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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량사 경내에서 열린 로컬푸드 장터에서 탬플스테이를 온 신도들이 부여산 샤인머스켓을 구입하고 있다.(사진 김기태 기자) |
정덕 주지스님은 "지역의 농산물이 제값을 받을 수 있어야 농촌이 산다"며, "앞으로 군이 체계적인 계획을 세우고 협의한다면 단발성이 아닌 지속적인 협력의 모델로 발전시킬 수 있다"고 전했다. 이는 종교적 자비를 넘어 지역경제 회복을 위한 현실적 실천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날 샤인머스켓 80박스가 단시간에 완판됐다. 특히 한 신도는 시식 후 품질에 감탄해 다음 날 50박스를 추가 주문할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 명절 직후 흔한 과일로 여겨지던 샤인머스켓이었지만, '무량사'라는 신뢰감과 품질 보증 이미지가 판매 성과를 이끌었다.
무량사는 연간 30만 명 이상이 방문하는 대표 사찰로, 그중 70~80%가 외지 관광객이다. 이들을 지역 농산물의 고정 고객층으로 연결할 경우, 부여 농가들은 유통비용 없이 제값을 받는 구조를 형성할 수 있다. 이처럼 무량사는 신앙의 공간을 넘어 지역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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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량사 로컬푸드 장터에서 구입한 샤인머스켓을 차량에 싣고 있는 신도들의 모습. |
무량사의 이번 작은 실천은 단순한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종교기관과 지역이 함께하는 상생의 유통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정덕 주지스님이 보여준 자비의 실천은 지역 공동체가 자립하는 또 하나의 가능성을 열었다.
무량사의 사례는 '지역공동체와 종교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길'을 보여준다. 천년사찰의 신뢰를 기반으로 한 로컬푸드 판매는, 지역 농산물의 안정적 판로를 확보하는 동시에 관광과 소비를 연계한 새로운 경제 생태계를 창출할 수 있다.
부여군과 농협이 이러한 흐름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한다면, 무량사는 단순한 사찰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지역경제의 중심'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부여=김기태 기자 kkt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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