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광장] 스스로 생각하는 도시, 인공지능 도시

  • 오피니언
  • 목요광장

[목요광장] 스스로 생각하는 도시, 인공지능 도시

장기태 KAIST 모빌리티 연구소 소장

  • 승인 2025-11-26 14:48
  • 신문게재 2025-11-27 18면
  • 심효준 기자심효준 기자
(목요광장)장기태 KAIST 모빌리티 연구소 소장
장기태 소장
최근 산업, 의료, 교육, 국방 등 전 영역에서 인공지능(AI)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AI 기술의 발전 속도는 기존 시스템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는 무한한 잠재력을 보여주며, 사회 전반의 패러다임을 빠르게 바꾸고 있다.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 또한 예외가 아니다. 디지털 전환을 거치며 데이터 중심으로 재편된 도시 대부분 기능들이 이제 AI 기술과 결합하면서, 도시는 한층 더 안전하고 편리한 공간으로 진화할 수 있는 전환점 서 있다. 이에 정부는 'AI 시티'를 국정과제로 지정하고, 도시 전반에 AI를 적용하여 시민 삶의 질을 혁신하는 정책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교통 흐름의 최적화, 에너지 효율의 극대화, 재난의 실시간 예측 등 도시가 스스로 판단하고 대응하는 자율형 도시 운영 체계로의 전환이 가시화하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도시는 언제나 인류 문명을 비추는 거울이었다. 농경과 교역의 시작이 초기 도시를 태동시켰고, 산업혁명 이후 도시는 생산과 기술의 중심지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변화를 거치며 도시는 단순한 물리적 공간에 머물지 않고, 사람과 기술, 사회가 유기적으로 상호작용하며 끊임없이 적응하고 진화하는 살아있는 생명체로 기능해 왔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스스로를 재구성해 온 거대한 유기체였던 셈이다. 그러나 오늘날의 도시는 인구와 산업이 집중되면서 교통 혼잡, 환경오염, 에너지 낭비 등 새로운 복합적 문제들을 직면하고 있다. 성장의 원동력이던 도시가 이제는 스스로의 복잡성과 비효율이라는 또 다른 변화에 적응해야 하는 시점에 이른 것이다.

기술적으로는 2000년 전후 정보통신기술(ICT)의 비약적 발전이 도시 운영의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았다. 각종 센서와 CCTV, IoT 기기를 통해 도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관리하는 스마트시티 개념이 등장한 것이다. 기존의 행정과 경험 중심 운영에서 벗어나, 도시의 눈과 귀가 디지털화되면서 관제센터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도시의 상태를 파악하고 문제를 조기에 대응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그 한계도 분명했다. 데이터의 양은 폭증했지만, 이를 해석하고 의사결정을 내리는 주체는 여전히 사람이었다. 그러다 보니 교통·환경·치안 등 각 기능이 분절적으로 관리되면서, 도시 전체를 유기적으로 아우르는 통합적 조정과 예측에는 미흡함이 있었다. 도시가 복잡해질수록 개별 부문은 최적화되었지만, 전체 시스템의 조화는 깨졌다. 부분의 효율이 전체의 지능을 대체할 수 없었던 것이다. 결국 도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시스템 전체가 스스로 학습하고 판단하는 새로운 패러다임, AI 도시로의 전환이 필요했다.

이러한 배경에서 등장한 것이 바로 인공지능 도시다. AI 도시는 데이터를 단순히 수집·저장하는 공간이 아니라, 스스로 학습하고 예측하며 행동하는 지능형 도시를 의미한다. 방대한 도시 데이터를 기반으로 대형언어모델(LLM), 딥러닝, 디지털트윈, 엣지컴퓨팅 등 첨단 기술이 도시의 물리적 공간과 사이버 공간을 정밀하게 연결하고 있다. 차량, 로봇, 인프라, 에너지 설비가 데이터를 주고받으며, 클라우드·엣지·온디바이스 지능이 통합적으로 작동한다. 도시는 점점 하나의 거대한 물리적 인공지능 시스템(Physical AI System)으로 진화하는 것이다.

그동안의 스마트시티가 데이터를 통해 현상을 '관측'하는 도시였다면, 인공지능 도시는 데이터를 '이해'하고 스스로 '행동'하는 도시다. 그 핵심은 예측과 자율에 있다. 도시는 환경 변화를 학습해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스스로를 갱신하고, 시민의 생활 패턴과 이동 흐름을 파악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제 도시는 단순한 인프라의 집합체가 아니다. 사람, 기술, 데이터가 공명하며 함께 성장하는 지능형 생태계다. AI가 도시의 두뇌가 되고 데이터가 혈관처럼 흐르는 이 새로운 도시에서, 기술의 목표는 어디까지나 사람이다. 인간의 안전과 편의, 그리고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해 도시는 지금, 스스로 생각하는 존재로 진화하고 있다./장기태 KAIST 모빌리티 연구소 소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서산을 철도교통 거점으로", 서산시, 4개 철도사업에 13조7천억 투입 추진
  2. [현장취재]K-리더십 연구소 개소식
  3. '시간 여행+짬뽕'으로 뜨거운 군산… 언제 가볼까
  4. 충청권 4개 시도, '충청광역연합 특별법' 제정 공동 대응 나서
  5. 세종시, 3년 연속 '지속가능도시' 1위… 이면의 숙제는
  1. 대전시, 2026년 명장 3인 선정… 정한철·라영태·이형덕 명장
  2. 천안시탄소중립지원센터, 천안흥타령춤축제서 탄소중립 실천 홍보
  3. 천안도솔도서관, '읽고, 풀고, 쓰는 한글날' 운영
  4. [홍석환의 3분 경영] 누구를 위한 배려인가?
  5. 천안을 이재관 의원, 동물보호시설 사칭 막고 은퇴 봉사동물 지원하는 '동물보호법' 일부개정안 국회 본회의 통과

헤드라인 뉴스


6일부터 국회 국정감사 돌입… `충청발전` 지렛대로 활용해야

6일부터 국회 국정감사 돌입… '충청발전' 지렛대로 활용해야

6일부터 시작되는 22대 국회 후반기 국정감사를 충청현안 관철을 위한 결정적 계기로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당장 행정수도특별법 연내 처리는 물론 다가오는 2차 공공기관 이전과 국군사관학교 설립, 충청권 광역철도(CTX) 등 지역발전과 직결하는 현안들에 대한 점검과 함께 추진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국회는 6일부터 각 상임위원회별로 피감 기관을 상대로 국정감사에 들어간다. 이번 국감은 이재명 정부 2년 차에 진행되는 만큼 각종 사안에 대한 면밀한 점검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2025년 국감의 경우 정부 출범..

[2026 국감] 고향사랑기부금 활용 더딘 충청…대전 잔액률 74%
[2026 국감] 고향사랑기부금 활용 더딘 충청…대전 잔액률 74%

고향사랑기부제가 시행 4년 차를 맞았지만, 충청권에서도 모금액 상당 부분이 실제 지역사업에 쓰이지 않은 채 기금으로 쌓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전은 고향사랑기부금 집행액 가운데 답례품과 운영·홍보비 등 제도 운영에 들어간 경상비가 차지하는 비중만 전국 17개 시·도 권역 중 가장 높은 69.2%에 달했다. 제도 시행 이후 대전시는 지정기부를 포함한 사업비 집행 실적이 전혀 없는 것으로 집계돼 기부금을 지역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사업으로 연결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박정현 의원(더불어..

온누리상품권 부정유통 117건 잡았지만… 환수 확정은 11곳
온누리상품권 부정유통 117건 잡았지만… 환수 확정은 11곳

온누리상품권 부정유통을 막기 위한 대대적인 조사에서 100건이 넘는 위반 사례가 확인됐지만, 실제 환수까지 이어진 경우는 일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환수가 결정된 금액도 대부분 걷히지 않아 부정유통으로 발생한 부당이득을 끝까지 회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더불어민주당 장철민 국회의원(대전 동구)이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4년 하반기 온누리상품권 부정유통 조사에서 모두 117건의 위반행위가 적발됐다. 해당 가맹점들이 2024년 한 해 동안 환전한 온누리상품권은 2917억 원에 달했다. 하지만 현재..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지상군페스티벌 ‘북적북적’ 지상군페스티벌 ‘북적북적’

  • 러닝 열풍인데 천변길 관리는 ‘미흡’ 러닝 열풍인데 천변길 관리는 ‘미흡’

  • 국군의 날 기념행사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국군의 날 기념행사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 안전하고 세련된 모습으로 바뀐 무궁화호 안전하고 세련된 모습으로 바뀐 무궁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