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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운 대전공회당(옛 대전부청사) 조감도./사진=대전시청 |
철거 위기까지 몰렸던 건물이 시 매입 이후 복원 절차에 들어가면서 2027년 시민에게 문화공간으로 다시 개방될 예정이다.
6일 대전시에 따르면, 시는 최근 옛 부청사 복원 설계 공모 당선작을 선정했고 이달 중 실시설계 계약을 체결해 본격 설계에 착수한다.
설계용역은 내년 4월까지 진행되며 용역비는 3억 4900만 원, 총사업비는 매입비(342억 원)를 포함해 440억 원 전액 시비로 투입된다.
특히 이번 설계에는 2024년 유네스코 베르사이유상을 수상한 김지현 건축가가 참여해 주목된다. 프랑스 라빌레트 국립건축학교 출신인 그는 근현대건축의 조화를 구현해 온 인물로 이번 복원 사업 역시 원형을 살리며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재해석할 것으로 기대된다.
시는 설계가 완료되면 행정안전부 2차 투자심사를 거쳐 내년 7월 복원·보수 및 리모델링 공사에 착수, 2027년 하반기 개관을 목표로 한다.
국가유산 등록은 복원공사와 별도로 추진된다. 옛 부청사는 내부 구조의 원형이 잘 남아 있고 근대에서 모더니즘으로 이행한 과도기 양식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건축사적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아 국가유산 등록에 도전하게 됐다.
시는 올해 연말 시 문화유산위원회 검토를 거쳐 내년 초 국가유산청에 등록을 신청할 예정으로, 절차가 순조로우면 내년 안에 등록이 완료될 전망이다.
1937년 '대전공회당'으로 지어진 옛 부청사는 시청·청소년회관·상공회의소 등으로 활용되며 지역사회의 중심지 역할을 해왔다. 일제강점기 지방 공회당 건물 가운데 국내에 유일하게 남은 사례로, 철근콘크리트 구조의 장방형 입면과 커튼월 창호 등 근대 모더니즘 양식을 반영해 건축학적 가치도 높다.
그러나 1959년 청사가 대흥동으로 이전된 뒤 여러 기관과 민간 소유를 거치며 훼손이 심해졌고, 최근에는 오피스텔 신축 계획으로 철거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시는 건물의 역사적 가치를 지키기 위해 342억 원을 들여 매입하고 소유권을 확보했으며, 1930년대 대구·군산·함흥 공회당 도면과 일본·대만의 동시기 건축 자료를 고증해 최대한 원형에 가까운 복원을 추진하고 있다.
복원 후에는 지하 1층~지상 3층, 연면적 2323㎡ 규모의 건물이 '대전 로컬랩 D', 전시공간, 다목적홀 '프런티어홀', 옥상정원 등으로 구성된 복합시민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한다.
시는 이를 중심으로 옛 도청사, 소제동 관사촌, 테미오래 등과 연계한 원도심 역사문화벨트를 구축해 도시재생의 거점으로 삼을 계획이다.
옛 부청사 복원은 도시문화축의 거점이자 원도심 재생의 핵심 기폭제로 평가된다.
오랜 세월 행정의 중심이었던 공간이 시민의 일상과 문화가 공존하는 열린 플랫폼으로 바뀌면서 도심 속에 숨겨진 근대의 기억이 다시 살아날 것으로 기대된다.
대전시 관계자는 "옛 대전부청사는 근대 건축의 원형이 비교적 잘 남아 있으며, 설계에 참여한 전문가들도 복원 경험이 풍부하다"며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가 온전히 보존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화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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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화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