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경찰제 논의의 시작은..."분권에 의한 민주적 통제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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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경찰제 논의의 시작은..."분권에 의한 민주적 통제 강화"

[기고] 이호진 세종시 자치경찰위원회 팀장(경정)

  • 승인 2025-10-17 11:03
  • 이희택 기자이희택 기자
이호진(사진)
이호진 경정.
요즘 검찰개혁과 맞물려 경찰개혁이 뜨거운 잇슈로 부상하고 있다.

검찰개혁은 이미 결론이 났고 법률적 문제 또한 해결된 상태로 시행시기만 남은 상태다. 이제 남은 것은 경찰개혁으로 경찰을 어떻게 나눌 것인지 자연스레 국민적 관심과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필자는 현재 자치경찰위원회에 파견된 경찰공무원으로서 그동안 국가경찰에서 근무한 경험과 자치경찰에서 근무하며 느낀점을 토대로 자치경찰제의 방향에 대해 제언하고자 한다.

요즘 항간에서 "검찰이 개혁되었으니 이제 경찰 차례다, 검찰개혁으로 경찰권력이 비대해졌으니 힘을 빼야한다"는 등의 소리가 들린다. 실제 그렇게 이야기하는 사람도 여럿 보았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진단이다, 즉 논의 시작부터 잘못됐다는 것이다.

경찰의 힘을 빼야한다는 논리로 접근한다면, 자치경찰제 본래의 취지와 목표에서 가장 중요한 국민주권은 없게 된다. 그리고 경찰 집단이 거대하고 경찰권력이 비대하다고 할지라도 올바로 행사되고 국민이 불편해하거나 문제삼지 않는다면 굳이 예산과 노력을 들여 자치경찰제를 시행할 필요가 없다.

자치경찰제도의 근본 취지는 분권에 의한 민주적 통제의 강화에 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수단은 주민자치이고, 목표는 치안에 대한 주민만족이다. 여기서부터 논의가 시작돼야 올바른 자치경찰제의 그림이 나올 수 있다.

먼저 '분권'부터 보자. 분권은 권력을 나눈다는 것으로, 그동안 국가가 독점해왔던 경찰권을 지방자치단체와 나누는 것을 말한다. 나누기를 할 때에는 효율성과 적합성을 따져봐야 한다.

즉 경찰사무 중 어느것이 국가경찰사무에 적합하지 또는 자치경찰사무에 적합한지를 따져서 국가가 잘 할 수 있는 것이면 국가경찰사무로 존치하고, 지방자치단체가 잘할 수 있는 사무이면 자치경찰사무로 이관되어야 한다.

범죄예방과 교통관리, 여성·청소년 등 사회적약자 보호, 축제 등 안전관리 사무는 주민의 일상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고, 이미 지방자치단체에서 경찰보다 많은 예산과 인력, 시민단체와의 협업을 통해서 책임관리를 하고 있다. 관리 영역 또한 경찰보다 훨씬 넓다.

이런 부분은 지방자치단체로 이관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본다. 그리고 자치경찰사무의 최대 강점은 특정사업에 대한 예산 확보이다. 지방자치단체는 본예산과 추경예산을 활용하여 신속하게 대응·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자치경찰사무를 집행하기 위한 경찰공무원의 지방자치단체로의 이관은 필수적 요소라 하겠다. 이들에 대한 직급문제나 처우문제, 인사권 문제 등도 많은 논의와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지면상 일일이 언급할 수 없어 차치하기로 한다.

다음은 '민주적 통제 강화'다. 민주적 통제의 수단과 방법은 주민자치이어야 한다.

국가경찰체제하에서도 민주적 통제 장치는 마련돼 있다, 예를 들면, 국회의 감시와 통제, 정책결정이나 각종 위원회에서의 주민 참여 등등 곳곳에서 주민의 의견과 목소리를 듣고자 노력한 흔적들이 보이지만 국가경찰체제의 특성상 주민의 참여와 통제는 제한될 수 밖에 없다.

자치경찰제도하에서는 예산, 정책의 결정, 집행, 평가 등 많은 분야에서 주민과 함께해야 하고, 주민의 의견이 반영돼야 한다, 그 일환으로 자치경찰위원회와 지방의회의 실효성 있는 감시와 통제 장치가 마련돼야 할 것이다.

일선 경찰관은 자치경찰제 시행으로 주민의 통제가 강화되는 것을 불편하게 생각할 수 있고, 과도한 통제로 경찰권 행사가 위축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는 시쳇말로 "시어머니가 늘어나는데 좋아할 며느리는 없다"는 말과도 같다.

그러나 민주국가일수록 주민의 국가나 지방행정에 대한 다양한 참여와 통제는 강화되는 추세이고, 경찰임무의 대상과 목표가 주민이라고 할 때 이들의 참여와 통제는 어쩌면 당연한 것이다, 그동안 국가경찰체제하에 익숙해져 있다보니 그 필요성과 체감이 낮았을 뿐이다.

필자가 자치경찰위원회에서 근무하며 알게된 것은 지방자치단체는 이미 예산의 편성부터 정책, 평가에 이르기까지 주민의 다양한 참여와 통제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지나친 참여와 통제는 부작용이 따르기 마련이다. 더구나 일선 현장 경찰관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는 사기력 저하와 공권력의 약화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치안행정에 대한 주민만족이다.

국가행정이든 지방행정이든 그 목표는 주민의 만족이다. 주민이 만족하지 않는 행정은 실패한 행정이다. 자치경찰제의 시행으로 주민만족을 극대화 해야 한다. 그 수단과 방법은 이미 기술한 대로 다양한 참여의 보장과 통제의 강화다.

그러나 여기에는 중요한 전제가 있다. 그것은 경찰역량의 총량이 자치경찰제 시행 이전과 비교해서 떨어지면 안된다는 것이다. 자치경찰제 시행으로 곳곳에서 허점과 구멍이 숭숭 노출된다면 국민의 불안은 커져갈 것이고 시작을 왜 했는지를 따져 묻는 자치경찰제 존립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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