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과내일] 10월 효의 달에 생각하는 하모니(和諧) 공동체

  • 오피니언
  • 오늘과내일

[오늘과내일] 10월 효의 달에 생각하는 하모니(和諧) 공동체

김덕균 중국산동사범대학 한국학연구소장

  • 승인 2025-10-19 16:42
  • 신문게재 2025-10-20 19면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김덕균균
김덕균 소장
많은 사람들이 화평, 화해의 화(和)를 밥을 나타내는 벼(禾)와 함께 먹는다는 입(口)의 결합으로 해석하며 밥상공동체의 중요성을 말한다. 하지만 본래의 화는 "입(口)으로 하는 말이 벼(禾)가 비벼대는 소리처럼 온화하게 조화(調和)를 추구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설문해자에서는 "소리가 서로 어울리는 것(相應)"이라 했고, 노자는 "음(音)과 소리(聲)의 어울림"이라 말했다. 이렇듯 화평, 화해의 화는 '먹거리 공동체'의 의미보다는 함께 어울리는 '소리 공동체'에 더 큰 의미가 담겼다. 밥상을 같이 한다고 화목한 것이 아니라 입에서 나오는 소리가 서로 어울려야 진정한 화해, 화합이란 뜻이다.

화해의 해(諧)자도 마찬가지다. 말(言)이 모두(皆) 같아야한다는 획일적 의미보다는, 모두를 나타내는 개(皆)에 사람 인(人)이 더해져서 함께 해(偕)자가 되듯, 해(諧)도 역시 소리가 함께 어울린다는 의미가 강하다. 따라서 화해란 공동체의 각기 다른 목소리가 함께 어우러진다는 뜻이다. 마치 관현악단의 여러 종류의 악기들이 서로 어울려 아름다운 음악을 이루듯, 화해는 인간세상의 각기 다른 소리들이 함께 어울려 조화로운 사회를 이룬다는 뜻이다. 따라서 공동체내에서 같은 소리, 같은 말만 되풀이 하는 것을 갖고 "화해가 잘 된다"라고 말하는 것은 화해의 본뜻과는 거리가 있다. 각기 다른 소리와 말을 경청하며 존중하는 것이 진정한 화해라는 것이다.

요즘 우리사회는 양극단의 진영논리에 갇혀 한 목소리만 내는 것이 화해라 생각하는 것 같다. 혹 다른 소리가 나기라도 하면 무슨 소리냐며 난리가 난다. 표현의 자유를 말하면서도 다른 소리가 조금이라도 들리면 마치 엄청난 반란이라도 일어난 듯 파고든다. 같은 공간, 같은 무리에 있어도 다른 말 다른 행동을 할 수 있다. 또 그걸 용납하고 들어주는 것이 건강한 사회이다. 그런데 요즘 돌아가는 우리 사회의 모습은 그 반대로 가는 것 같다. 간혹 중용적 도리를 추구하면 어느 쪽에서도 관심 갖지 않는다. 이쪽 아니면 저쪽, 좌 아니면 우가 되어야 한다. 중(中)이 없는 사회는 불안하고 위험하다. 중이 중심이 되어야 대화도 화해도 가능한데, 중의 자리가 없으니 대화도 화해도 없다.

마치 고속도로 양쪽 끝에 나있는 갓길 주행만 있는 것 같다. 갓길은 비상시에 활용하기 위한 일시적 방편일 뿐 평소에는 다니면 안 되는 길이다. 그런데 우리사회는 좌(진보)든 우(보수)든 갓길(극단) 주행만 허락하는 것 같다. 당연히 대화와 타협은 없고, 일방적 대결과 충돌만 양산하는 형국이다.

논어에 진정한 지도자(君子)는 "화해하고 꼭 같지 않아도 된다(和而不同)"고 말하고, 소인배는 "꼭 같아야 한다고 고집하며 화합하지 못한다(同而不和)"고 했다. 군자는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며 화해 존중하며 자기만 옳다고 고집하지 않지만, 소인은 부화뇌동하며 조금만 달라도 인정하지 않고 화해, 타협하지 못하며 편 가르기에 치중한다.

애당초 우리사회는 하늘과 땅과 인간을 존중하며 음양조화와 천인합일을 강조했다. 양극단의 음과 양을 통해 조화 통일을 모색했고, 위치와 역할이 완전히 다른 하늘과 땅과 인간을 함께 말하며 화해와 조화를 추구했다. 특별히 각자 개성이 강한 인간과 인간의 조화와 화해를 말하며 효와 예절문화를 만들었다. 버르장머리 없는 것을 경계하며 가장 큰 죄로 불효를 말할 정도로 법치(法治)보다는 예치(禮治)와 효치(孝治)를 강조했다. 천시(天時), 지리(地利), 인화(人和)를 말하며 그중에 제일은 '인화'라고 했다. 그 가치와 장점을 살리고자 '효행장려 및 지원에 관한 법률'과 '인성교육 진흥법'을 제정하고, 효와 예의 중요성을 일깨운 것도 그 연장선상이다. 10월은 효행법에 근거한 '효의 달'이다. 효행의 목적 가운데 하나는 세대간 화해와 조화에 있다. 효의 달 10월만이라도, 어른들이 자라나는 세대를 생각하며 진영논리에 갇힌 양극단의 다툼을 자중하고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화해 조화 공동체의 귀감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김덕균 중국산동사범대학 한국학연구소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천안시, 27일부터 '고유가 피해지원금' 신청 접수 가능해요
  2. [문화 톡] 서양화가 이철우 작가의 또 다른 변신
  3. 유퀴즈부터 한화이글스, 늑구빵까지! 늑구밈 패러디 폭주 '대전은 늑구월드'
  4. 대전 동부서, 길고양이 토치 학대한 70대 남성 구속영장
  5. 충남대병원, 폐암 정밀진단 첨단 의료장비 도입…조기진단으로 생존율 기대
  1. [4월 21일 과학의 날] "연구에만 몰입할 수 있는 연구행정 혁신 필요"
  2. "대학 줄 세우는 졸속 정책"…전국 국공립대 교수 '서울대 10개 만들기' 개선 촉구
  3. 대전경찰청, '우회전 일시정지 단속' 2주 계도 후 집중단속
  4. 대전시립손소리복지관·더젠병원 청각장애인 복지 증진 위한 정기후원 협약
  5. 한국유네스코대전협회 임원 수원화성 세계문화유산 탐방

헤드라인 뉴스


‘백제왕도 특별법’ 세번째 도전… 22일 법사위 심사 통과여부 촉각

‘백제왕도 특별법’ 세번째 도전… 22일 법사위 심사 통과여부 촉각

충청인의 뿌리이자 고대 삼국시대에서 가장 문화적으로 번창했던 백제의 옛 도읍을 재현하기 위한 노력이 국회에서 결실을 맺을지 주목된다. 두 차례 폐기됐던 '백제왕도 핵심유적 보존·관리에 관한 특별법안'이 세 번째 도전 끝에 법제사법위원회 단계까지 올라서면서 공주·부여·익산을 잇는 역사 도시 구상이 현실화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1일 정치권과 국가유산청 등에 따르면, 박수현 의원(더불어민주당·충남 공주부여청양)이 지난해 10월 발의한 '백제왕도 핵심유적 보존·관리에 관한 특별법안'이 22일 법사위 심사를 앞두고 있다. 이르면 2..

늑구 관련 마케팅 `활발`... 늑구빵부터 AI합성 `밈`까지
늑구 관련 마케팅 '활발'... 늑구빵부터 AI합성 '밈'까지

대전 오월드 동물원에서 탈출했다가 포획된 늑대 '늑구'에 대한 유통업계의 시선이 뜨거워지고 있다. 지역 빵집에선 늑구를 모티브로 한 '늑구빵'이 등장했고, 온라인상에선 대전과 늑구를 조합한 '밈' 현상도 나타나는 등 관련 마케팅이 붐처럼 일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대전지역 빵집인 하레하레는 최근 동물원에서 탈출해 포획된 늑대 늑구를 빵으로 늑구빵을 출시했다. 하레하레 대전 도안점에서 오전 11시와 오후 3시 50개 한정해 판매하고 있다. 또 일부 개인 제과점 등에서도 늑구를 형상화한 빵을 진열해 판매하면서 SNS 등에서 화..

`중동전쟁 파고 넘었다` 코스피 6388.47 신고점 경신
'중동전쟁 파고 넘었다' 코스피 6388.47 신고점 경신

중동전쟁 충격으로 한때 5000선까지 내려앉았던 코스피가 두 달 만에 전고점을 돌파하며 신고점을 경신했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마무리되진 않았지만, 반도체 산업을 중심으로 이익 성장 기대감이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69.38포인트(2.72%) 오른 6388.47에 거래를 마치며 신고점을 경신했다. 전쟁 발발 직전인 올해 2월 27일 기록한 장중 사상 최고치(6347.41)를 단숨에 돌파한 것이다. 원·달러 환율도 하락세를 보였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실전 같은 소방훈련 실전 같은 소방훈련

  • 도심 속 눈길 사로잡는 영산홍 도심 속 눈길 사로잡는 영산홍

  • 대전오월드 재창조 사업 중단 및 전면 재검토 촉구 기자회견 대전오월드 재창조 사업 중단 및 전면 재검토 촉구 기자회견

  • 오늘부터 우회전 일시정지 위반 집중 단속…‘꼭 멈추세요’ 오늘부터 우회전 일시정지 위반 집중 단속…‘꼭 멈추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