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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호 대전사회혁신센터장 |
올해의 키워드는 '연결'이었다. 혁신은 종종 개별 프로젝트나 아이디어의 영역으로만 이해되지만, 실제 변화는 서로 다른 주체들이 만나는 지점에서 일어난다. 특히 올해 센터는 원도심에 잠재된 로컬자원을 기관·시민·전문가와 협업해 발굴하고, 이를 로컬 브랜드로 체계화하며 도시 경쟁력과 지역경제를 강화한 성과를 공유했다. 오래된 골목, 지역 상인, 문화자원을 단순히 '보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가능성으로 재구성해낸 점이 돋보였다.
이 과정에서 센터가 운영한 대전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소통·협력 공간은 중요한 역할을 했다. 단순한 회의실을 넘어 다양한 프로그램과 자원을 품고 서로 연결하는 '지역 혁신 허브'로 기능하며, 시민·유관기관·전문가가 함께 만드는 지속 가능한 커뮤니티의 기반을 다졌다. 이러한 방식은 최근 대전의 여러 기관이 강조해온 목적과도 맞닿아 있다.
예를 들어 대전문화재단의 문화 다양성 성과공유회는 지역 문화활동가와 예술가, 시민이 함께 참여해 자원을 공유하고 협력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데 주력해 왔다. 대전일자리경제진흥원은 로컬기업·청년창업가·상권활성화 주체들이 한 자리에 모여 지역경제의 지속가능성을 모색하는 성과공유회를 운영하고 있으며, 대전마을공동체지원센터는 마을조직 간 협력과 경험 공유를 통해 공동체 회복력을 높이는 데 성과공유회의 목적을 두고 있다. 대전사회혁신센터의 이번 성과공유회 역시 이러한 흐름과 연결되며, 도시 전체가 협력적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보는 토대를 확장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시민 주도 프로젝트의 성장도 빠질 수 없다. 과거 공공이 방향을 제시하고 시민이 이에 참여하는 방식이었다면, 올해는 시민이 먼저 문제를 제기하고 행정과 전문기관이 이를 지원하는 구조가 자리 잡기 시작했다. 마을 돌봄, 환경 개선, 청년 주거 등 생활 밀착형 의제들이 '시민의 언어'로 재해석되며 정책 이전의 '생활정책'으로 뿌리내린 것이다. 이는 혁신의 중심이 행정에서 시민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 하나 주목할 변화는 데이터 기반의 사회혁신 시도다. 센터는 지역 데이터를 분석해 문제의 구조를 시각화하고, 시민이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전달해 공론장을 열었다. 이는 단순한 보고서를 넘어 '이해 가능한 데이터'가 지역 민주주의의 기반이 될 수 있음을 확인한 사례였다.
성과공유회는 성과를 드러내는 자리였지만, 동시에 반성과 다음 단계를 모색하는 시간에 더 가까웠다. 발표자들은 입을 모아 '우리가 함께할 때 더 멀리 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혁신은 빠른 속도보다 올바른 방향이 중요하며, 그 방향은 다양한 주체의 참여 속에서 정교해진다. 센터가 지속적으로 추진해 온 협력의 시스템화는 결국 지역 스스로 혁신 구조를 만들고 확장하는 토대를 마련하고 있다.
무엇보다 올해 성과가 특별한 이유는, 이러한 연결과 협업이 원도심 경제 활성화라는 실질적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역 자원을 발굴해 시민과 전문가 네트워크로 재구성하고, 이를 브랜드 자산으로 전환함으로써 지역경제의 체질을 바꾸는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2025년 성과공유회는 대전의 변화 속도를 다시 묻는 자리였다. 무엇을 더 빨리할 것인지보다, 무엇을 함께 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 중심에 놓였다. 혁신은 거창한 목표가 아니라, 연결·공유·참여라는 기본 원칙을 지속적으로 실천하는 과정이다. 대전사회혁신센터가 내년에도 이 원칙을 중심에 두고 지역과 함께 걸어갈 때, 대전은 더 나은 공동체와 경쟁력 있는 도시로 한 걸음 더 나아갈 것이다./이상호 대전사회혁신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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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주 기자






