국 2020년 이후 급격한 재정난에 직면하고 있다. 이전까지는 아파트 공급 증가에 따른 부동산 취득세에 의해 본질적 문제가 가리워져 있었던 셈이다.

행정안전부도, 세종시도 일찌감치 이를 인지하면서도, 능동적인 대응을 못한 배경으로 해석된다. 더욱이 시간이 그대로 흐르면서, 이제는 다른 지역과 형평성 논리에 밀려나 있다. 매년 한정된 재원을 고루 배분하는 구조 때문이다.

2006년 특별자치도이자 단층제로 출발한 제주도는 2017년 다층제로 전환됐고, 이는 세종시가 처한 불합리한 여건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실제 제주도는 2025년 기준 기초사무 수행분으로 1조 3288억 원을 받고 있는 데 반해, 세종시는 314억 원에 그치고 있다. 인구는 1.7배 많은데, 기초사무 수행분은 42배나 더 받고 있다.

결과적으로 지난 5년간 누락분만 1조 6100억 원을 넘어서고 있다. 산술 근거에 따라 매년 4500억 원 이상 지급되지 않는 부분을 연도별로 더한 수치다. 시기를 더 거슬러 올라가면, 2조 원대에 육박할 것이란 분석도 했다.

의정회
의정회 황순덕 회장(좌)과 홍순기 사무국장(우)이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수년 간 제기해온 문제를 다시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희택 기자.
세종시 시민사회가 의정회를 중심으로 5년 동안 줄기차게 정상화를 요구하며, 멈춤 없는 투쟁에 나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올 들어선 헌법 소원을 하기도 했다. 세종시도 지난해 김하균 행정부시장을 필두로 한 TF팀을 구성, 대응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이렇다 할 성과는 없다.

황순덕 의정회 회장은 "특혜를 요구하는 것도 아니고, 중앙 행정의 오류를 바로잡아 달라는 순수한 요구"라며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근거 자료도 충분히 있다. 중앙정부와 정치권, 세종시도 손 놓고 있어선 안 된다. 이대로 방치한다면, 법적으로 형사고발도 고려할 것"라고 성토했다.
세종=이희택 기자 press2006@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도시철도 1호선 식장산 역 건설 사업 잠정 중단
  2. 대전 중수청, 세종 임시 개청 후 옛 대전세무서 부지로 이전 추진
  3. 당진시, 청주국제공항 직통 고속버스 신규 운행… 대중교통 이용 편의 대폭 향상
  4. “예술가의집 시민 환원” 못 박은 허태정…문화재단·예총 새 거처는?
  5. 순천향대 의대 11명 초과선발 파장… 2028학년도 모집인원 감축
  1. 한밭대 차기 총장선거 한달 앞으로…후보군 윤곽 속 선거전 본격화
  2. "대덕특구 공동관리아파트 부지, 국가차원 전략 수립을" 국회 토론회서 제기
  3. 대전 여야, 새 시당위원장 선출 등 조직개편 착착
  4. [중도초대석] 조성칠 대전시의회 의장 "시민에게는 더 낮게, 집행부에는 더 날카롭게"
  5. [르포] 선풍기도 없는 40.2도 정산부스… 폭염 속 공영주차장 근로자

헤드라인 뉴스


충남 청양 폭염중대경보 첫 발령…충남도, 총력 대응 나서

충남 청양 폭염중대경보 첫 발령…충남도, 총력 대응 나서

최상위 폭염특보인 폭염중대경보가 충청권에서 처음으로 발령되면서, 지자체 차원에서 총력 대응에 나섰다. 기상청은 5일 오전 10시 충남 청양에 폭염중대경보를 추가로 발령했다. 충청권에 폭염중대경보가 내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함께 폭염중대경보가 발령된 지역은 경기 광명·연천·포천·가평·남양주·의왕·화성·양평동부·양평서부, 인천남부 등이다. 폭염중대경보는 일 최고 체감온도가 35도 이상인 상황이 이틀 이상 지속한 지역에서 최고 체감온도가 38도 이상이거나 최고기온이 39도 이상인 상황이 하루 이상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면 발령된..

현금만 쓰고, 옷까지 버린 보이스피싱범 안잡힐 줄 알았지? (영상)
현금만 쓰고, 옷까지 버린 보이스피싱범 안잡힐 줄 알았지? (영상)

현금만 쓰고 금융감독원과 검찰을 사칭해 어르신들의 현금을 훔쳐 달아난 20대 보이스피싱 현금수거책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대전서부경찰서는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방지 특별법 위반 혐의로 20대 여성 A씨를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습다. A씨는 지난 5월 대전 서구의 한 주택가 우편함에서 70대 피해자가 넣은 현금 1,000만 원을 수거하는 등 전국을 돌며 총 7회에 걸쳐 약 1억 5,400만 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A씨는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교통카드를 수시로 교체하고, 모텔에서 1박씩 투숙하며 옷을 바꿔 입는 등 치밀하게 이동했으..

돌아오는 온통대전…자치구 지역화폐와 연계·통합 가능할까
돌아오는 온통대전…자치구 지역화폐와 연계·통합 가능할까

민선 9기 대전시가 제1호 공약으로 '온통대전 2.0' 추진을 내세운 가운데 자치구와의 연계 방안에 관심이 쏠린다. 이미 지역화폐 사업을 운영 중인 중구에 이어 민선 9기 들어 동구와 서구, 대덕구가 도입 및 재발행을 추진하면서 중층 구조의 통합 필요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4일 중도일보 취재결과, 대전시는 내달부터 온통대전 2.0 운영을 위한 추진 계획을 수립 중이다. 허태정 시장의 민선 7기 대표 브랜드였던 '온통대전' 이점을 살린 '온통대전 2.0'을 도입해 기존 캐시백 중심의 지역화폐 기능과 함께 정책 수당·교통·문화·복지..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폭염에 도로 위 피어오른 ‘아지랑이’ 폭염에 도로 위 피어오른 ‘아지랑이’

  • ‘폭염에도 일을 쉴 수 없어요’ ‘폭염에도 일을 쉴 수 없어요’

  • 민주당 당대표·최고위원 충청서 순회경선 시작 민주당 당대표·최고위원 충청서 순회경선 시작

  • 북적이는 계곡과 한산한 도심 북적이는 계곡과 한산한 도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