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세종, 박물관·미술관 전국 꼴찌…'문화의 변방' 전락

  • 정치/행정
  • 대전

대전·세종, 박물관·미술관 전국 꼴찌…'문화의 변방' 전락

국공립 박물관 대전 4곳, 세종 3곳 불과
전국 평균 17곳…사립·대학 합쳐도 미미
미술관 수도 최하위, 관람객·인력도 열세
광역·특별자치시 체면구긴 '문화 불모지'

  • 승인 2025-10-09 16:47
  • 신문게재 2025-10-10 3면
  • 최화진 기자최화진 기자
677641_261480_3546
대전시립미술관 전경.
대전시와 세종시에 있는 국공립 박물관·미술관 수가 전국 최하위권으로 드러나 '문화의 변방'에 머물고 있다는 지적이다.

시설 수뿐 아니라 관람객, 인력 등 거의 모든 지표가 전국 평균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점에서 구조적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간한 '2024 전국 문화기반시설 총람'에 따르면, 대전의 국공립 박물관은 4곳, 세종은 3곳에 불과하다. 전국 평균이 17곳임을 고려하면 대전은 23.5%, 세종은 17.6% 수준이다.

이어서는 광주(5곳)와 대구·울산(9곳)이 적었고, 가장 많은 곳은 경남(49곳)이었다.

사립과 대학 박물관까지 합쳐도 대전은 총 15곳으로 전국 916곳 가운데 1.6%, 세종은 6곳으로 0.6%에 그친다. 광역시와 특별자치시라는 지위가 무색할 정도의 빈약한 수치다.

미술관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대전의 국공립 미술관은 단 2곳뿐이고, 세종은 아예 없다.

전국 평균이 4.7곳임을 고려하면 대전은 절반에도 못 미치고, 세종은 불모지나 다름 없는 수준이다. 충남(2곳), 충북(5곳) 역시 적은 편이어서 충청권 전체가 전국 평균에 한참 못 미친다.

결국 충청권은 수도권·영남권에 비해 문화 인프라의 변방에 머물러 있으며, 그중에서도 대전과 세종의 인프라가 태부족한 상황이다.

시설 수 부족은 곧 관람객 수로 이어진다. 지난해 대전의 박물관 총 관람객은 57만 6107명으로, 1곳당 평균 4만 1150명에 불과하다. 전국 평균(8만2779명)의 절반 수준이다.

미술관도 마찬가지다. 대전은 총 24만 8653명으로 1곳당 평균 4만 9700명에 그쳐 전국 평균(8만 7000명)의 57% 수준에 머물렀다. 박물관과 미술관 모두 제 기능을 상실한 채 외면받고 있는 현실이다.

문화 인프라를 관리할 인력의 기근 현상도 심각하다.

대전의 전체 박물관 학예직원은 46명에 불과하며, 국공립 박물관에 속한 인력은 단 5명이다. 한 박물관당 많아야 3명, 대부분은 1명으로 운영된다.

미술관도 종사 인력 60명 중 학예 인력은 26명뿐이다. 세종은 미술관이 없으니 학예 인력도 전무하다.

전문 인력이 받쳐주지 못한 박물관·미술관은 껍데기 시설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대전시립박물관은 본관 학예직 2명이 본관을 전담하고 있으며, 분관은 각 1명씩 배치돼 사실상 '1인 박물관' 체제다.

입지 조건도 불리하다. 대전 주요 박물관들은 대부분 도심 외곽에 몰려 있어 접근성이 떨어진다. 주변에 연계할 관광자원도 마땅치 않다.

결국 문제는 단순한 시설 숫자의 부족이 아니라 구조적 불균형에 있다. 시설은 있어도 시민의 발길을 붙잡지 못하고, 인력은 있어도 본연의 연구·전시에 집중하지 못하는 악순환을 반복할 우려가 크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학예사는 "연구와 전시·교육 기획이 본업이지만 당장 눈앞의 일들에 매달리다 보면 정작 콘텐츠 개발은 엄두조차 못 낸다"고 "장기적으로는 학예 인력 확충과 체계적인 프로그램 운영 같은 구조적 개선이 뒤따라야 시민들에게 진정한 문화 진흥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화진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호남에 반도체 짓는데 송전선로는 충남으로?… 지역 주민 반발 확산
  2. [대전 선도지구 정비사업장을 가다] 인태섭 둔산 14구역 추진준비위원장 “선도지구 선정은 모두 주민들 덕"
  3. 우주서 25㎝ 해상도 지구관측 광학위성… 대전 우리별1호 잇는 '스페이스아이T'
  4. [인터뷰]중도일보 오피니언면 <문화인> 칼럼 쓰는 이희성 교수
  5. 충남대-국립공주대 통합안 최종 부결
  1. 적립금 늘고 등록금도 올랐다… 대전 사립대 살펴보니
  2. 둔산서 사건은 유성서로… 대전경찰도 ‘가족 사건 상피제’
  3. 대전 대덕구의회 두달 넘게 파행…주민 불편 현실화
  4. 천문연 연구진, 은하단 1만 개에 하나 나옴직한 '원시초은하단' 발견
  5. 한밭대 신임 총장 임용 1순위에 윤린 기계공학과 교수

헤드라인 뉴스


충남대-국립공주대 통합안 찬반투표 최종 부결

충남대-국립공주대 통합안 찬반투표 최종 부결

충남대학교와 국립공주대학교의 통합안이 구성원 찬반투표에서 최종 부결됐다. 공주대에서는 교원과 직원·조교, 학생 등 모든 직군에서 찬성 의견이 우세했지만, 충남대에서는 학부생과 직원들의 반대가 크게 나타나면서 통합안이 부결됐다. 양 대학은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사흘간 교원과 직원·조교, 학생 등을 대상으로 온라인 찬반투표를 진행했다. 충남대는 투표 대상자 2만4346명 가운데 1만8426명이 참여해 75.68%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직군별로는 교원의 경우 924명 가운데 591명(63.96%)이 찬성했고 333명(36.04%)이..

미래대응기금에 지방재정 `비상`… 교부세 감소 우려 확산
미래대응기금에 지방재정 '비상'… 교부세 감소 우려 확산

이재명 정부가 내년 162조 원 규모의 미래대응기금을 신설하는 과정에서 지방재정에 적신호가 들어왔다. 기금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내국세에서 일정액을 먼저 떼어낸 뒤 지방교부세를 산정하는 방식이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방으로 내려가는 자주 재원이 크게 줄어들 수 있어 충청권 등 전국 시도는 재정 자율성 훼손을 걱정하며 공동 대응에 나설 움직임이다. 10일 중도일보 취재결과, 지난달 정부는 반도체 추가 세수 등에 따른 재원으로 내년 162조 3000억 원 규모의 미래대응기금을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미래대응기금을 통해 청년과 국가 성..

충청권 LH임대주택 9892호… 6개월 이상 `빈집`
충청권 LH임대주택 9892호… 6개월 이상 '빈집'

충청권 LH 건설임대주택의 6개월 이상 장기 공실이 9892호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충남과 세종은 공가율이 각각 10.4%, 12.2%로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1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장종태 의원(더불어민주당·대전 서구갑)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 말 기준 전국 LH 건설임대주택 97만 7240호 중 3만 8493호가 6개월 이상 공가 상태인 것으로 집계됐다. 공가율은 3.9%다. 충청권에선 충남의 장기 공가 물량이 가장 많았다. 충남은 LH 건설임대주택 5만 2294호 가..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추석맞이 대청소…‘거리를 깨끗하게’ 추석맞이 대청소…‘거리를 깨끗하게’

  • 쌀쌀해진 날씨에 긴팔 등장 쌀쌀해진 날씨에 긴팔 등장

  •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 안내문 부착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 안내문 부착

  • 코레일, 철도 중심 지역관광 활성화 워크숍 개최 코레일, 철도 중심 지역관광 활성화 워크숍 개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